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BO리그 순위표는 8월에 접어들며 구간별 경쟁으로 굳어지는 듯합니다.
더워졌다는 걸 확실하게 확인시키는 듯, 폭염과 함께 어느덧 2위 그룹과 4게임차 극강 선두 삼성. 2위가 하루마다 바뀌는 그러나 드디어 넥센이 순위판에 진동을 주기 시작한 3강 두산-NC-넥센. 이 세 팀은 서로 반게임 차로 물려 있고 1위와 4게임차, 5위와도 4.5게임차로 완전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하위에 위치한 kt와 조금 더 위에 있을 뿐 5할 승률은 까마득한 롯데와 LG가 하위권을 형성한 2015년 여름의 KBO리그. 하지만 중위권은 말 그대로 뜨겁습니다. 한 팀씩 저마다 크레이지 모드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데요.
개막전부터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SK, 지난겨울부터 가장 주목받았던 팀이자 여전히 5위를 지키고 있는 마리한화, 한때 주춤한 모습과 함께 ‘엘롯기’로 묶이는가 했지만 후반기 6연승으로 최근 가장 뜨거운 KIA까지. 저마다의 강점과 또 약점은 조금씩 다릅니다만, 누구라도 가을야구를 할 조건과 힘을 충분히 가진 중위권 세 팀입니다.
무엇보다 이 세 팀이 이번 시즌 꼭 '가을야구'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는 경험과 추억이라는 면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요.
설문조사 방식으로 팀 성적을 예측한다는 건 불가능하겠습니다만, 갤럽 조사에도 우승가능성 2위(?)에 오른 한화. 우승기억은 2000년대에 들어선 찾을 수 없습니다. 1999년이 마지막인데요. 역사 깊은 팀 사이 롯데와 LG보다 조금 더 가까울 뿐인데요.-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1992년, LG는 1994년입니다. 신생구단들을 제외한 8개 구단을 따질 때 이 세 팀은 2000년대 우승이 없죠.-
하지만 2009년 우승의 여운과 함께 다음 가을을 기약했던 KIA는 이 기억을 끝으로 가을야구와는 인연이 멀어졌는데요. 같은 타이거즈란 이름으로 1980~90년대를 지배했던 기억과 비교할 때, 너무나 멀어진 가을야구의 추억. 올 시즌은 과연 다시 한번 그 감동을 맛볼 수 있을지, 새로 개장한 챔피언스필드가 첫 가을야구를 치를지도 관심사입니다.
역시나 KIA와 같은 5할 승률의 팀, 공동 6위를 기록하고 있는 SK는 사실 2000년대 중반 프로야구의 최강자였습니다. 한국시리즈에도 익숙하게 그 위용을 뽐냈던 SK, 하지만 그 역시 2012년 준우승을 끝으로 다시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한 주 세 번의 2연전 시스템, 그 시작의 길목에서 공교롭게도 한화와 SK가 정면승부를 펼칩니다.
과연 올 시즌 새롭게 도입된 가을야구의 마지막 티켓, 5위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는 누가 쥐게 될까요?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고 여기질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5위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우승 이상의 감동을 맛볼 중위권 팀들의 혼전!
또, 승부라는 건 알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극적인 시즌 끝에 5위에 오른 팀이 얼마만큼의 시나리오를 써낼지도 궁금합니다. 후반기 문턱에 아직 서 있는 프로야구, 여러 지점의 순위 싸움 사이에 특히 중위권은 뜨겁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