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연합뉴스>는 광주 남부경찰서가 언론사 웹사이트를 해킹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회원 고모씨(20), 박모군(16·고1) 등 18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보도했다. ‘일베’ 회원으로부터 해킹당하고 콘텐츠를 훼손당한 언론사는 전라도의 사람·자연·문화를 다루는 월간지 <전라도닷컴>의 홈페이지였다. 당시 <전라도닷컴>은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를 높은 비중으로 내보내는 중이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 8월30일 오전 1시26분쯤 서울 자신의 집 컴퓨터로 <전라도닷컴> 웹사이트(http://jeonlado.com/v3)를 해킹해 관리자모드로 접속한 뒤 ‘일베’ 게시판에 관리자모드 화면을 게시하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최초로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지난 9월 초 '전라도닷컴' 공지 화면 캡처 사진
또 박군은 같은 날 새벽 고씨의 글을 스크랩해 퍼뜨렸으며 임모군(14·중3) 등 16명은 ‘일베’ 글 속 링크를 눌러 <전라도닷컴>의 관리자모드로 접속한 뒤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 등의 기사 제목을 ‘홍어’로 바꾸거나 전남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들을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적발된 이들 중 10여명은 만 14세 이상의 중·고교생과 대학생이었으며 무직 3∼4명과 군인 1명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라도닷컴> 관리자 아이디가 대다수 웹사이트 운영 주체 측이 주로 쓰는 쉬운 아이디였고 비밀번호가 간단해 우연히 해킹에 성공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해당 사안을 취재한 <미디어스>의 9월 5일 기사에서 광주전남민언련 유영주 사무처장은 “관리자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언론사 및 사이트 주소에서 쉽게 추론될 만한 것이었다”라면서, “새벽에 우연히 관리자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로그인할 수 있단 사실을 알아낸 한 유저가 게시판에 올리자, 이천 여명의 ‘일베’ 유저가 한꺼번에 몰려들어 언론사 사이트를 마음대로 편집했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라도닷컴> 측은 8월30일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곧바로 수사를 의뢰했고 ‘일베’와의 관련성을 수사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어서 9월 2일엔 광주전남민언련의 논평이, 4일엔 광주시민단체협의회의 논평이 나온 바 있다. 당시 당일 새벽에 ‘일베’ 게시판에 관리자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적시한 게시물이 작성되었다고 삭제되었다는 증언들이 있었음에도 기사화가 된 이후 몇몇 ‘일베’ 회원들은 <미디어스> 기사에 대해 증거없이 ‘일베’를 폄훼한다고 항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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