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차기 한국케이블방송TV협회장에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최근 잇따라 사업자들을 접촉하며 “윤 전 수석을 차기 협회장으로 선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수석은 지난 2월 초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고 2월 말 청와대를 나왔다.

▲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사진=연합뉴스)

5일 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 경영진은 “(최종 후보) 이름이 나왔다”며 “(윤두현 전 수석이) 맞다”고 확인했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또한 <미디어스>에 “미래부가 최근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잇따라 만나 차기 협회장으로 윤두현 전 수석을 선출할 것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 또한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협회는 오는 12일부터 이틀 동안 ‘케이블TV 20주년 행사’를 열고, 오는 17일 차기 협회장을 선출하는데 12일 행사 전후로 차기 협회장 후보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MSO 고위관계자는 “아직 협회와 미래부에서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면서 “이런 경우, 조용히 진행하기 때문에 행사 당일이 돼야 알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인 KT그룹의 점유율을 3분의 1로 규제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시행과 미디어생태계 전반을 조정하는 ‘통합방송법’ 제정을 앞두고 케이블 업계가 이동통신시장 진출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출신 인사의 영입은 ‘로비력 강화’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를 나온지 열흘 밖에 안 되고, 케이블 업계 사정에 밝지 않은 인사를 협회장으로 앉히는 것은 ‘청와대 줄서기’로 비칠 수 있다.

윤두현 낙점설은 정부 내부에서 흘러 나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래부 뉴미디어정책과가 사업자를 만나는 등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영미 뉴미디어정책과장은 “사업자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고, (차기 협회장으로 윤두현 전 수석을 낙점하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윤두현 전 수석은 경북 경산시에서 태어나 경북대를 졸업한 정통TK다. 서울신문을 거쳐 2004년부터 YTN에서 국제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을 지냈다. 2012년 YTN 파업 당시 노동조합은 그를 ‘여당 편향 인사’로 지목했다. 그는 2013년부터 디지털YTN 사장을 지내다가 2014년 6월 청와대 홍보수석이 됐고, 2015년 2월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양휘부 현 협회장은 연임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친박’ 이경재 전 방통위원장이 케이블협회로 복귀할 가능성도 흘러나왔으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한 MSO 고위관계자는 “(차기 협회장은) 이경재 전 위원장이라고 들었다”고 말했으나, 또 다른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가 규제대상인 기업들의 협회장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아 (이 전 위원장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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