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가 13일 예정됐던 재신임투표를 연기하기로 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이 이에 대해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정진엽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13일 ‘문재인 대표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문 대표가 말한 재신임은 당의 근본적인 혁신 문제를 개인 신상문제로 축소시킴과 동시에 혁신논쟁을 권력투쟁으로 변질시키는 것”이라며 “16일 중앙위원회 개최를 무기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

안철수 의원은 “재신임을 위한 여론조사를 취소해달라”면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조사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의미부여가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또 안철수 의원은 “공천룰은 혁신의 본질도 아닐뿐더러, 우리는 이미 2012년에 모바일 경선과 선거인단 모집 과정의 참담한 결과를 보았다”면서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오픈프라이머리를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 관점과 기준에서 밤을 지새워서라도 당의 새 길을 찾는 ‘혁신끝장토론’이 필요하다”면서 “지역별 전당원 혁신토론회 개최를 제안한다”고도 밝혔다.

안철수 의원의 이와 같은 입장은 문재인 대표와 당 내 중진들이 16일 중앙위 개최와 재신임 투표 연기에 합의한 것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이어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표와 중진 의원들을 대표하는 이석현 국회부의장, 박병석 의원 등은 중앙위 및 재신임 투표 연기를 둘러싸고 대립하다 12일 밤이 돼서야 혁신안을 다루는 중앙위는 개최하되 재신임 투표는 연기하는 선에서 합의를 이뤘다.

이후 재신임 투표 일정에 대해 문재인 대표는 “추석 전에는 (재신임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 추석 민심에 영향을 끼치게 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재신임투표 재고를 요청하는 오영식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 부터 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오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당 내 비주류 인사들은 국정감사 이후에 재신임 투표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감에 총력을 기울이도록 문 대표가 더 지혜를 발휘해달라”면서 국정감사 일정이 종료되는 10월 8일 이후에 재신임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성공적인 국감으로 국민 신뢰라는 자산을 쌓고 봄 농사를 대비한 씨앗을 많이 만들면 이후 당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제안이 나오게 된 경위와 취지를 잘 이해하고 살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중앙위 연기와 재신임 투표 취소를 요구한 데 대해 “국감 이후 대안을 갖고 하자는 이야기로 들었다”면서 “국감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면 이번 국회 뿐만이 아니라 내년 봄 농사도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국정감사에) 매진해달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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