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언론은 광고와 협찬 그리고 후원으로 먹고 산다. 광고가 ‘양지’에서 이루어진 영업의 결과라면, 협찬은 ‘음지’의 거래다. 후원은 이 둘 사이 어딘가에 있다. 광고가 줄면 협찬과 후원에 집중하는 게 언론의 생리다. 후원은 보통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언론사가 주최, 주관하는 행사에 현물이나 현찰을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중 가장 오래된 물주는 ‘지방자치단체’다. <미디어스>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모든 광역·자치단체와 소속 공공기관에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언론사 후원 내역에 대한 정보를 청구했다. <미디어스>가 언론의 ‘스폰서’를 차례로 공개한다. ⑫편은 울산광역시와 자치구다.

울산시와 자치구가 지난 5년 동안 언론사와 공동으로 주최 또는 주관, 후원한 행사는 269건이고 금액은 299억5862만 원이다. 같은 기간 서울시(63억 원)의 다섯 배 정도고, 경기도(164억 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금액이 많은 순으로 보면 울산MBC 123억8950만 원(70건), UBC울산방송 68억357만 원(39건), 경상일보 31억3500만 원(31건), 울산매일신문 20억5400만 원(28건), 울산제일일보 18억7천만 원(29건), 울산신문 17억3355만 원(21건), KBS(울산방송총국 포함) 6억4천만 원(14건), 울산종합신문(울산종합일보 포함) 4억1800만 원(13건), 울산광역매일 2억5500만 원(9건), 울산불교방송 2억 원(4건), 울산극동방송 1억6500만 원(5건), 제일일보 9천만 원(2건), 울산여성신문 7500만 원(2건), JCN울산중앙방송 7천만 원(1건), 울주신문 6천만 원(2건)이다. 같은 행사라도 중복 후원한 것은 각각 1건으로 처리했다.

송구영신, 여름축제, 웰빙, 효도, 예술, 한일민간교류, 비치발리볼까지… 울산은 MBC가 책임진다

MBC가 압도적이다. 울산MBC는 매년 ‘웰빙라이프 울산’이라는 웰빙 관련 전시·공연·체험 행사를 열고 있는데 울산시는 2010년 1억 원, 2011년 1억5천만 원을 후원했고 2012년부터는 2억 원을 지원 중이다. 또 MBC는 2012년부터 ‘사랑의 효잔치’를 하고 있는데 울산시는 매년 2천만 원을 후원 중이다. 울산시는 매년 ‘서머페스티벌’를 여는데, 이 행사를 통해 MBC는 매년 최소 3억7천만 원에서 최대 5억 원을 지원받는다. 매년 열리는 ‘아트울산’ 행사에서도 MBC는 1억 원씩 지원받고 있다. ‘간절곶 해맞이’ 행사로는 최소 2억5천만 원에서 최대 3억 원씩을 후원받았다. 이밖에도 울산MBC는 매년 ‘서덕출창작동요제’로 3500만~4천만 원, ‘한일국제민간교류사업’으로 2억 원씩, ‘창작 오페라 박상진’으로 3억2천만~5억 원을 지원받았다.

KBS울산방송총국은 매년 ‘최현배선생 우리말 글짓기대회’를 하고, 울산시는 이를 후원 중인데, 후원금액은 2012년까지 3천만 원이었다가 4천만 원으로 뛰었다. 울산시는 2012년과 2013년 열린 KBS울산의 ‘청소년콘서트 울림’에 1억 원씩 후원했다. 2013년 울산KBS의 ‘울산사랑 그림그리기 대회’에도 2천만 원을 후원했다. 이밖에도 울산시는 2012년 2월 열린 KBS ‘가요무대’를 후원했는데, 금액은 2억5천만 원이다.

UBC울산방송도 매년 4월 열리는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2014년은 울산 자전거 대행진)을 통해 7천만 원 안팎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UBC는 ‘노인의 날 기념행사’로도 1억3천만 원 안팎의 돈을 울산시에서 받고 있고, 2011년부터는 ‘건강박람회’를 통해 8천만 원을 지원받는 중이다. 매년 ‘송년제야행사’로 2억5천만 원(2011년까지는 2억3천만 원)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UBC는 울산시의 ‘한글문화예술제’를 통해 4억 원을 매년 4억 원을 후원받고 있다.

재정자립도 떨어지는 울산, 후원금은 늘려

신문 중에서는 경상일보가 가장 많다. 이 신문은 ‘다자녀가정 행복한마당’, ‘태교음악회’를 하고 있는데 울산시는 2012년부터 이 행사에 수천만 원씩 행사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시는 경상일보의 ‘신춘문예공모’에도 매년 4천만 원씩 후원 중이다. 특히 경상일보의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에 대한 울산시 후원금은 2010년 2억5천만 원에서 2014년 3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울산시는 2013년 11월 2일 열린 경상일보의 ‘들꽃만화 페스티벌’에도 1500만 원을 후원했다.

