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언론은 광고와 협찬 그리고 후원으로 먹고 산다. 광고가 ‘양지’에서 이루어진 영업의 결과라면, 협찬은 ‘음지’의 거래다. 후원은 이 둘 사이 어딘가에 있다. 광고가 줄면 협찬과 후원에 집중하는 게 언론의 생리다. 후원은 보통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언론사가 주최, 주관하는 행사에 현물이나 현찰을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중 가장 오래된 물주는 ‘지방자치단체’다. <미디어스>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모든 광역·자치단체와 소속 공공기관에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언론사 후원 내역에 대한 정보를 청구했다. <미디어스>가 언론의 ‘스폰서’를 차례로 공개한다. ⑪편은 경상남도의 지방자치단체와 산하 공공기관이다.

▲ 경상남도의 브랜드 슬로건

경남 후원금, 서울보다 많다

지난 5년 동안 경남지역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언론사와 공동주최·주관하거나 언론사 행사를 후원하며 언론사에 건넨 돈은 100억342만2810원으로, 서울시(63억4170만 원)보다 많다. 경상남도는 5년 간 11억2400만 원, 경남개발공사는 1945만 원,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은 3백만 원, 창원시는 19억6886만8810원, 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은 9억3768만4천 원, 진주시는 2억8700만 원, 통영시는 7억5백만 원, 사천시는 5억8700만 원, 밀양시는 6억3천만 원, 거제시는 23억5천만 원, 의령군은 7억1192만 원(2009년부터), 창녕군은 4억750만 원, 하동군은 1억4200만 원, 거창군은 3천만 원을 썼다.

돈을 가져간 언론사를 금액순으로 보면 이렇다. MBC(경남·진주 포함) 32억3786만6천 원, 경남신문 18억2163만5810원, KBS(창원총국 포함) 15억7500만 원, 경남일보 10억2400만 원, 경남도민일보 6억3200만 원, KNN부산경남방송 4억5750만 원, 서경방송 3억9200만 원, 이데일리 3억4650만 원, CJ헬로비전 2억9700만 원, 의령신문 1억4192만 원, 우리신문 2천만 원, 창원일보 천만 원, 시사코리아저널 3백만 원. 이밖에도 한국기자협회가 4500만 원을 후원받았다.

‘마라토너의 천국’이라 할 만한 경상남도

경상남도부터 보자. 경상남도는 매년 MBC경남과 함께 ‘해양스포츠 바다로 세계로’를 하는 중이다. MBC는 매년 최소 3500만 원에서 최대 5천만 원을 경상남도에서 받았다. 경상남도는 여수, 경남MBC가 함께 주최하는 ‘섬진강꽃길마라톤대회’에도 매년 수천만 원을 후원 중이다.

경남신문은 매년 ‘경남마라톤대회’, ‘창녕부곡온천하프마라톤대회’, ‘양산전국하프마라톤대회’ 등을 통해 경상남도의 후원을 받고 있다. 경남마라톤 후원금은 9천만 원에서 1억 원 사이, 양산하프마라톤대회는 최소 1100만 원에서 2천만 원의 후원을 받는다. 창녕부곡온천대회에 대한 경상남도의 후원금은 1800만~2천만 원이다. 모두 “대회 홍보, 지역경제 활성화” 명목이다.

경남일보 또한 ‘진주남강 마라톤대회’, ‘사천 노을마라톤대회’에서 경상남도의 후원을 받았다. 경남일보는 2013년 열린 두 대회에서 총 5천만 원을 후원 받았다. 지난해 열린 대회에서도 경남일보는 총 5천만 원 지원을 받았다.

경남개발공사는 ‘경남야철마라톤대회’, ‘경남마라톤대회’를 맞아 경남신문에 수백만 원을 후원했다. 공사는 ‘진주남강마라톤대회’에 매년 3백만 원을 후원 중이다. 이밖에도 공사는 2012년 5월 23일 열린 경남도민일보의 ‘3인 재즈콘서트’에 3백만 원을 후원했다.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시사코리아저널과 창원시가 공동주최한 ‘코리아테코노 로봇콘테스트’에 매년 백만 원을 후원했다.

‘큰손’ 창원시, 언론사 뮤지컬에 수억 씩 후원

창원시는 5년 간 2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언론사에 건넸다. 경남신문, 경남도민일보, 우리신문, 창원신문, MBC경남이 수혜자다.

경남신문은 2010년부터 ‘경남신문사배 배드민턴대회’를 하고 있는데, 창원시는 2010년 5백만 원, 2011년 천만 원, 2012년 2천만 원, 2013년 1600만 원, 2014년 1600만 원을 후원했다. “생활체육 활성화 및 저변 확대” 명목이다. 경남신문은 ‘해군과 함께달리는 진해마라톤대회’도 하고 있는데 창원시는 매년 1억5천만 원 안팎의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경남신문은 이밖에도 2013년 10월 4일 열린 ‘경제자유구역과 창원시 연계발전 전략 포럼’을 통해 창원시에서 2418만5810원을 후원받았다. 2010~2012년 ‘야철마라톤대회’에서는 1억 원을 후원받았고, 2013년과 2014년 대회 때는 8천만 원, 7600만 원을 후원받았다.

경남도민일보는 ‘진해만 생태숲 걷기대회’, ‘부마민주항쟁 기념 팔용산 생태숲 걷기대회’, ‘임항선 그린웨이 라디엔티어링’를 하며 총 6억2900만 원을 후원받았다.

창원시는 2013년 12월 24일 ‘도시의 부활, 르네상스 축제’를 열며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를 홍보할 목적으로 MBC경남에 9968만3천 원을 후원했다.

