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프로리그는 한때 모든 종목에 승부조작 파문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1년 프로축구를 시작으로 프로야구와 프로배구, 지난 2013년 프로농구까지 이어졌는데요. 특히나 프로농구의 경우, 스타출신 감독이 가담한 충격파가 상당했습니다. 아픔을 겪은 리그, 그 종목들이 저마다의 자정노력을 쏟으며 승부조작의 흔적은 조금씩 사라집니다.
완벽하다고 안심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분명 과거보다 깨끗해진 모습을 위해 스스로 다잡는 시기, 관계자와 선수들 모두가 승부조작이라는 키워드 앞에선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일 터. 이젠 조금 그 경각심에서 자유롭다 여겨지는 ‘지금 이 시점’에 사고가 터졌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반전의 계기를 맞이하는 듯했던 우리 농구. 하지만 올 시즌을 치르며 용병제, 경기시간 등에 대한 규정변경을 추진하며 비난여론이 상당했는데요. 흥행하락이 명백했던 여러 요소들 사이에서 특히 같은 겨울 프로스포츠인 ‘프로배구’에 밀리던 프로농구, 이번 사건은 엄청난 치명타로 자리할 것이 명백한 상황입니다.
물론 이 같은 큰 사건 뒤에 또다시 이런 승부조작이 이어지긴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승부조작이라는 행위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팬들에 대한 기만과 스포츠가 주는 순수한 감동을 의심케 한다는 점인데요.
정상의 자리였다 하더라도 엄청난 상실이 있을 사건, 그런데 하락에 하락을 거듭하던 상황에서 터졌기에 차라리 모든 걸 정리하고 새로 판을 짤 만큼의 큰 여파가 비시즌 기간인 농구에게 닥친 듯합니다.
자, 과연 우리 프로농구는 이번 겨울을 어떻게 맞이할 수 있을까요? 기대보단 안타까움과 우려가 깊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