울산제일일보는 매년 ‘울산목판화 페스티벌’을 하는데, 울산시는 2012년 8천만 원을 후원하기 시작해 2013년 1억3천만 원, 2014년 1억5천만 원을 후원했다. 울산시는 이 신문의 ‘청소년영어뮤지컬대회’도 꾸준히 후원 중인데, 후원금은 2010년 2천만 원에서 2012년 4천만 원으로 올랐다. 울산시는 2013년 3월 23일 ‘선암호수공원걷기대회’를 한 울산제일일보에 2천만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울산시는 2012년부터 울산매일신문과 ‘울산뷰티페스티벌’을 하며 이 회사에 총 2억1천만 원을 지원했다. 울산시는 이 신문의 ‘오영수문학제’와 ‘울산 책문화 도서전’도 꾸준히 후원 중인데, 매년 5에 열리는 두 행사에 울산시는 8천만 원과 5천만 원씩 후원하고 있다.

울산종합신문(울산종합일보 포함)은 매년 자전거 대축제를 하고 있는데 울산시 후원금은 3천만 원이다. 울산시는 이 신문의 ‘울산노인 건강박람회’에 2013년 2500만 원, 2014년 3천만 원을 후원했다.

이밖에도 울산불교방송은 매년 11월 ‘차문화한마당’을 하는데 울산시는 매년 5천만 원을 후원 중이고, 울산신문의 ‘서덕출문학상’에도 매년 최소 2천만 원에서 최대 5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시는 2013년 10월 19일 JCN울산중앙방송이 주관한 ‘우리동네가수왕 선발대회’에 7천만 원을 후원했다. 2013년부터는 울산광역매일의 ‘태화강전국연날리기 대회’도 후원 중이다. 울산극동방송의 ‘숲속콘서트’에도 매년 3천만~3천5백만 원을 후원 중이다.

서울시와 ‘동급’ 울산 남구, 여기서 고래를 촬영하면 돈이 나온다

울산 남구 또한 5년 간 59억1천만 원을 쓸 정도로 언론사에게는 큰손이다. 남구는 울산MBC와 UBC울산방송, 경상일보, 광역매일, 울산매일신문, 울산신문, 울산여성신문, 울산제일일보, 울산종합신문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구는 울산MBC에 9억5400만 원을 지원했다. 매년 ‘숲속음악회’, ‘선암호수가요제’로 후원을 받는 중이다. 특히 남구는 2012년 울산MBC의 ‘한반도 고래탐사 특집다큐 제작’에 2억 원을 지원했고, 2013년 11월 ‘울산 애견 한마당’을 하며 5천만 원을 지원했다. 2014년 9월 21일 열린 ‘자전거 라디엔티어링대회’에는 5천만 원을 지원했다.

남구는 매년 ‘솔마루길콘서트’를 하는데 UBC울산방송에 최소 1억4천만 원에서 최대 1억8천만 원을 지원했다. 또한 남구는 2013년 UBC의 ‘고래마을 사람들’ 다큐멘터리에 1억 원, 지난해 진행한 ‘고래마을 UCC 공모전’에는 9천만 원을 지원했다. 후원 이유는 대부분 “전국 홍보”다.

울산신문은 ‘남구달빛걷기대회’, ‘고래조각작가초대전’을 통해 5년 간 12억1300만 원을 후원받았다. 특히 매년 5천만 원과 2억 원이던 두 행사 후원금은 2014년 들어 6300만 원과 2억9천만 원까지 급증했다.

광역매일의 경우, 매년 ‘선암호수공원 전국 사진대회’ 홍보 명목으로 최소 2천만 원에서 최대 5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울산매일신문은 ‘솔마루길 가족 건강 걷기대회’, ‘태화강 나눔장터’, ‘고래춤 품바경영대회’ 등을 하며 5년 간 7억9천만 원을 후원받았다.

경상일보는 선암호수에서 불꽃행사를 하고 있는데, 남구는 2010년 9천만 원을 후원했고, 이후 1억2천만 원, 1억5천만 원, 1억7천만 원 등 후원금을 높였다. 남구는 2014년 3월 8일부터 이틀 동안 ‘웨딩거리 페스티벌’을 진행했는데 경상일보에 “홍보” 명목으로 4500만 원을 지원했다.

