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다면? 직접 만들어서 내보내라!”

현행 방송법에 따라 공영방송 KBS는 시청자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프로그램을 매월 100분 이상 내보내야 한다. 그래서 KBS는 2001년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1TV <열린채널>을 통해 매체 접근권(퍼블릭 액세스) 보장을 위해 시청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방영하고 있다.
(http://www.kbs.co.kr/1tv/sisa/openchannel/index.html)

▲ KBS <열린 채널> ⓒKBS
최근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방송된 KBS <열린채널> 방영작들이 ‘KBS 열린채널 콜렉션 2001-2007’이라는 제목의 DVD로 출시됐다. 그런데 이 DVD의 제조사는 KBS가 아니라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로, 독립영화 DVD 제작지원으로 완성됐다. 왜일까.

이번 KBS 열린채널 DVD 기획팀이 ‘닫힌 채널’라는 것이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쇳말이다. ‘닫힌 채널’은 열린 채널에 신청한 경험이 있는 전국의 제작자들이 지난 2006년 초 KBS <열린 채널>의 정상화를 내걸고 결성한 모임으로, 4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http://cafe.naver.com/shutchannel)

‘닫힌 채널’ 회원 막심은 “KBS <열린 채널>은 닫혀 있는 채널”이라면서 “시청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그대로 전달하는 게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의 본질이지만, 그동안 KBS 열린 채널은 사전 검열로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재단해왔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2006년 KBS 열린채널 신청과정을 ‘닫힌 채널을 열어라’는 다큐로 만들기도 했다. 물론 그의 작품 ‘닫힌 채널을 열어라’는 KBS <열린채널>에 방송되지 못했다.

이어 그는 “현재 ‘닫힌채널’ 모임에는 한 번쯤 선정 되었다가 다시 ‘불방(방송불가)’ 혹은 ‘방송보류’ 사태를 경험했던 사람들이 많다”면서 “주로 노동자들의 이야기나 재벌과 관련된 사안일 경우, KBS는 시청자위원회를 통해 방송하기로 선정했다가도 갑자기 ‘못 내 보내겠다’고 말을 바꾸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 'KBS 열린채널 콜렉션 2001-2007' 표지
즉 ‘닫힌채널’이 요구하는 KBS 열린채널 정상화의 핵심은, 시청자위원들의 심의·선정 이후 KBS 자체 심의 등 이중심의와 사전검열 시스템을 바꾸어서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열린 채널을 제대로 열어 놓으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DVD 콜렉션에 담긴 작품들은 지난 2006년 가을, 민주노동당과 한국독립영화협회·미디액트 등이 닫힌채널과 함께 KBS <열린채널>의 중요성과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진행한 ‘열린채널 전국순회상영회’의 상영작들을 모아놓은 것으로, 11개의 작품이 2개의 DISC에 담겨 있다.

DISC1 “열린채널의 역사 : 각계각층의 목소리”에는 <장마, 거리에서>, <타워크레인 노동자>, <외출 혹은 탈출>, <광장을 지키는 사람들-부안 핵폐기장 반대투쟁 영상기록>, <나의 방>, <우리가 홍콩에 간 이유-여성농민들의 WTO투쟁 보고서> 등 다양한 화제작들이, DISC2 “삐! 열린채널의 문제점을 짚어본다!”에는 <주민등록증 찢어라>,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 <닫힌채널을 열어라> 등 방송보류 및 불선정 미방영으로 KBS와 갈등을 빚은 문제작들이 담겨 있다.

이 DVD는 독립영화 웹스토어(http://www.indiedb.net/shop/)에서 판매 중이며, 판매금의 70%는 “열린채널 정상화를 위한 시민제작자 모임 닫힌채널”의 활동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문의: 한국독립영화협회, 02-778-0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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