이밖에도 창원시는 2014년 9월 13일 열린 ‘경남사제 song song 페스티벌’을 하며 창원일보에 천만 원을 지원했다. 또한 한국기자협회의 ‘2013년 세계기자대회’에 4500만 원을 후원했는데, 목적은 “창원시 주요 시정 홍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대목은 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의 후원 내역이다. 재단은 통합창원시 출범을 기념하며 2010년 7월 1일 ‘KBS열린음악회’를 유치했는데 KBS에 건넨 금액은 2억9천만 원이다. 또 재단은 CJ헬로비전의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2억9700만 원, 이데일리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에 3억4650만 원을 지원했다. MBC경남의 ‘레전드 오브 밴드 콘서트’에 418만4천 원을 후원했다.

KBS, 가요무대로 1억 한산대첩음악회로 1억 이상

진주시는 2014년 9월 29일 열린 ‘KBS가요무대’에 “진주 홍보” 목적으로 1억 원을 후원했다. 서경방송의 한중 문화교류 행사에는 9500만 원, 지난해 10월 8일 열린 ‘진주가요제’를 통해서는 “홍보” 명목으로 MBC에 9200만 원을 지원했다.

통영시는 KBS창원방송총국과 MBC경남에 총 7억5백만 원을 후원했다. KBS는 2014년으로 53회째 ‘통영한산대첩축제 KBS 축하음악회’를 하고 있는데 이 음악회에 대한 통영시 후원금은 2012년까지 1억 원이었다가 2013년 1억3500만 원, 2014년 1억2천만 원으로 올랐다. MBC경남은 ‘윤이상동요제’를 통해 2012년부터 5천만 원씩 후원을 받고 있다.

사천시는 매년 ‘남일대해수욕장 썸머페스티벌’을 하는데, 주관사인 서경방송에 6천만 원씩 후원 중이다(2014년은 5700만 원). 사천시는 2012년부터 경남일보와 함께 ‘사천노을마라톤대회’를 공동주최하고 있는데, 주관사인 경남일보에 2012년 9천만 원을 후원했다. 2013년부터 후원금액은 1억 원으로 늘었다.

김해시는 MBC에 ‘고맙습니다 삼계푸르지오작은도서관 개관식’에 홍보 목적으로 후원했는데 직접 건넨 금액은 없다고 밝혔다. 김해시는 ‘김해숲길마라톤대회’를 함께 하는 부산일보를 후원 중인데 후원금액은 없다.

양산시는 양산시민신문과 ‘등산장성길 걷기와 달빛음악회’ 행사를 하고 있으나, 후원금액은 없다고 밝혔다.

밀양아리랑이 울려퍼지면 KBS가 웃는다

밀양시는 매년 ‘밀양아리랑가요제’를 하며 KBS창원방송총국에 홍보 명목으로 1억2천만~1억3천만 원을 후원하고 있다.

거제시는 KNN부산경남방송의 ‘더 클래식 경남’ 행사에 5년 동안 5천만 원을 후원했다. 후원 목적은 “고품격 문화예술 향유 기회 제공”이다. 이밖에도 거제시는 경상남도와 함께 ‘해양스포츠 바다로세계로’를 통해 MBC경남에 매년 4800만 원을 후원 중이다.

의령군은 경남일보와 의령신문에 7억 원 넘게 후원했다. 우선 의령군은 매년 ‘전국 의병마라톤대회’를 하며 경남일보에 홍보비 명목으로 1억2천만 원씩을 지원 중이다(2010년은 9천만 원). 2009년부터는 매년 1~2회 ‘의령인 골프의 날’ 행사를 하며 의령신문에 1500만 원 안팎의 돈을 지원하고 있다.

창녕군은 ‘산토끼와 따오기가 함께하는 창작동요제’를 주최하며 2012년부터 주관사 KNN부산경남방송에 총 4억750만 원을 지원했다.

남해군은 2013년 서경방송이 주최하고 아이넷TV가 주관한 ‘남해군민과 함께 하는 2013 서경방송 송년콘서트’를 함께 했다고 밝혔으나, 후원금액은 없었다고 공개했다.

MBC가 뛰는 꽃길에 깔린 하동군의 ‘눈먼돈’

하동군은 ‘MBC꽃길 마라톤대회’를 꾸준히 홍보 중인데, 홍보 명목으로 MBC경남과 MBC진주를 후원했다. 2010년과 2012년 대회에는 MBC진주에 4천만 원씩 후원했고, 2013년과 2014년 대회에는 MBC경남에 각각 3천만 원과 2700만 원을 후원했다. 특이한 대목은 예산집행 부서가 2012년까지는 기획감사실이었는데, 이후 체육시설사업소로 바뀌었다는 것. 이밖에도 하동군은 2010년 9월 5일 열린 ‘이순신 백의종군로 마라톤대회’를 통해 군을 홍보할 목적으로 경남일보에 5백만 원을 지원했다.

거창군은 ‘2014 거창한 감악산 전국산행대회’를 홍보하기 위해 MBC경남에 3천만 원을 홍보비로 썼다. 이 행사 총 비용은 1억1923만 원인데 이중 25%에 가까운 돈을 MBC에 건넨 것.

합천군은 SBS A&T와 ‘2014 고스트파크 축제’를 공동주최했으나 후원금액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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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지방자치단체가 최근 5년 동안 언론사와 공동 주최, 주관하거나 언론사 행사를 후원한 내역을 <미디어스>가 종합한 것. 일부 행사는 취재로 보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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