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신문사 사옥ⓒ한겨레

YTN 강철원 보도국 취재부국장 겸 보도국장직무대행이 기자들의 성향을 조사하는가 하면 차장 대우 노조원들의 기사 승인권을 박탈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한겨레 지부(지부장 김보협)와 한국기자협회 한겨레 지회(지회장 김동훈)가 강 부국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겨레>는 강 부국장이 지난 1988년 창간 때부터 1994년까지 기자로 일했던 곳이다.

이들은 4일 오후 ‘YTN ‘계엄사령관’ 강철원은 탄압을 중단하고 즉각 물러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강씨가 언론인으로서 일말의 자존심과 직업의식이라는 게 있다면, 구본홍씨를 ‘모시고’ YTN에서 동반 퇴진하라”며 “그것이 대한민국 언론인을 대표해 눈물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YTN 조합원들에게 조금이나마 사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미디어스

이들은 “우리는 강철원씨가 한때나마 한겨레에 몸담았다는 사실이 몹시 수치스럽다”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이력서에서 <조선일보>만을 기록하고 한겨레는 지워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강 부국장은 지난 1982년에 조선일보에 입사한 뒤 1988년 한겨레로 옮겼다.

이들은 “강씨는 보도국 기자들에게 성향 조사와 사상 검증을 하면서 구본홍의 충견 노릇을 충실히 하고 있다”며 “YTN을 살리려는 기자들을 협박 또는 회유하고 ‘전향’을 강요하기 위해 부·팀장들에게 일일이 성향파악을 지시하고 정보를 수집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이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천인공노할 작태를 벌인 것”이라며 “강씨는 또 이를 취재하려는 언론사 기자들의 접촉을 모두 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슬기롭고 꿋꿋하게 투쟁하고 있는 YTN의 자랑스런 동지들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며 “이미 승리하고 있는 싸움을 마무리할 때까지 YTN 동지들과 어깨걸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언론노조 한겨레지부·기자협회 한겨레지회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YTN '계엄사령관' 강철원은 탄압을 중단하고 즉각 물러나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의 ‘청와대 낙하산’ 구본홍 출근저지 투쟁이 넉달째 접어들었다.

YTN 언론노동자들의 외침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대선후보 특보 출신은 정치에나 어울리지, 공정성이 생명인 언론사 사장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시중 방송‘통제’위원장, 박선규 청와대 언론2비서관 등과의 부적절한 비밀회동까지 만천하에 드러난 구본홍씨는, YTN 조합원들에게 석고대죄하고 물러나도 시원찮을 판에 YTN 보도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계엄사령관에 강철원씨를 임명했다.

지난 10월27일 보도국 부국장 겸 보도국장 직무대행에 임명된 강씨는 보도국 기자들에게 성향 조사와 사상 검증을 하면서 구본홍의 충견 노릇을 충실히 하고 있다. 강씨는 보도국 부·팀장들의 성향을 파악해 물의를 빚더니, 자신의 요구를 거부한 차장대우 이상 데스크급 조합원들에게 기사 승인권을 박탈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YTN을 살리려는 기자들을 협박 또는 회유하고 ‘전향’을 강요하기 위해 부·팀장들에게 일일이 성향파악을 지시하고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이다. YTN 지부가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한 내용을 보면, 강철원씨는 기자들을 ‘핵심’, ‘설득 가능’, ‘근무가능’ 등으로 분류했고, 그간의 행적이나 역할까지 자세히 파악했다.

YTN 조합원들이 이를 강하게 항의하자, 강철원씨는 현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발뺌하다가 노조가 구체적인 정황과 확인내용을 들이대자, 그제서야 “몇명은 알아봤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천인공노할 작태를 벌인 것이다. 강씨는 또 이를 취재하려는 언론사 기자들의 접촉을 모두 피하고 있다. 강씨는 청와대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에게 YTN사태에 대해 보고한 정황까지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우리는 그런 강철원씨가 한때나마 한겨레에 몸담았다는 사실이 몹시 수치스럽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이력서에서 조선일보만을 기록하고 한겨레는 지워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강씨가 언론인으로서 일말의 자존심과 직업의식이라는 게 있다면, 구본홍씨를 ‘모시고’ YTN에서 동반 퇴진하라. 그것이 대한민국 언론인을 대표해 눈물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YTN 조합원들에게 조금이나마 사죄하는 길이다.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지부와 한국기자협회 한겨레지회는 슬기롭고 꿋꿋하게 투쟁하고 있는 YTN의 자랑스런 동지들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 이미 승리하고 있는 싸움을 마무리할 때까지 YTN동지들과 어깨걸고 함께 싸울 것을 다짐한다.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지부·한국기자협회 한겨레지회
2008년 11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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