4G LTE가 도입된지 겨우 4년도 되지 않았는데 어느덧 LTE-Advanced의 시대가 무르익었습니다. LTE-A, 광대역 LTE-A에 이어 ‘4배 빠른’ 3밴드 LTE-A가 상용화 된지도 벌써 몇 달이 지났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지난 10월 28일, LTE 표준을 제정하는 3GPP는 LTE-Advanced의 차세대 기술을 LTE-Advanced Pro로 명명했습니다.
3GPP 릴리즈(Release)와 LTE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전에 먼저 배경을 살펴봅시다. 3GPP는 새로운 스펙을 제정할 때 ‘릴리즈(Release)’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한 릴리즈 안에 수많은 신기술들이 포함되고요. 그래서 릴리즈가 갱신될 때마다 4G LTE 및 3G UMTS/WCDMA를 비롯한 3GPP의 표준이 발전하는 것이 됩니다. 릴리즈 7까지는 3G 기술이고, 릴리즈 8에서 LTE가 도입되었고, 릴리즈 10부터 LTE-Advanced라고 불립니다. LTE-A의 대표적인 기술인 캐리어 어그리게이션도 릴리즈 10에 처음 포함된 것입니다. 현재는 3GPP 릴리즈 12까지 완성된 상태고, 릴리즈 13은 내년 3월에 완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LTE-Advanced Pro의 등장
한 가지 의아한 점은 ‘LTE-Advanced’라는 이름이 상당히 오래 유지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LTE는 릴리즈 8~9를 지칭하는 반면, LTE-A는 릴리즈 10~13을 모두 지칭하는 용어였으니까요. 그런 시점에 적절하게 3GPP는 릴리즈 13과 그 이후를 통칭하는 LTE-Advanced Pro를 발표합니다. LTE-A는 릴리즈 10~12, LTE-A Pro는 릴리즈 13~14가 되겠네요.
릴리즈 15 이후는 5G
확실한 건 아니고 저의 추측이지만, 릴리즈 15 이후에는 다른 이름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3GPP에 따르면 릴리즈 15~16은 ‘5G’ 기술의 첫 등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릴리즈 15에서 처음으로 시장이 요구하는 5G 기술이 도입되고, 릴리즈 16에서 자세한 사항과 기능이 다루어지게 됩니다. 특히 릴리즈 16은 2020년에 정식 5G 표준인 ‘IMT-2020’의 승인을 받기 위한 기술이 됩니다.
3GPP의 변덕: LTE-A밖에 없다더니
그런데 이전에 3GPP는 이런 성명을 낸 적이 있습니다:
"3GPP는 LTE 표준을 정의하며, 최근에는 LTE-Advanced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용어는 3GPP 릴리즈 10 이후의 모든 작업을 포함합니다."
"3GPP는 시장에서 LTE에 관련된 몇 가지 다른 용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3GPP는 LTE 기술과 그 후속의 이름은 계속해서 LTE-Advanced라는 용어로 불릴 것이며, 또한 이것은 릴리즈 10 이후의, 릴리즈 12를 포함하는 현재 제정되고 있는 표준에 대한 올바른 명칭임을 재확인합니다. (http://www.3gpp.org/news-events/3gpp-news/1469-3gpp-statement-on-lte-advanced)
당시에는 NTT 도코모, 에릭슨 등의 몇몇 회사들이 릴리즈 12~13을 LTE-B (Beyond), 릴리즈 14~15를 LTE-C로 부르는 등 괴이한 용어를 지어내곤 했는데, 이 때 이런 용어는 3GPP에서 공인한 명칭이 아니라면서 오로지 LTE-A만이 공식 명칭이며, LTE-A는 릴리즈 10 이후의 모든 릴리즈를 포함한다고 못박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LTE-B나 LTE-C는 사라졌고, 대신 비공식적으로 LTE-U (LTE-Unlicensed, 비면허 대역에서의 LTE), LTE-M (LTE MTC, 사물인터넷을 위한 LTE) 와 같이 쓰이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2년 전의 일이고, 어쨌든 Pro가 붙었어도 LTE-A 이름은 유지되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LTE-A Pro는 LTE-B와 LTE-C보다는 작명 센스가 낫습니다만, 그래도 과거에 이런 전적이 있다 보니 3GPP가 돌연 LTE-A Pro를 들고 나온 건 흥미로운 일입니다. 릴리즈 15 이후의 5G 세대에는 어떻게 이름을 붙일지도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일단 LTE-B, LTE-C나 LTE-X는 아니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