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LTE와 와이파이를 묶어 속도를 향상시키는 LTE-와이파이 멀티패스 어그리게이션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멀티패스 TCP(MPTCP) 프록시 서버를 이용한 기술인데요. 이번에도 이어서, 또 다른 LTE와 와이파이를 묶는 기술인 삼성의 다운로드 부스터를 LTE 와이파이 멀티패스와 비교해 보고, LG U+가 이야기하는 ‘2기가 멀티패스’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LTE 와이파이 멀티패스와 삼성의 다운로드 부스터의 비교

삼성이 갤럭시S5에서 처음 선보였고 이후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등의 후속작에도 탑재된 다운로드 부스터는 역시 LTE와 와이파이를 묶는 기술인데, 30MB보다 더 큰 파일을 다운로드할 때 둘의 속도를 합치게 됩니다. HTTP 1.1에 포함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서버가 지원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웹 주소에 항상 붙는 그 HTTP가 맞습니다. HTTP도 인터넷 프로토콜 중 하나입니다.)

또한 단말기 차원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통신사가 무언가 해야 할 필요도 없고요. 또한 LTE와 와이파이 각각의 데이터 사용량을 보여주고, LTE가 너무 느리다면 자동으로 와이파이만 사용하는 등 여러 편의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 LTE와 와이파이 각각의 데이터 사용량을 보여주고, LTE 네트워크가 느리다면 자동으로 와이파이만 사용하게 됩니다. 출처: Anandtech, http://www.anandtech.com/show/7903/samsung-galaxy-s-5-review/8

하지만 특히 요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보안이 적용된 HTTPS나, FTP나 UDP 등 등 HTTP가 아닌 다른 프로토콜은 지원하지 않아 사용상에 많은 제한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플레이 스토어, 유투브, 페이스북 동영상/사진, 삼성의 일부 앱 등에서는 추가로 지원됩니다. 통신사가 관여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데이터 사용량에 혜택이 주어지지도 않으니 무제한 요금제가 아닌 이상 더욱 사용하기가 꺼려질 수 있습니다.

반면에 MPTCP는 TCP를 지원하는 연결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 TCP는 인터넷 트래픽의 90%를 차지합니다. 계층이 달라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HTT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준의 약 8%를 차지합니다. 만약 다운로드 부스터에 유튜브 트래픽 20%를 포함하더라도 MPTCP 쪽이 훨씬 더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MPTCP는 통신사가 MPTCP를 위한 프록시 서버를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단말기 차원의 삼성 다운로드 부스터보단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동시에 통신사가 주체가 되기 때문에 요금제나 서비스 차원의 관리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KT는 MPTCP 사용시 올 연말까지 기본 데이터를 차감하지 않고, LG U+와 SKT는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에만 MPTCP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광범위하다는 장점은 사라지게 됩니다.

LG U+의 2기가 멀티패스는 현실적일까

▲ LG U+의 2기가 멀티패스 개념도. 256QAM과 4x4MIMO로 2.1Gbps를 달성하겠다고 합니다. 그림의 QUAM은 오기이며 QAM(Quadrature Amplitude Modulation)이 맞습니다. 출처: LG U+ http://blog.uplus.co.kr/2195

LG U+는 기가비트로는 만족을 못 했는지 한 술 더 떠서 3밴드 LTE-A에 256QAM을 도입하고, 기가 와이파이에 4x4MIMO를 도입해서 도합 2.1Gbps의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QAM은 전파를 각각 다르게 변조해서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인데, 기존의 64QAM은 총 64개의 상태로 변조가 가능하다면 256QAM은 256개의 상태로 변조가 가능합니다. 이 상태 하나하나가 각각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더 많은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면 그만큼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데이터 전송 속도를 약 30%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3밴드 LTE-A의 속도가 현재의 300Mbps에서 390Mbps 정도로 올라가지요..

