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박주선 의원이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겠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제1야당을 둘러싼 원심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주선 의원의 탈당이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며 파장을 축소하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나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당 추진 소식까지 들려오는 가운데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박주선 의원은 23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친노계파 청산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서 당이 총선이나 대선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어 불임정당이 됐고, 4·29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았다”면서 “이대로 앉아서 파멸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의 길을 찾는 것이 야권을 지지하는 국민에 대한 도리이고 정치인으로서 책임이다”라고 주장했다.

박주선 의원은 구체적인 ‘친노패권주의’의 사례를 묻는 질문에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내놨는데 그러면 당원 전체의 의사를 물어야 하는데 친노계파를 중심으로 한 재신임 간주 결의를 받고 재신임을 받았다고 지금 주장하고 있다”라면서 “기네스북에 오를 셀프 재신임이다”라고 비난했다.

박주선 의원은 혁신위가 ‘중진용퇴론’ 등을 내놓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껴 탈당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저는 그동안 호남에서 무소속으로 두 번 당선된 사람이고 친노계파가 없을 때 당의 공천을 한 번 받아서 전국 최고득표율로 당선됐다. 공천이 (안 될까봐) 두려워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오늘 혁신안이 발표된다고 하는데 여기에 불만을 품거나 공정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는 분들,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혁신을 기대해왔던 분들이 결단하게 되면 새로운 대안의 길을 찾는데 참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교섭단체가 가능한 신당창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선 의원은 천정배 의원과 박준영 전 도지사 등과 연대·연합 가능성에 대해 “박준영 전 지사와는 만나왔고, 천정배 의원은 이번에 기자회견 할 때 보니까 저희들이 추구하는 중도개혁 민생 실용 정당에 상당히 접근돼 있는 주장을 하더라”면서 “그분들과 만나게 되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고 노선과 방향을 같다면 당연히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선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지금 계속 주장하는 당의 혁신에 대한 주앙이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당에 머무를 명분과 필요가 없다”면서 “ 제가 주장하는 중도개혁 민생 실용정당 속에서 새정치를 반드시 실현시키는 것이 저의 목적인데 안철수 의원이 자연스럽게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주선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자신의 행보를 두고 수차례 탈당과 복당을 되풀이해왔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첫 번째 탈당은 억울한 일로 구속을 당했었는데 당에서 나가달라 그래서 그렇다면 내가 나가서 깨끗이 살아오겠다고 탈당했고 두 번째는 지역구를 무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는 바람에 그렇다면 정정당당하게 주민의 심판을 받겠다 해서 탈당했다가 당에서 들어와 달라고 읍소를 해서 제가 다시 들어갔다”면서 “이번에는 개인의 정치적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게 아니라 야권을 재편해서 대한민국 정치구조를 바꾼다는 목적으로 탈당했다”고 설명했다.

▲ 무소속 천정배 의원(왼쪽)과 박주선 의원 (사진=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건 천정배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야권의 단결을 호소하는 것에 대해 “저는 새로운 개혁 정당을 준비해서 내년 총선에서 문 대표가 이끄는 당과 경쟁하겠다 공언해 왔다”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든가 그런 말이라도 하면 모르겠지만 자기 체제 내에 통합하려면 들어오라는 것 아닌가, 누굴 놀려먹는 것인가”라며 반발했다.

천정배 의원은 “이대로는 새정치연합에게도, 문재인 대표에게도 미래가 없다”면서 “국민들이 왜 새정치민주연합을 외면하는지, 고통 받고 분노한 광주 시민들과 국민들이 진정 무엇을 바라는지 이해하고 파악하려는 의지나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천정배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의 활동에 대해서도 “혁신안 중에서 그런대로 쓸 만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그걸 갖고 희망을 잃고 미래가 없는 야당이 살아나리라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있는가”라면서 “문재인 대표나 그 옆의 사람들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닌가, 그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천정배 의원은 앞으로 신당 창당 전망에 대해 “지금부터 많은 분들을 실제로 모아서 10월 중으로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싶다는게 제 계획”이라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개혁적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이라면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천정배 의원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인물들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의원은 정동영 전 의원의 합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동영 전 의원이나 기존 정치인들 중에서도 저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동영 전 의원이 자신의 정치를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제 정치는 이미 기득권이 돼서 무기력한, 수구 독점 체제에 결연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도 잃고 선명한 가치와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치를 바꿀 수 인물들을 어떻게 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엄청난 돌풍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 지금의 여야를 넘어서는 그와 필적할 수 있는 또는 그런 세력들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강력한 정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렇게 ‘원심력’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일단 새정치민주연합 내 인사들은 ‘단결’을 도모하는 분위기다. 같은 날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한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박주선 의원은 여러 가지를 갖춘 분인데 이번 결정은 잘 납득이 안 간다”면서 “탈당을 하거나 창당을 한다면 명분과 중심인물과 세력이 있어야 되는데 지금 탈당과 신당을 논의하는 분들은 명분도, 중심인물도, 세력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자투리 당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석 부의장은 “총선을 앞두고 이합집산 하는 것은 뚜렷한 명분과 기치보다는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면서 “명분과 중심인물을 갖췄다면 지지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러 의혹과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박병석 부의장은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을 둘러싸고 벌어진 당내 논란에 대해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분열적, 소모적 논쟁은 이제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이제 앞으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병석 부의장은 혁신위의 활동에 대해 “그동안 진지한 노력과 많은 좋은 안을 냈지만 논란의 여지가 큰 안도 있었다”면서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는 데는 조금 미흡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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