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맞아 16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희호 여사 명의의 조화를 전달하고 돌아온 것에 대해 공방이 벌어졌다. 박지원 의원은 남북경색 국면에서 일종의 대북특사 역할을 한 자신에 대한 공격이 불쾌하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일부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박지원 의원의 처신을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김정은의 십상시”라는 표현까지 썼다.

17일 아침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북측 원동현 부부장도 (말했지만) 조문외교라는 게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 5주기에 조화를 보냈고 우리도 답례 차원에서 정부와 조율을 했고 정부 승인을 받아서 갔는데 그렇게 막말을 하는 것은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북측에서도 어떻게 그리 얘기할 수 있느냐고 해서 우리 한국 사회는 다양하기 때문에 소수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그냥 넘기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박지원 의원은 “다행히 새누리당의 이완구 대표께서도 그런 부적절한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경고를 했고 주의를 했다고 하니까 저도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않겠다)”라면서도, “그분들에게 오히려 (묻고 싶은 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대통령도 노력하시고 국회의장도 회담을 제안하시고 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나 이완구 대표도 5. 24 금강산 관광 문제 등에 대해서 상당히 점진적인 얘기를 하는데 그러면 정부에서 허가를 해 줬다고 하면 이 박지원이 내시라고 하면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내시청이냐”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박지원 의원은 “지난 DJ 고 김대중 대통령서거 5주기에는 우리가 가서 조화를 받으러 가지 않았냐 그러면 이번에는 북한에서 우리 조화를 받으러 와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것은 지금 현재 남북관계가 북측에 올라갈 수도 또 내려갈 수도 없기 때문에 사실상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에서 전달받고 전달한 것이지 그러한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맞아 16일 개성공단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오른쪽)이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에게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명의의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 (김대중평화센터제공) (연합뉴스)
박지원 의원은 “북측과 90분간 얘기를 나눴다. 우선 이희호 여사님의 위로의 말씀을 전달했고 또 북측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이 여사님이 내년 5, 6월경 꼭 평양에 다녀가셨으면 좋겠다는 초청을 재확인했다”라고 말하면서 북측에는 대화의지가 있으며 삐라 살포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김정은의 십상시’ 발언을 굽히지 않으면서 박지원 의원이 북한에 가서 달콤한 말만 전달하고 온다고 비판했다.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한 하태경 의원은 “박지원 의원 방북을 비판한 이유가 이 분은 북한에 쓴 소리 한 마디도 못 하고 북한에 항상 달콤한 소리만 하는 분”이며, “두 번째는 북한 입장을 정확히 비판적으로 국민들한테 알려줘야 하는데, 교묘히 북한 입장을 미화한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번 방북 보고하는 것도 보니까 이런 문제점들이 전혀 고쳐지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북한의 대화의지가 강해 보인다는 박지원 의원의 전언에 대해 “대화의지가 강하다고 하는 것과 삐라살포를 중단하라고 하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대립되는 말”이라며 타당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 의원은 “신은미, 황선이 노골적으로 북한 찬양 발언을 하고 돌아다녀도 당장 구속할 수 없는 사회 아니냐”라고 반문하면서, “삐라 같은 경우는 한국정부가 법적으로 막을 수가 없다(...) 이걸 북한이 들고 나왔다는 것은 대화의지가 없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박지원 의원이 은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하태경 의원은 “가령 내일 유엔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통과된다. 전 세계가 북한 인권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박지원 의원이 북한에게 인권 개선하라는 쓴 소리 한 마디라도 했는지, 제가 물어보고 싶다”라고 공박했다. 하 의원은 박지원 의원 비판에 대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의 만류에 대해선 “ 그런데 제가 초선 의원인데 새누리당 초선 의원까지 정치를 위한 정치에 목을 매서 비판할 것을 비판 못하고, 우리 초선들이 그래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또 하태경 의원은 ‘김정은의 십상시’란 발언이 도를 넘는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 청와대 근무하는 사람들 전부 다 내시라고 표현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하 의원은 “박지원 의원이 정말 북한의 호위무사처럼 발언한 발언록을 제가 어제 공개했다”라면서, “박지원 의원이 이런 국민과 국가를 모독한 발언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면 저도 사과할 용의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하태경 의원은 남북관계 개선 방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공은 일단 북한에 있다”면서,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 문제나 이런 인권문제에 대해서 전진된 안을 내놓아야 되고, 두 번째는 삐라는 한국정부가 어쩔 수 없는 문제라는 걸 북한이 수용을 해야 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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