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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 하청업체에 “파업 철회 각서 받아와야 일 준다”간접고용노동자들 현장복귀했지만 일 못해… 하청 “전부 씨앤앰 의지”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09.02 19:08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 씨앤앰이 하도급업체 노동자들에게 “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하고, 하도급업체에게는 이를 보증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씨앤앰의 방송과 인터넷 등을 영업, 설치하는 간접고용노동자들은 두 달여 간 이어진 파업과 직장폐쇄 이후 지난달 29일 현장에 복귀했으나 파업대체인력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씨앤앰은 하도급업체에 노조원에게 일을 주면 해당 업체의 영업지역을 회수하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케이블방송통신 공동대책위원회는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폐쇄 때문에 본의 아니게 파업권을 행사해왔던 노동조합이 약 두 달 간의 노숙농성을 접고 성실한 교섭을 통해서 장기간의 노사분쟁을 대화로 해결하려고 직장복귀를 선언했지만 씨앤앰은 비상대체인력을 제공한 외주업체들과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협력사들에게 직장폐쇄를 풀지 못하도록 하는 슈퍼‘갑’질을 통해, 또다시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다”고 밝혔다.

을지로위원회 등은 “직장폐쇄와 파업에 따른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부 공사업체와 방판업체로부터 비상대체인력을 투입한 사실은 이미 알려졌다”며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무력화시킨 원청의 비상대체인력 투입이, 파업을 철회해도 직장으로 돌아갈 수 없고, 협력업체들도 자신들의 의지로 직장폐쇄를 풀지 못하는 추악한 현실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협력사 노사문제라며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던 씨앤앰이 사실상 직장폐쇄를 지시했고, 지금도 통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가 공개한 하도급업체 사장과 희망연대노동조합 조합원 간 면담 내용.

실제 1일 한 하도급업체 사장은 현장에 복귀한 직원들과 면담에서 “(노조의 현장 복귀 이후) 나도 씨앤앰 본사에서 이틀 동안 욕먹고 있었다”며 “(조합원들에게 일을 주지 않는 것은) 내 의지가 아닌 씨앤앰 의지야. (씨앤앰은) 파업권 철회해서 CP인력(파업대체인력) 빠졌을 때 아무 문제 없어야 되는 거야. 씨앤앰에서는 ‘(조합원에게 일을 주면) 그러면 ○○○이 보증을 서라’ ‘그 인원 파업 나가게 되면 50명 이상을 또 꾸려 들어와야 한다‘ ‘또 그러면 ○○○도 자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씨앤앰은 확고해. 그래서 있던 일도 빼가겠다고 협박하잖아”라며 씨앤앰이 조합원에게 다시 파업을 않겠다는 각서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사장은 업무복귀 이틀째인 지난달 30일 직원과 통화에서 “본사에서 전화왔는데 어제 (조합원에게) 일 시킨 것 가지고 노발대발하고 있어. ‘주던 일마저 회수해버리겠다’고. 다음 주 월요일(1일)부터 AS 뭐니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우리 하게끔 너네가 빠져줘라. (씨앤앰이) 그나마 주던 것도 뺏어버린다”고 말했다.

씨앤앰은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가기 전인 5월 말부터 일당 20만 원의 대체인력을 투입해 업무공백을 메우고 있다. 7월20일까지 15억7천만 원, 연인원 8천 명을 투입했다. 노동조합이 전면파업에 나선 것이 7월9일인 점을 고려하면 8월 말까지는 두 배 이상의 인원과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씨앤앰 하도급업체들은 9월 현재 계약만료를 이유로 노동자 103명을 해고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소속인 해고자들은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58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 지난 7월8일 씨앤앰 간접고용노동자 수십 명이 대주주 MBK파트너스 사무실 주변 노숙농성에 돌입한 날, 하도급업체 13곳 이상이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서울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뒤편 농성장에 걸린 걸개그림. (사진=미디어스)

애초 씨앤앰의 하도급업체들은 노동조합에 임금 20% 삭감안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노동조합은 ‘사모펀드인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맥쿼리가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노동조합을 깨려고 한다’며 반발했다. 씨앤앰 경영진은 자신들이 미래창조과학부 관료들을 상대로 룸살롱, 골프장 접대를 했다는 내부자료가 유출되자 국회에 ‘하도급업체 문제를 잘 해결하겠다’고 밝혀놓고 며칠 뒤 돌연 입장을 번복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 대부분은 대주주들이 직접 결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도급업체 사장들의 말은 애초 동시다발 공격적 직장폐쇄를 결정한 주체도 씨앤앰, 현장복귀 조합원에게 일을 주지 말라고 지시한 것도 씨앤앰, 하도급업체 노사관계에 개입해 파업권을 흔든 것도 씨앤앰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을지로위원회 등은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무력화시키는 간접고용을 남용하고, 원-하청간 공정거래는 뒷전인체 하청 쥐어짜기를 통해 단기·고배당 이윤만을 추구해온 씨앤앰과 외국투기자본들의 민낯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적극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우원식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은수미 장하나 김기식 의원은 “이제 더 이상 헌법상 노동권과 생존권이 박탈되고, 안전의 사각지대에서 생명권마저 유린되는 우리사회 간접고용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며 “올해 국정감사에서 모든 관련 상임위를 통해서 문제를 드러내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변 류하경 변호사는 “하도급업체 노동조합의 파업 중 원청이 직영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파업권을 무력화하기 때문에 노조법 위반이고, 정당한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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