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통신업계의 이슈 중 하나는 제4이동통신회사 선정에 관한 것이다. 또한 이는 우리나라 이통시장이 네 개의 이동통신회사(이통사)가 경쟁할 정도의 규모가 되는지의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통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또는 준 포화상태)로 제4이통사업자가 필요 없거나 또는 제4이통사 나올 경우 기존 통신사업자의 투자여력까지 잠식해 통신서비스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제4이통사는 '이통시장 포화' 논리로 필요성이 부정돼서는 안 된다. 이통시장 포화 논리의 핵심 근거는 1인당 이동전화 보유대수가 1대를 넘는다는 것이다. 2015년 3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의 통계를 보면 무선통신 가입자가 5천7백만을 넘어섰기 때문에 이통시장 포화 논리가 그럴 듯 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가입자가 이용하는 통신의 양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단순한 가입자 수로 포화여부를 결론내리는 것은 타당하지가 않다.

4G급 이상의 스마트폰 서비스가 도입된 후 이동전화서비스를 이용하는 패턴이 음성, 문자에서 동영상과 SNS 중심의 데이터로 변경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선 데이타통신의 양이 통신시장의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게 된다.

무선망에서의 데이터트래픽(통신량)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향후 증가 추세는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2월에서 2015년 3월까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는 53,624천명에서 57,328천명으로 약 1% 증가한 반면, 무선 데이타트래픽은 55,963TB(1조Byte)에서 138,121TB로 147% 증가했다. 가입자 증가는 정체 상태이지만 무선데이터트래픽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무선데이타트래픽의 증가 추세를 좀 더 살펴보면 2012년 3월 33,900TB에서 2013년 3월 67,227TB, 2014년 3월 87,926TB, 2015년 3월은 138,121TB로 연 평균 36%씩 성장하고 있다. 상위 10% 헤비유저그룹의 트래픽도 2013년 3월 27,854TB에서 2015년 3월 70,387TB로 153%나 증가했다.

헤비유저그룹은 주로 20대와 30대로 이 그룹의 트래픽 사용량은 최소한 이 그룹이 40대 말이 될 때까지는 계속되거나 증가하면 했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또 스마트폰에 익숙한 10대 청소년들이 20, 30대가 되면 지금의 헤비유저 그룹보다 더 많은 트래픽을 사용하게 될 게 분명하다.

또한 mVoIP, 화상전화, 댁내 가전제품까지 스마트폰으로 통제하는 등의 IoT 서비스 등이 활성화 될수록 헤비유저 그룹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도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사실은 SKT, KT, LGU+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최근 이통3사가 도입한 데이타 종량제 요금제(음성, 문자는 무제한 제공을 기본으로 하고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에 따라 요금을 정하는 것)는 이통서비스가 데이터로 전환되었고 무선데이터트래픽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한다.

이런 시장의 동향을 고려할 때 무선망에서 데이터 트래픽은 계속 증가하여 2030년대에는 대부분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가 현재 헤비유저그룹 수준의 데이터 사용자가 되고, 향후 상당기간 무선데이타 트래픽 증가 추세는 현재 수준인 연평균 36% 이상은 지속될 것이며 이통시장도 이와 함께 급성장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이렇게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포화 또는 준포화 상태라고 보고 추가적인 이통사업자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물론 기존의 이동통신회사들도 급증하는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하여 통신망의 설비(파이프라인)를 추가로 구축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추가적인 경쟁자가 들어와서 데이터트래픽이 소통할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구축하고 기존 사업자와 경쟁해 나가는 것이 이용자에게 보다 저렴하고 다양하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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