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11월 있었던 미국의 중간선거 과정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던 두 상원의원이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으로 인해 선거에서 떨어지자 동영상 UCC 는 선거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터넷 콘텐츠로 주목받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지난 17대 총선을 치루면서 ‘개죽이 시리즈’, ‘무적의 투표부대’ 등 네티즌에 의해 선거를 독려하는 이미지 UCC가 다수 생산되었고 이러한 이미지 UCC가 젊은 네티즌의 선거참여를 높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네티즌의 온라인참여 지나치게 제한하는 규제제도

하지만 금번 17대 대통령선거과정에서는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한 활발한 네티즌의 활동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동영상 UCC는 아직까지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 경향신문 10월1일자 23면.
이러한 네티즌의 무관심은 금번 대통령 선거가 과거의 선거처럼 진보와 보수의 절대적 대결구도를 이루지도 못하고 있고, 범여권의 분열상이 네티즌의 관심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일 수 도 있다. 하지만 네티즌의 온라인 참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규제제도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월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 UCC 운용기준’을 발표하고, 선거에서 UCC 활용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규정하고 있는 UCC는 네티즌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댓글달기, 사진올리기, 게시물 펌, 동영상 등)를 포털사이트나 미니홈피, 블로그 등 인터넷 상에 직접 올리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UCC 중에서 규제대상이 되는 UCC는 그 표현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당선 내지는 낙선에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하기 위한 의도가 포함된 경우라고 규정하고 단순 의견개진도 반복적으로 여러 인터넷사이트에 유포시키는 경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선거 UCC 게재에 있어서도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으로 제한하고 있고, 19세 미만 등 선거권이 없는 자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는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게시 배포를 할 수 없게 하였다. 또한 낙선·낙천운동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UCC에 대한 규제는 UCC의 부정적인 기능만을 우려해 포괄적으로 직간접적인 네티즌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미디어도 특정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표명을 하고 있고, 국내의 신문들도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특정후보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도 선거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명할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하고 이러한 공간은 보호되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온라인 공간은 일반국민인 네티즌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고, 이러한 인터넷 공간은 일반국민인 네티즌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중요한 장이된다.

관리상의 편의 위해 네티즌의 정치참여 기회를 박탈하나

따라서 네티즌의 중요한 의견개진의 장인 인터넷 공간을 이처럼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제도는 일반국민인 네티즌의 의사표현을 지나치게 제한하게 되고, 네티즌의 선거참여와 관심을 떨어뜨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네티즌이 생산한 UCC는 미디어 콘텐츠와 달리 형식적인 객관성,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특정후보에 대한 사적 감정이 개입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동영상 UCC의 경우 이미지를 통한 메시지 구성으로 인해 문자 텍스트에 비해 후보 이미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네거티브 캠페인의 주요한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선거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운영의 대리인을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정치제도이고 국가적인 이벤트이다. 이러한 선거는 국민의 참여를 통해 완성된다. 국가는 선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 할 장치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그 수위는 선거에 대한 참여를 제한하지 않는 선이 되어야 한다.

단지 관리상의 편의를 위해 지나친 네티즌의 참여기회를 박탈한다면,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확대될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과적으로 선거라는 정치제도를 무력화 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포괄적 UCC에 대한 규제는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언론학박사
현) 한국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
현)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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