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까지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에서 활약하다 가정 사정으로 자신이 살던 루마니아로 돌아갔던 ‘하프 코리언’ 선수 김소니아(23, 177cm)가 오는 6월 헝가리와 루마니아가 공동 개최하는 ‘2015 우먼 유로바스켓’에 출전할 루마니아 여자농구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유럽농구연맹은 이미 지난달 김소니아의 루마니아 대표팀 합류 소식을 전하면서 “김소니아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유망한 젊은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소니아는 지난 2012년 10월 우리은행에 입단한 이후 작년 한국을 떠날 때까지 짧았지만 강렬한 추억을 팬들에게 선사했던 선수다.

스피드와 탄력이 좋고 돌파능력도 겸비한 김소니아는 2013-2014 시즌 한국을 떠날 때까지 퓨처스리그에서 6경기를 뛰며 10.8점 11.2리바운드 4.5어시스트를 기록, 우리은행의 차세대 득점원으로서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소니아가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강렬하게 드러낸 것은 2013-2014 시즌 올스타전(2014년 1월 5일) 때였다.

당시 김소니아는 올스타에 뽑힌 선수는 아니었지만 일일 치어리더로 변신, 비욘세의 ‘싱글레이디’에 맞춰 프로 댄서 뺨치는 춤 실력을 뽐내면서 한동안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루마니아에서 화보 모델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을 만큼 빼어난 미모를 지닌 선수였기 때문에 더더욱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후 김소니아는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깜짝 스타가 됐다.

하지만 김소니아와 한국 팬들과의 인연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아버지와도 같았던 외삼촌의 갑작스런 별세로 인해 어머니 홀로 살고 있던 루마니아로 돌아가야 했던 것. 김소니아의 갑작스런 루마니아행 선택에 구단도 팬들도 큰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루마니아에 돌아간 이후 김소니아는 종종 국내 지인들과 SNS를 통해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루마니아에서 다시 농구를 한다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에 입단 당시 김소니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소니아는 루마니아 리그 수체아바에서 평균 15.9득점, 9.8리바운드, 4.0어시스트의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조국에서 열리는 유럽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까지 잡았다. 유럽이 주목하는 선수임이 드러난 이상 대표팀 최종 엔트리 포함도 유력해 보인다.

김소니아는 지난달 유럽농구연맹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리그는 굉장히 터프하다. 많은 시간을 뛰진 못 했지만 많은 경험을 했다. 강한 체력을 얻었고 정신력도 강해졌다”고 한국에서의 경험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유럽농구연맹은 “김소니아는 가족을 위해 한국에서의 경력을 포기했지만 아직 완전히 그 길을 접은 것은 아니다”라며 김소니아의 한국 컴백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루마니아 국가대표 발탁이 유력한 김소니아의 현재 신분을 고려할 때 어려운 일일 것이다.

어머니의 나라 한국이 됐든, 아버지의 나라 루마니아가 됐든 전도유망한 농구선수가 다시 농구선수로서 국가대표가 됐다는 점에서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언젠가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무대에서 김소니아가 한국 프로무대에서 뛰던 당시 함께 정을 나눴던 우리나라 선수들과 코트에서 만나 기량을 겨루는 장면을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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