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의 실패로 끝날 것 같았던 <나는 가수다>가 시즌3로 찾아왔습니다. 첫 방송의 핵심은 결국 가창력이었습니다. 얼마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나가수의 경쟁력은 가창력;
나가수 13주의 시작,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과 식상함 사이 결국은 무대 위 가수의 힘

<나는 가수다3>의 성공 여부는 13주 동안 여섯 가수들이 어떤 진정성 있는 무대를 보여주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이는 첫 회부터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박정현, 양파, 하동균, 스윗소로우, 소찬휘, 효린 등이 함께한 <나는 가수다3>는 분명 흥미로웠습니다. 박정현이 가수와 진행 두 가지를 책임지며 첫 번째 경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출연한 가수들은 순위 결정과 상관없는 맛보기 무대에서 각자의 대표곡들을 불러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관중을 압도한 박정현의 뒤를 이어 씨스타의 효린이 등장했습니다. 파격적인 선택이라고 불리는 효린은 자신이 이 무대에 선다는 것이 두려웠던 듯합니다. 무대에서도 완벽함보다는 떨림만 가득했을 뿐이었습니다. <나는 가수다>의 형식을 취하고 이제는 터줏대감이 된 <불후의 명곡>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효린이지만 이곳에서는 달랐습니다.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무대가 아쉽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6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매력적인 저음으로 큰 사랑을 받는 하동균의 무대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즌1에 나왔던 임재범과 유사하면서도 달랐던 하동균의 무대는 시간이 흐르면 더욱 큰 힘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자신의 정규앨범에 수록된 'From mark'를 부른 하동균은 그 무대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여성 디바들이 무대를 장악하는 상황에서 하동균의 굵고 묵직한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가창력은 무한한 경쟁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나는 가수다3> 출연 가수들 중 가장 의외의 선택이라고 불렸던 스윗소로우 무대는 말 그대로 스윗소로우였습니다. 아카펠라 그룹으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는 그들의 참여는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의 경연 무대에서 이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는 첫 회부터 현실이 되었습니다.

화음을 최대 무기로 사용하는 스윗소로우가 화려한 가창력을 선보이는 다른 출연 가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들의 대표곡인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을 부른 스윗소로우는 철저하게 서로의 조화를 보여주는 팀이었습니다. 그들의 노래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아쉽게도 첫 무대에서 그들은 꼴찌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첫 무대에서 드러난 시청자들의 선호도는 앞으로도 스윗소로우를 힘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의 특성상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경쟁력에서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아쉽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스윗소로우의 성공이 결과적으로 <나는 가수다3>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중요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시즌2에서 허탈하게 탈락 했던 경험이 있는 소찬휘는 시즌3 첫 무대에서 자신이 노래를 어떻게 불렀는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긴장한 듯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무한도전-토토가>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증명하더니 이번 무대를 통해 만개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양파는 그녀의 데뷔곡인 '애송이 사랑'으로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그녀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자신의 가수생활을 되새기고 20년 차이지만 많은 앨범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만큼 양파에게 <나는 가수다3> 무대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년 차 가수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보여주지 못했던 양파는 이 무대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나는 가수다3>의 첫 무대 순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인기도 조사에 그쳤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경연은 2주차인 다음 주부터가 될 것입니다. 이수가 등장과 함께 광속으로 통편집을 당하며 여전히 논란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첫 방송은 아쉬움과 그리움을 함께 담아냈습니다.

<불후의 명곡>이 여전히 방송 되고 있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청률과 함께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가수다3>가 이런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여섯 가수들의 가창력이 중요합니다. 가수들의 가창력이 곧 모든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라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