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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나사)이 현지시간으로 28일 화성에 액체 상태의 소금물이 흐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화성의 극지방에 얼음의 형태로 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실제로 액체 상태의 물이 지표에 흐른다는 것은 처음 확인됐다.

그간 화성 표면의 무언가 흐른 듯한 지형을 RSL(Recurring Slope Lineae)이라 불러왔는데 이것이 화성의 여름이 되면 나타나고 겨울이 되면 사라져 물의 흔적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RSL이 관측되는 4개 지역의 스펙트럼을 관측해 진행한 연구로 해당 지형이 염화나트륨, 염화마그네슘 등 염류와 과염소산염을 포함한 물이 흐르면서 생기는 것이라는 증거가 확보된 것이다. 화성에 물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생명체의 존재를 논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여서 앞으로 이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궤도 정찰위성(MRO)에서 찍어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다만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른다는 점을 확인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화성에 대한 상식을 뒤엎는 정도의 대발견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SL과 관련한 문제는 지금까지 화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로 취급돼왔는데, RSL이 액체 상태의 물과 관련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는 계속해서 제출돼왔다. 얼마 전에는 화성 탐사 로버인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토양을 분석한 결과를 통해 수분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번에 발견된 사실 정도로 화성 생명체의 존재를 논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표면에 잠시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를 수 있지만 희박한 대기와 낮은 중력, 자기장이 거의 형성되지 않는 환경 때문에 물이 쉽게 기화돼 태양풍에 의해 우주로 날려가기 때문이다. 결국 RSL을 형성하는 물이 어디서 온 것인지, 화성 지표면 아래에 어떤 형태로 어느 정도의 물이 존재하는 것인지가 규명돼야 화성 생명체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화성 생명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위해 나사는 2020년에 ‘마스2020’이라는 이름의 로버를 화성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2018년에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로켓이 될 거라는 SLS(Space Launch System)의 첫 번째 비행이 예정돼있다. 오리온 우주선을 탑재해 달까지 테스트 비행을 성공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후 소행성 탐사 임무를 거쳐 2030년에는 화성 유인 탐사를 현실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원대한 구상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전임 정권이 추진했던 달 탐사 계획인 ‘별자리(Constellation)계획’을 전격 취소시킨 이후 반발에 직면하자 내놓은 화성 유인탐사 계획에 의한 것이다. 미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나사의 입장에서는 화성 탐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유도하지 않으면 이전의 비극을 다시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처지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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