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광고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10대 광고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와 MBC 등의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사장 곽성문, 이하 코바코)가 새정치민주연합 홍의락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S와 MBC의 광고판매율은 40%대로 추락했고, 10대 광고주가 전체 방송광고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 추세다. 공영방송의 대기업 의존도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바코가 홍의락 의원실에 제출한 10대 광고주 광고비 비중 자료를 보면 2011년 코바코는 총 2조3598억 원의 방송광고를 판매했는데 이중 5106억 원이 10대 광고주에서 나왔다. 미디어크리에이트로 SBS 판매대행이 넘어간 2012년도 마찬가지. 코바코의 광고판매액 1조5174억 원 중 3285억 원은 10대 광고주다. 2013년 1조4133억 원의 광고비 중 3448억 원이 10대 광고주에서 나왔다. 10대 광고주 의존도는 2011년과 2012년 21.6%에서 2013년 24.4%로 올랐다.

▲10대 광고주 및 광고회사 광고비 비중. (자료=새정치민주연합 홍의락 의원실. 10대 광고주 명칭은 미디어스 취재 결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이동통신3사 등 주요 7개 광고주 의존도는 더 커졌다. 2012년 7개 광고주가 코바코에 넘긴 광고비는 2602억 원으로 비중은 17.14%다. 2013년 코바코 판매액 1조4133억 원 중 7개 광고주 광고비는 2826억 원인데 비중은 19.99%로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비중만 따져도 2011년 4.52%에서 2012년 4.60%, 2013년 5.10%다.

한국의 방송시장은 지상파 TV가 EBS와 지역·종교 라디오 채널을 먹여 살리는 구조다. 코바코와 미디어크리에이트 같은 방송광고판매대행자(미디어렙)는 지상파와 중소방송사들을 한데 묶어 광고를 판매한다. 코바코의 경우, KBS와 MBC의 TV와 라디오 채널, EBS, CBS라디오 등 23개 매체를 일부 묶어 광고를 판매하는데, 지금 같이 재벌 의존도가 커지면 중소매체부터 재벌 눈치를 보게 된다. 재벌에 대한 비판보도를 할 경우, 자기검열의 수준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2011년부터 2014년 8월까지 지상파 3사 매출 및 판매율 현황. (자료=새정치민주연합 홍의락 의원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KBS와 MBC의 광고판매율은 40%대로 추락했다. KBS 2TV의 판매율은 2011년 56.9%에서 2012년 2012년 57.4%, 2013년 53.5%, 2014년(8월까지) 44.1%로 주저 앉았다. MBC TV의 광고판매율은 더 저조한데 같은 기간 66.4%에서 42.6%로 떨어졌다. KBS와 MBC의 TV와 라디오의 총 광고판매율은 2011년 61.2%에서 2014년 8월 현재 42.5%다. 전체 광고매출도 2011년 1조5097억 원에서 2013년 1조2951억 원으로 줄었다.

코바코는 △지상파 광고시장의 하락추세 △모바일·IPTV 등의 고속성장 △2009년 금융위기와 2012년 MBC 장기파업사태 △2013년 경쟁미디어렙 시장조성 등을 이유로 설명했다. 코바코 분석대로라면 지상파 광고 수요는 축소되고, 대기업 의존도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홍의락 의원실은 “코바코의 실적부진 속에서 광고액 기준 상위 10개 기업의 광고액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지상파 방송언론이 수입의 측면에서 일부 대기업에 예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상위 대기업의 광고액 비중 증가는 방송언론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 코바코는 중소기업 광고지원 확대, 광고발주 기업 다양화 등 광고의 편중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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