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평택 공장안 굴뚝 위 고공농성을 시작한 가운데 또 한 명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가 농성 시작 날 사망했음이 알려졌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및 그 가족들의 사망 사례는 밝혀진 것으로만 벌써 26번째다.

13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박모 해고자(47세)는 1996년 쌍용자동차에 입사하여 일하다 허리를 다쳤고, 그후 허리에 무리가 안 가는 중앙측정실 QC부서로 이동해 일했다고 한다. 2009년 해고된 후 박모 해고자는 허리디스크에 대한 산재소송에 들어갔고 소송비용과 허리 치료에 얼마 안 되는 퇴직금을 소진했다. 이후 박모 해고자는 주유소 아르바이트와 쌍용차 납품업체 비정규직 노동 등에 종사했고 지난 9월 병원에서 간암 판정을 받았다. 박모 해고자는 부인과 함께 고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는 두 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모 해고자의 장례식은 창원 파티마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지며 발인은 15일이다. 장지는 김해추모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평택공장 내 70m 높이 굴뚝에 오르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제공)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쌍용차지부는 굴뚝에 오를 수밖에 없는 처절한 삶과 또 한명의 해고된 동지를 하늘로 보내야 하는 비열한 세상에 또 한 번 분노를 느낀다”라면서, “더불어 억울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이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또한 더욱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쌍용차지부는 “울분과 분노도 이젠 쌍용차 해고자에겐 사치가 됐다”라면서, “겨울 추위의 매서운 찬바람만큼이나 들려오는 하나하나의 소리가 비수가 되어 꽂혀 오고 있다. 최소한의 해고자의 삶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숨구멍조차도 막아버리겠다는 자본의 악랄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죽지 않고 싸우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13일 시작된 굴뚝 농성은 대법원이 쌍용차 정리해고가 유효하다고 판결한 이후 회사가 교섭을 거부하는 등 다른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 공장 안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굴뚝 위 농성에 돌입한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1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쌍용차 공장 안 동료들에게 호소하고 싶었습니다. 옛 동료들에게 손 잡아달라는 마음으로 굴뚝에 올라섰습니다. 자존심이고 뭐고 다 팽개쳐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해고자들 손 잡아달라고 말입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창근 기획실장은 역시 1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쌍용차 해고자인 김정욱과 이창근은 우리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 70미터 굴뚝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약하고 나약한 존재이고 무서움 또한 많고 여린 인간인지를 알리기 위해 올랐습니다. 쌍용차 노동자를 도와주십시오”라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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