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신임사장에 ‘김재철맨’으로 통하는 윤정식 전 청주·충주 MBC 사장이 선임됐다. OBS는 지난 3일 사장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윤정식 전 청주·충주 MBC 사장을 신임사장으로 선임했다. 자본잠식률이 97%에 달하는 경영위기 속에서 윤정식 신임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 OBS 윤정식 신임 사장
OBS 윤정식 신임사장은 1983년 춘천MBC에 입사 후 30년간 MBC에 몸담았다. 그는 1990년부터는 MBC본사 사회부와 정치부, 보도제작국, 심의위 차장을 거쳤으며 2000년에는 iMBC 총괄이사를 맡았다. 2003년부터 2010년에는 문화방송 뉴스센터 편집에디터를 지냈으며 청주MBC 사장(2010년3월~2011년 2월), 충주MBC 사장(2011년 2월~2013년 6월) 등을 역임했다. 2013년에는 KT CR본부장(부사장)을 지냈다.

OBS 윤정식 신임사장은 MBC 시절 ‘김재철 맨’으로 통했다. ‘낙하산’으로 규정된 MBC 김재철 전 사장이 취임하던 2010년 3월 홍보시청자부장이었던 윤정식 신임사장은 당시 출입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하면서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그 후, 김재철 사장의 주요 사업 중 하나였던 MBC 통폐합에 앞장서며 승승장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MBC ‘취재 통제’, KBS 전철 밟나?)

이에 OBS 윤정식 신임사장을 바라보는 구성원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OBS가 ‘경영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KT 부사장을 지낸 윤정식 신임사장 취임을 계기로 KT 스카이라이프와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와의 CPS(가입자당 재송신료) 협상에 물꼬가 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정권충성형 인사였던 이력이 방송 독립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또한 방통위의 OBS에 대한 광고결합판매 비율 상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역시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이훈기)는 6일 <OBS 경영을 정상화 하고, 방송의 독립성을 지켜라> 제목의 성명을 내어 “윤정식 신임사장이 OBS를 정상화 시킬지 아니면 OBS의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 버릴지 기대와 우려를 함께 갖고 있다”고 밝혔다.

OBS희망조합지부는 “광고결합판매와 CPS 협상, 지자체 지원 조례 등 OBS의 생존을 담보할 현안에 신임 사장이 플러스가 될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지 지켜볼 것”이라며 “당장 이달로 예정된 광고결합판매 고시는 신임 사장을 판단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경영 안정과 더불어 신임 사장이 분명히 명심해야 할 일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방송의 독립성을 지켜내는 것”이라면서 “보도의 독립성과 편집편성권을 절대로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OBS 윤정식 신임사장의 과제로 ‘조직혁신’을 꼽았다. 구성원들 사이에 만연해 있는 패배의식과 과거 사장들의 줄 세우기 문화로 조직 내 갈등과 분열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OBS희망조합지부는 무엇보다 윤정식 신임사장의 선임에 동조한 주주들에게도 책임을 부여했다. 이들은 “그동안 OBS의 역대 사장들은 경영 파탄의 주역으로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며 “이러한 사장을 선임한 주주들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정식 사장을 선임한 2대 주주는 반드시 증자에 참여해 주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증자’를 당부했다. OBS 윤정식 신임 사장은 오는 15일 취임식을 열고 공식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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