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뉴스오늘> 생방송 도중 '공정방송' 문구가 화면 오른쪽 상단에 노출된 것과 관련해, 보도국 그래픽팀장 보직을 박탈했다. 그래픽팀 사원들은 "구본홍 반대 입장을 보였던 팀장의 보직을 박탈한 것은 '보복성 징계'"라며 인사 조치를 비난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YTN은 14일 오전 서영석 보도국 그래픽팀장의 보직을 박탈하고, 이대승 방송위원을 그래픽팀장으로 임명했다.

문중선 보도국 편집부국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3시경 그래픽팀 사원들에게 "'공정방송'사고와 관련해 그래픽팀이 핵심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책임 추궁을 해야 함에도, 서 팀장은 적극적으로 가담자를 색출하지 않았다"며 "회사에서 큰 방송 사고로 보는 만큼, 현재 팀장의 보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YTN <뉴스오늘> 캡처
서 팀장은 '공정방송' 문구가 노출될 당시 수능을 보는 자녀때문에 회사에 없었으며, '공정방송' 문구 노출이 끝난 오전 10시 회사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팀 사원들은 이날 '그래픽팀장 보직 박탈을 당장 취소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보직 박탈까지 해야 할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그래픽팀에 이번 사태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것"이라며 "공정방송 노출 건을 빌미로 사측이 기다렸다는 듯이 서 팀장을 교체한 명백한 보복 인사"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서 팀장은 양심의 판단에 따라 지난달 말 구본홍 씨와 길거리 토론에서 '구본홍 선배는 YTN에 와선 안된다'며 보도국 보직 간부 가운데 유일하게 짧지만 단호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바 있다"며 "구본홍에 줄서지 않고 사측의 부당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팀장의 보직을 해임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후배를 밀어내고 다시 그래픽팀장 자리를 차지한 이대승 방송위원의 그동안 행태도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면서 "최근들어 이 위원은 서 팀장을 비난하며 그래픽팀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며 부쩍 팀원들에게 발언했고 공정방송 방송 노출 직후 '주도자는 자수하라'며 팀원들을 추궁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래픽팀의 한 노조원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회사 쪽은 그래픽팀이 노조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 노심초사 했었다"며 "그렇기에 그래픽팀원들은 팀장의 보직을 박탈한 이번 인사가 '부당한 보복성 인사'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래픽팀 사원들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그래픽팀장 보직 박탈을 당장 취소하라!>

'공정방송' 비디오파일 노출을 빌미로 서영석 그래픽팀장의 보직 박탈과 함께 이대승 방송위원의 팀장 발령에 대해 그래픽팀원 조합원 전원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수치를 느끼고 있다.

서 팀장이 이번 ‘공정방송’ 노출 건과 관련해 무슨 잘못을 했는가?

서 팀장은 당일(13일)에 수능을 보는 자녀를 격려해 주고 출근하느라 ‘공정방송’ 방송 노출이 다 마무리된 10시에 나와 당시 정확한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잘못이 있다면 사측의 부당한 경위서 제출 요구에 대해 본인도 자세히 모르는 상태에서도 팀장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해당 그래픽이 방송에 나갔다면 그래픽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대답한 것뿐이다.

보직 박탈까지 해야 할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그래픽팀에 이번 사태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도대체 언제부터 방송의 우선 책임을 그래픽팀에 묻기 시작했는가?

서 팀장이 책임이 있다면, 강철원 취재부국장 대행이나 문중선 편집부국장 대행도 함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공정방송’ 노출 건을 빌미로 사측이 기다렸다는 듯이 서 팀장을 교체한 명백한 보복 인사로 판단한다.

서 팀장은 양심의 판단에 따라 지난달 말 구본홍 씨와 길거리 토론에서 ‘구본홍 선배는 YTN에 와선 안된다’며 보도국 보직 간부 가운데 유일하게 짧지만 단호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바 있다.

구본홍에 줄서지 않고 사측의 부당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팀장의 보직을 해임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후배를 밀어내고 다시 그래픽팀장 자리를 차지한 이대승 방송위원의 그동안 행태도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들어 이 위원은 서 팀장을 비난하며 그래픽팀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며 부쩍 팀원들에게 발언했고 공정방송 방송 노출 직후에 ‘주도자는 자수하라‘며 팀원들을 추궁하기도 했다.

특히 이대승 위원은 구본홍 지키기에 나선 일부 사내 간부와 전화를 하며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자신의 심정을 여러 차례 토로한 것을 목격당한바 있다.

이 위원이 임금피크제를 피하기 위해 이번 ‘공정방송’ 노출 건을 기회로 삼아 후배 자리를 뺐었다는 의혹을 피하고 싶다면 당당하게 지금 자리를 거부해야 할 것이다.

이 위원은 후배 팀장 자리를 탐낼 때가 아니라 후배들의 박수를 받으며 아름답게 떠날 준비를 할 때이다.

2008년 11월 14일
YTN 그래픽팀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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