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10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2016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정치신인 등용을 위한 가산점 제도와 공직후보자 경선에서의 결선투표 도입, 선거인단 구성방식을 ‘안심번호’가 도입되는 것을 전제로 100%로 하는 내용 등이 핵심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와 같은 방안을 밝히면서 안심번호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국민공천단 70%, 권리당원 30%의 구성으로 경선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어떤 경우든 현행 40%로 정해져있는 권리당원의 비중이 줄어드는 결과인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언급하고 있는 ‘안심번호’란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여론조사 신뢰도 제고를 위해 도입한 것으로 실제 전화번호가 아닌 암호화 프로그램을 통해 생성한 가상전화번호를 말한다. 이를 이용함으로써 여론조사의 왜곡 가능성을 차단하고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이 갖고 있는 당원명부 상의 전화번호와 대조할 수 없어 투표 참여자가 당원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공천단 100%의 선거인단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게 혁신위의 설명이다. 현재 안심번호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은 국회 정치개혁특위 소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공직후보자 선출을 위한 투표는 자동응답전화(ARS)와 현장투표를 혼합해 진행하며 1위 후보자와 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천·경선 룰과 관련한 10차 혁신안을 발표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신인에 대한 가산점의 경우 정치신인의 기준에 해당하는 후보자가 경선에서 획득한 득표수의 10%에 해당하는 만큼 주어지게 된다. 정치신인의 기준은 전·현직 국회의원 및 기초단체장, 지역위원장, 광역의원 등에서 2회 이상 당선된 사람을 제외하고, 동일 또는 다른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로 추천된 이력이 없으며 동일 선거구에서 당내 경선 2회 미만 참여한 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는 여성·청년·장애인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가산점 역시 현행 20%에서 5%p 상향된 25%로 조정하기로 했다. 청년의 경우 현행 연령과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20%의 가산점을 적용하고 있으나 이번 10차 혁신안에는 만29세 이하 25%, 만30세 이상 35세 이하 20%, 만 36세 이상 만 42세 이하는 15%의 가산점을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임기 중 중도사퇴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서는 공천심사와 경선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이 도입될 예정이다. 임기 4분의 3 이상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중도사퇴한 선출직 공직자는 공천심사 및 경선 등에서 획득한 점수 또는 득표가 10% 감해진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는 전략공천위원회의 경우 외부인사 50% 이상을 포함해 구성하고 △선출직공직자평가위의 평가결과 공천배제 대상자가 포함된 선거구 △후보자검증위의 검증결과 공천배제 대상자가 포함된 선거구 △불출마 및 사고지역위 판정 등으로 해당 선거구에 당해 국회의원 또는 지역위원장이 공석이 된 선거구 △선거구의 분구가 확정된 선거구 중 당해 국회의원 또는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해당 선거구 △역대 선거결과 및 유권자지형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 해당 선거구 후보자의 본선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선거구 △역대 선거결과 분석결과 절대 우세지역임에도 직전 선거에서 패배한 지역 등에 대해 전략공천을 할 수 있는 방안 역시 도입할 것으로 밝혔다. 다만, 전략공천위원회가 출석 위원 3분의 2 이상 의결로 전략선거구의 추가나 제외를 결정할 수 있다.

2016년 총선에 적용될 비례대표 심사기준의 경우 여성 당선우선권을 60%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고 비례대표의 지역구 출마 시 경선을 의무화 하며 정치 신인을 우선 추천하는 원칙 등을 적용하도록 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는 당선권 비례대표 후보의 3분의 1 이상에 직능·노동·농어민 등 민생 복지전문가, 덕망 있는 현장 활동가 등을 공천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를 상위 순번에 배치하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와 같은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아직도 우리 당은 변화된 모습을 실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계파주의와 기득권은 지금도 우리 당의 목을 죄고 있다”며 “국회의원을 포함한 우리당의 정치인들은 계파와 기득권, 개인의 이익을 뛰어 넘어 선당후사, 백의종군, 결초보은을 결단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소속 의원들의 부정부패사건 연루 등에 대한 최근의 논란을 의식한 듯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 막말과 해당 행위자, 분열과 불신을 조장하는 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고 당은 관용 없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안철수 의원이 최근 혁신위의 혁신안을 비판한 것과 관련 “혁신안은 최소한의 제도일 뿐이다. 국민의 눈높이는 그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다”면서 “우리 당은 혁신안의 실천을 넘어 더 노력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국민과 당원에게 사랑받을 것”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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