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이 가락시장을 방문해 직접 구입한 ‘배추 500포기’를 청와대가 독거노인 등에게 전달했다는 <연합뉴스>의 기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된 연합뉴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달초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직접 구입한 배추 500포기가 종로지역 불우이웃들에게 전달된” 것을 알리는 기사였다. (李대통령 구입 ‘배추’ 불우이웃 전달)

▲ 청와대 직원들이 독거노인 등을 위해 ‘김장 봉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블로그
이어 청와대 관계자와의 통화를 빌려 “지난 7일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진행된 김장 담그기 행사에는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 등 일부 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직원 60여명이 참여했으며, 일부 직원의 가족들도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구입한 배추 500포기에 대한 청와대의 처리 과정은 지난 8일 ‘푸른팔작지붕아래’ 청와대 블로그를 통해 이미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해당 포스트는 다음 블로그뉴스 등을 통해 알려진 해당 포스트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청와대 블로그를 통해 알려지고 이틀이 지난 뒤에야 보도된 연합뉴스의 기사가 포털 다음에 노출되면서 오히려 큰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문제의 기사에 9시간여 동안 800여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반응은 비판과 비난이 주를 이뤘다. 연합뉴스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의견도 상당했다.

한 시민은 “우리 어머니는 60대지만 두 명이서 100포기 담근다”며 “저런 것도 봉사라고 기사 쓰고 다음에 메인 뉴스에 나오고…”라며 비꼬았다.

또 다른 이는 “배추 값 25만원으로 (국민들에게) 생색내는 거냐”며 “저질 코미디다”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배추500포기 30만원 기부하고 신문에 나올 정도면 전 재산 기부하면 그날은 국경일로 정하겠네”라며 대통령 재산 기부 논란을 끄집어 내기도 했다.

김장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SBS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 코너에서 출연자들이 김장을 담그는 장면이 오버랩된다. 그리고 지난 11월 20일 2천여명의 야구르트 아줌마들이 벌인 ‘사랑의 김장 기네스’ 도전도 떠오른다.

청와대가 오락프로그램이나 기네스 행사를 좇아 이미지 메이킹을 기획한 것이라면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할 거 같다. 마찬가지로 <연합뉴스>도 역효과만 내고 만 것이 아닌지 되새겨 봐야 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