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8·15 광복절 70주년 특집으로 후쿠시마에서 열리는 한일 교류 프로그램을 내보낼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 NPO 후쿠칸네트가 주관하는 <한국 청소년 교류 초청 프로그램>
NPO(비영리 특정법인) 후쿠칸네트는 7월 29일부터 8월 7일까지 도쿄, 후쿠시마, 미야기를 방문하는 <한국 청소년 교류 초청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이 행사는 일본 외무성이 후원을 맡았다. 청소년들이 가게 될 방문지 중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 3개 원자로가 파괴돼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된 후쿠시마현이 포함돼 있어 신청 공고가 뜬 지난 6월부터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여기에 8월 2일부터 3일까지 후쿠시마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후쿠칸 음악 페스티벌>에 김예림, 에디킴 등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최측과 기획사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이에 대해 소속사인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통해 “김예림과 에디킴이 참석하는 프로그램은 후쿠시마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목적으로 진행되는 공연”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공영방송 KBS ‘8.15 특집 다큐 공감’ 팀의 취재가 예정됐으며 NHK, FTV(후쿠시마 방송), 아사히신문 등의 일본 다수 언론의 취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후쿠시마에서 1년을 거주할 경우 노출 가능성이 있는 방사선량이 건강 검진 시 1회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받을 수 있는 방사선량의 1/10정도(0.005mSv)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후쿠시마에서 공연 기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방사선량을 계산해보면 0.01mSv가 나오는데 이는 치과에서 X선 촬영시 나오는 방사선수치와 같은 양으로, 안전상의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KBS가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요청해 관련 내용을 확인해 주었다”고 밝혔다.

KBS “후쿠시마 축제 내용, 광복절 특집 아냐”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돼 피폭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는데도,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소속 가수들의 후쿠시마행을 결정한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에도 비난이 쏟아졌으나,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해당 내용을 공영방송 KBS가 8·15 특집으로 마련한다는 내용에 대한 반발 역시 거셌다.

당장 KBS <다큐 공감> 홈페이지에는 비판글이 쇄도했다. 시청자 송지영 씨는 “기획의도를 보면 ‘<다큐 공감>은 사회를 향한 열린 마음으로, 이웃을 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여러분과 소통합니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 특집 방송에 일본에 가서 취재하고 그 방송을 보는 것이 따뜻한 시선이 될지 의문”이라며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취재거리 많다. 광복절 특집에 맞는 좋은 방송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정혜 씨는 “말도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후쿠시마 지역의 사고 특성상 위험한 것은 물론이고, 광복절 관련해서는 우리나라가 주가 되는 내용의 관련 영상을 촬영하고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차라리 광복에 대해서 더 알고 이해하고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촬영,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 KBS <다큐 공감> 홈페이지에 올라온 항의글들

KBS 관계자는 “8월 15일에는 <다큐 공감> 편성이 아예 없다. 광복절 특집으로 나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때 <다큐 공감>이 방송되는 시간대(토요일 오후 7시 10분)에는 <광복 70주년 경축 우리 기쁜 날>이 방송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후쿠시마현 촬영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KBS는 확인해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KBS 관계자는 “안전 문제가 해결됐으니 현지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BS는 행사 주관사도 아니고, (미스틱의 해명처럼) 안전 문제에 대해 KBS가 확인해 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다큐 공감>은 외주제작사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31일 현재 외주제작사가 일본 현지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다큐 공감>을 담당하는 PD는 이번 논란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 8월 15일에 나가는 것은 아니고 22일에 나간다. 이미 해명이 다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위험하거나 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외주제작사와) 서로 교감하면서 (작업)하고 있고, 나름대로 좋은 감동적인 이야기일 것이다. 민간 차원의 문화교류가 필요한데 거기에 기여하는 좋은 내용이 될 거라고 들었다”며 “함부로 막 하지 않으니 너무 염려하지 마시길 바란다. 잘 알아서 하겠다. 걱정해주셔서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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