울산제일일보는 연례행사인 ‘선암호수공원 울산사랑 시민걷기대회’, ‘궁거랑 벚꽃 한마당’, ‘대한민국청소년락페스티벌’을 통해 남구에서 5년 간 8억7천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한편, 울산여성신문은 ‘다문화가족말하기대회’를 했는데 울산시는 이 행사에 2년 간 7500만 원을 지원했다. 울산종합신문은 ‘가족사랑 유모차 걷기대회’를 통해 2012년부터 3년 동안 1억5300만 원을 남구로부터 후원받았다.

프로그램도 만들고 돈도 번다, MBC의 울주군 활용법

울주군 또한 ‘울산서머페스티벌’을 통해 울산MBC를 후원했다. 울주군이 5년 동안 이 행사에 후원한 돈만 8억4250만 원이다. 울주군은 ‘울산옹기축제 개폐막식’을 하면서도 MBC에 9900만 원씩을 지원했다. 모두 “울주군 축제 홍보” 명목이다. 군은 ‘울산진하 세계여자비치발리볼 대회’를 하며 울산MBC에 매년 4억 원 안팎을 지원하고 있다. 울주진하 홍보와 지역상권 활성화 목적이다.

울주군은 UBC울산방송의 울주진하 국제수상오토바이 대회를 후원 중이기도 하다. 후원금은 2010년 3억 원에서 2011년 3억8천만 원, 2012년 5억3천만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5월 대회는 세월호 참사로 취소됐다가 10월 다시 열렸는데 기존 일주일 정도 하던 대회를 이틀로 줄였는데, 후원금은 2억7천만 원이다.

경상일보도 울주군에서 총 4억6천만 원의 후원을 받았다. ‘영남알프스 MTB챌린지’, ‘유라시아 대륙의 바위 그림전’, ‘언양읍성 민속놀이마당’, ‘특산물 요리경영대회’로 후원 명목은 모두 “울주군 축제 홍보”다.

울산제일일보는 ‘선바위 하하페스티벌’, ‘울산청소년 산악등산대회’, ‘청소년 문화체험 일일대장정’ 등 행사를 통해 2억4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울산종합신문(울산종합일보 포함)은 2011년과 2012년 ‘관광울주 UCC공모전’을 하며 연간 2천만 원씩 지원받았다.

울주신문의 경우, 2013년과 2014년 ‘간절곶의 사계’라는 가요제를 홍보하며 울주군에서 해마다 3천만 원씩을 지원받았다. 제일일보는 2010년 ‘영남알프스 어울림 산행’과 2011년 ‘영남알프스 가을음악회’에 대한 홍보 명목으로 각각 3천만 원과 6천만 원을 후원받았다.

이밖에도 울산신문은 ‘울주 간절곶 전국 여자축구대회’, ‘울주사랑 걷기대회’를 하며 울주군에서 2억9555만 원을 후원받았다. 울주군은 ‘간절곶 오딧세이’라는 행사를 하며 울산매일신문에 2012년부터 3년 동안 2억3200만 원을 지원했다. 울주군은 2013년과 2014년 열린 광역매일의 ‘울주 특산물 요리경영대회’에 총 8천만 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가장 쉽게 돈 버는 사업’ 걷기대회, 울산에도 많다

울산 중구는 울산MBC의 서머페스티벌에 매년 5천만 원에서 6천만 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중구는 2013년부터 MBC의 ‘학성산솔밭음악회’에도 2천만 원과 3천만 원을 지원 중이다. UBC울산방송이 하는 ‘한글문화예술제’에는 2012년부터 3년 간 1억3천만 원을 지원했다. 경상일보의 ‘문화의거리’ 행사에는 2013년 3천만 원을 후원했고, 이듬해 후원금을 1억 원으로 올렸다.

중구는 울산매일신문과 ‘울산중구 눈꽃축제’를 하면서 이 신문을 후원했는데, 후원금은 2012년 1억2200만 원, 2013년 1억 원이다. 중구는 울산신문의 ‘울산경상좌도병영성 걷기대회’에도 2년 간 4500만 원을 지원했고, 울산제일일보에는 ‘울산동헌 금요문화마당’를 통해 총 2억 원을 후원했다. 울산종합일보의 ‘2014 종갓집 아이사랑 유모차 걷기대회’에는 2천만 원을 후원했다.

제보를 기다리며…

울산광역시는 산하 공공기관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자치구 중 동구와 북구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관련 사실을 아는 공무원과 시민들은 제보해주십시오.

▲울산광역시와 자치구가 2010년부터 최근까지 언론사와 공동 주최, 주관하거나 언론사 행사를 후원한 내역을 <미디어스>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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