하지만 256QAM을 사용하면 신호가 노이즈에 취약해지게 됩니다. 전파의 상태의 종류가 훨씬 많아지기 때문에 하나하나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크로셀(대형 옥외 기지국)에서는 사용이 어렵지만, 실내의 스몰셀(소형 기지국)에서는 단말기와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호가 강해져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3GPP는 3GPP Release 12에 스몰셀의 성능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256QAM을 포함했습니다. 하지만 LG U+의 공식 트위터는 256QAM을 스몰셀과 매크로셀에 모두 도입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하는데,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는지 지켜볼 일입니다.

▲ 각각의 점은 신호가 가질 수 있는 하나의 ‘상태’입니다. 16QAM은 16개, 64QAM은 64개, 256QAM은 256개가 되겠지요. 한 신호가 표현할 수 있는 상태가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더 많은 신호를 전달 가능하지만 노이즈에 취약하게 됩니다. 출처: 임프레스, http://sgforum.impress.co.jp/article/764?page=0,1

와이파이의 4x4MIMO는 와이파이 AP와 단말기 양쪽 모두에 와이파이를 위한 안테나를 4개 달고 모두를 동시에 이용해 통신하는 기술입니다. 그래서 2개를 이용하는 ‘기가 와이파이’에 비해서 속도가 2배가 됩니다. 하지만 4x4MIMO를 위해서는 공유기 뿐만 아니라 단말기에도 와이파이 안테나가 4개가 달려 있어야 하는데, 이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 . 4x4 MIMO 개념도. 수신 안테나도 4개, 송신 안테나도 4개이기 때문에 전송할 수 있는 경로가 제곱이 되어서 속도가 크게 증가합니다. 이론상 2x2MIMO의 2배입니다. 출처: http://www.ee.nthu.edu.tw/~yhhuang/Communication DSP and IC.htm

먼저 4개의 안테나와 그에 따른 칩들(전력관리칩, 필터 등)을 넣을 공간이 추가로 필요하고, 또 안테나를 여러 개 동시에 사용하면 그만큼 전력소모가 커집니다. 이런 한계 때문에 그나마 3x3MIMO인 맥북프로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노트북조차도 2x2MIMO를 쓰는데, 훨씬 더 제약이 큰 스마트폰에 와이파이를 위해서 안테나만 4개를 달아서 4x4MIMO를 지원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결론적으로, LTE-A의 256QAM이 매크로셀에서도 도입된다면 그것은 기술적인 한계를 넘어선 LG U+의 혁신이겠지만,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와이파이의 4x4MIMO가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때문에, 사실상 ‘2기가 멀티패스’는 문서상으로만 존재하는 과시용 기술일 뿐 실질적으로는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그래서 2기가 멀티패스보다는 LTE의 전송 속도를 30% 증가시킬 수 있는 256QAM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더욱 유용한 기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지막 의문: LTE 혼자서는 안 될까

이렇게 LTE와 Wi-Fi의 공존을 위한 두 기술, 비면허 대역에서의 LTE와 LTE-Wi-Fi 멀티패스를 모두 다루었습니다. 전자는 기존의 와이파이의 영역을 LTE가 침범함으로써 공존 이슈가 발생하고, 후자는 서로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이슈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모두 결국 면허 대역에서의 LTE를 기본으로 상정합니다. 즉, 비면허 대역에서의 LTE—LTE-U든 LAA-LTE든, LTE-와이파이 멀티패스든 면허 대역의 주파수를 가진 기존 LTE 사업자만 사용이 가능한 기술입니다. 모두가 쓸 수 있도록 한 비면허 대역인데도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거대 통신 사업자에만 사용이 제한된다는 것은 조금 아이러니한 부분입니다. 왜 LTE는 와이파이처럼 진정 아무나 사용할 수 없을까요? 그래서 퀄컴은 오로지 비면허 대역에서만 운용되는 LTE인 MuLTEfire라는 답을 내 놓습니다. LTE와 와이파이 공존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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