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아시안컵 결승전이 펼쳐지는 오늘, 토요일 저녁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가슴 뛰는 주말로 다가오는데요. 토너먼트의 가장 높은 꼭지에 이른 우리 대표팀이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립니다.

결승전 진출도 상당히 오랜 과거, 1988년의 준우승이 마지막이죠. 27년 만에 오른 결승전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대표팀의 상대는 개최국 "호주". 역대 상대 전적에서 7승 10무 8패로 쉽지 않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0년 동대문에서 펼쳐졌던 친선경기에서 변병주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 것이 호주전 첫 승리였습니다.-

2000년대 들어선 2012년 우리나라에서 펼쳐진 친선경기를 제외하고 성인대표팀이 패한 기록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에게 우승이란 단어의 느낌은 분명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것 역시 사실인데요. 최근 우리 축구가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던 흔적은 얼마나 과거에 자리하고 있을까요?

▲ 2014년 아시안게임의 금메달, 가장 가까운 우승 기록은 인천 대회가 있습니다.
월드컵은 2002년 4강이 최고 성적, 아시안컵은 앞서 언급했지만 55년 전인 1960년이 마지막 우승이죠. 아시안게임에서는 1986년에 이어 ​지난해 정상에 올랐고, 올림픽은 2012년 런던에서 3위를 기록했던 것이 최고성적입니다. 성인대표팀에 비해 연령 제한이 있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의 최근 성적이 조금 더 좋았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더 어린 대표팀으로 갈수록 그 경향이 강한 편입니다. 당장 AFC가 주관한 19세 이하 챔피언십에서는 지난 2012년 UAE 대회 우승, -2004년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역시나 지난해 펼쳐졌던 16세 이하 대회에선 준우승을, 2002년 U-16 아시아 챔피언십은 정상에 올랐죠.

여자대표팀의 경우는 2010년 17세 이하 세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기록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그밖에도 AFC의 U-19 대회와 U-16 대회에서는 아시아 정상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세계대회나 아시아권을 상대로 한 대회에서, 모두 어린 선수들과 여자선수들의 기록이 더 좋았던 걸 볼 수 있는데요.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성인 대표팀의 성적은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도 있겠습니다만, 그만큼 상대들의 수준과 이겨내야 할 극복 과제의 크기가 다르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과연, 성인대표팀이 또 한번의 우승 기록을 우리 국민들에게 새해 선물처럼 안겨줄 수 있을까요?

▲ 우리 대표팀은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립니다.
무실점 기록에도 관심이 가는 흥미진진한 우승도전, 지난 월드컵에서 느낀 실망감을 떨칠 수 있어 일단 기쁜 상황입니다. 결승전까지 오른 지금의 성적에도 박수를 보내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우승까지 가면 좋겠습니다. 개최국을 상대로 한 결승전인데다 우리 대표팀의 여러 상황이 쉽지 않다는 점도 있습니다만,​ 1월의 마지막 날 우리들의 뜨거운 응원이 부디 시드니까지 이어져 드문 기록인 우승을 만나고 싶네요.

여러 가지 기대와 두근거림들 사이 이제 어느덧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결과라는 걸 잘 알기에 그 모든 순간에 고마움을 느끼는 건 당연한 노릇일 터, 우승도전만으로도 일단 우리 선수단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좋은 경기 멋진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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