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역시 가수의 나라다. 긴가민가 혹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벌써 일곱 번째 치르는 슈퍼스타K에 또 다시 대중을 긴장시킬 실력자가 나올까 싶었지만 이번에도 여지없이 주목할 만한 슈퍼신인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첫 방송에만 그럴 줄 알았는데 어쩌면 2회에 등장한 마틴 스미스, 승민정, 지영훈 그리고 디아 프램튼 등은 예선보다 슈퍼위크에서 더 포텐을 터뜨릴 가능성이 보이는 참가자들이다.

이처럼 1,2회에 만만치 않은 신인들이 톱10을 채우고도 남을 만큼 즐비했는데도 방송 후 결과는 의외의 인물 길민세에 집약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노래를 잘한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첫 회에 이어 2회까지 슈퍼스타K7 편집의 주제는 길민세였다. 그리고 모든 심사위원으로부터 불합격을 받았지만 윤종신의 슈퍼패스로 슈퍼위크에 참가하는 극적인 반전까지 선사했다.

여기서 문제다. 가장 오래된 심사위원 윤종신으로부터 나온 슈퍼패스는 시청자를 설득할 힘을 가졌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뭔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관심이 쏠린 첫 방송의 최종 주자로 등장해서 논란의 이력만 보인 채 2회로 넘겨진 길민세의 오디션 현장은, 계속해서 뜸만 들이다가 거의 후반부에 공개됐다.

편집의 모양새로 본다면 대단히 중요한 인물인 것 같지만 실제 노래 실력은 딱히 관심을 가질 수준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등장했던 논란의 주인공들은 그나마 노래 실력이라도 보였다. 그래서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속 방송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설득력이라도 보였다.

그러나 윤종신의 슈퍼패스에는 그런 설득력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그것이 윤종신 본인의 자발적 의사였을지에 대한 의심마저 든다. 편집을 통한 지루한 밀당 끝에 놀라운 실력을 보인 끝에 합격이라면 또 몰라도 화가 날 정도로 싱거운 실력에도 슈퍼패스를 받은 것은 아무래도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민세가 정말로 윤종신의 선택대로 슈퍼위크에 가서 예선에서 보이지 못했던 포텐을 터뜨리고 심지어 톱10까지 진출할 수도 있다. 과연 그렇다고 길민세는 본인이 원한 것처럼 노래를 통한 구원에 다가설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논란이 됐던 참가자들은 현재 가요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논란의 주인공이 되어 인터넷상에서 험하게 뜯기고 찢기면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지만, 정작 본인에게 돌아온 것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논란의 내용만 알리게 된 꼴이었다. 안타깝게도 오디션 프로그램은 논란의 참가자들이 바라던 구원의 길은 아니었다.

결국 슈퍼스타K7은 두 번의 방송이 끝났지만 검색어에는 길민세만 남게 됐다. 어쩌면 그럴 만큼 대중의 눈에 확 띄는 신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거꾸로 주목할 만한 신인을 길민세로 다 가려버린 것일 수도 있다. 슈퍼스타K7은 이번 신인들에 대한 확신과 기대가 적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처럼 항상 논란과 동행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