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청년' 이상우가 지난달 30일 포털사이트 뉴스 검색어 순위 상위를 차지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다름 아닌 엉뚱하다는 이유에서다.

▲ 9월 29일 방송된 SBS '야심만만시즌2-예능선수촌'에 출연한 이상우. 화면 캡처.
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야심만만시즌2-예능선수촌'에 출연한 그는 학교를 자퇴한 이유에 대해 "학교가 멀어서"라며 "대학이 지방캠퍼스에 있어서 집에서 너무 멀었다. 거리가 머니까 마음에서도 멀어졌다. 그 외 부수적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게 자퇴한 결정적인 이유다"고 밝혔다.

다소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의 발언을 독자가 읽는 속도의 4배로 느리게 해서 다시 읽어보시길 바란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수족관에서 키우던 철갑성어가 죽어 애도하는 곡을 작사·작곡했다며 노래를 불러 관심을 끌었다.

노래가사는 이렇다. 제목 : 상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상어가 가재한테 물렸네
그래서 죽었네 그래서 건졌네
상어는 세 마리 가재는 두 마리
상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상우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고, 사뭇 진지했다. 그러나 나머지 출연자들은 자지러졌다.

이상우는 최근 SBS 주말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에서 구세주 역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그는 극중 오현경과의 러브라인을 구성하면서 잘생긴 연하남 대열에 합류해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무엇보다 이상우의 가장 큰 매력은 '느림'을 꼽을 수 있다.

그는 SBS '야심만만시즌2-예능선수촌'에서 출연진들의 질문에 다소 4차원적으로 단답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나머지 출연진은 웃지만 그의 표정은 하나도 변함이 없었다.

예를 들어 이렇다.

지난 22일 이상우는 '야심만만'에 출연해 "서인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허리 돌리는 게 좋다"고 엉뚱한 대답을 했다. 또 "서인영은 귀신에게 말도 건다. 그래도 좋냐?"는 질문에도 이상우는 "그래도 허리 돌리는 건 상관없으니까"라고 진지하게 답해 출연진들을 폭소케 했다.

엉뚱함과 느림이 어우러져 '4차원'이 연출된 것이다. 준수한 외모의 이상우가 이렇듯 느림을 통해 시청자에게 관심을 받은 것은 의아한 것이 아니다.

이상우의 데뷔는 2005년이다. 그러나 이제서야 주목을 받은 것에 대해 그는 "나는 느린 스타일이라 뭘 하든 여지없이 남들보다 못한다. 남들보다 시간도 더 많이 필요하다. 그걸 아니까 어쩔 수가 없다. 일단은 하다보면 나아지니까 오기와 끈기로 승부할 수밖에. 지금의 스피드가 느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작부터 느렸다. 지금이 적정 속도라고 생각한다"(스타뉴스 <이상우 "느리다? 지금이 적정속도다">2008.06.02)고 밝혔다.

또 그는 남들이 4차원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원래 나는 느리고 조용한 사람이다. 제 길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냥 그 길을 간다. 안달낸다고 그 길을 빨리 가는 것도 아니고, 또 빨리 가서 좋은 것도 없지 않나. 나는 그대로, 내 소신대로 간다는 생각이다. 사람이 변할 수는 없는 거다. 환경이 변하니까 적응을 해간다고 표현하고 싶다. 이런 지금이 나는 좋다." (스타뉴스 <이상우 "느리다? 지금이 적정속도다">2008.06.02)고 말했다.

▲ 사진 출처 이상우 홈페이지
여기서 이상우의 매력을 찾아볼 수 있다. 느림의 매력이다. TV 화면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빠른 말과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받게 마련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한없이 밝아야 하고, 위트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TV화면에서 편집되기 마련이다. 시청자들은 덩달아 이 같은 빠른 말에 적응돼 있다. 때문에 생각을 하는 모습이나 대화 도중 뜸을 들이는 것은 편집자에게 용납이 안 된다. 그런데 이상우는 다르다. 보는 이들에게 새로운 웃음을 줬다. 무엇보다 느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연예인으로 뜨고 싶은 이들은 하루에도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이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급한 마음에 빠른 말을 구사한다. 또 단시간에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때로는 그런 모습이 안쓰러울 때도 있다.

이들에게 이상우가 새로운 코드를 제공했다면 다소 엉뚱한 발상일까? 뜨고 싶으면 이제 느리게 말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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