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면 있는 매력도 모를 수 있다. 아니 있는 매력도 익숙하니 없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것이 시청자가 가지고 있는 적응력이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것을 찾지만, 그 새로움도 익숙해질 시기가 되면 새로워도 더는 새로운 것이라 느끼지 않게 된다. <런닝맨>은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지만, 시청자들의 욕심은 이제 그 이상이다. 하지만 자세히 돌아보면 매력은 늘 존재한다.

<런닝맨>에서 시청자가 늘 알면서도 지나치는 ‘매력인 듯, 매력 아닌 듯, 매력 같은’ 매력은 친구 같은 제작진에 있다. 조효진 PD를 비롯한 임형택 PD가 대표적인 친구 같은 인물로 자리해 있고, 현재는 김주형 PD가 <SBS 인기가요> 연출을 맡아 떠난 상태, 그 자리엔 이세영 PD가 자리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조효진 PD는 늘 푸근한 인상과 웃음으로 출연진과 게스트를 대하며 같이 뛰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방송인 임성훈의 아들인 임형택 PD 또한 친구처럼 늘 곁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멱피디인 김주형 PD도 출연자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고, 이세영 PD는 갑자기 끌려 나가 막춤을 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제작진은 항상 고정 출연진과 친구처럼 편하게 말을 섞는 모습으로 거리감을 없애 더없이 편한 게임을 하게 한다. 이미 유재석과 오랜 호흡을 맞춰 온 조효진 PD는 어떻게 프로그램을 끌어가야 할지 아는 인물로 늘 출연진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너무 과한 게임룰이 있고, 실제 게임을 해보는 사이에서 그 문제가 보이면 백번 양보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쩔 수 없이 화면에 잡힐 때에도 늘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은 <런닝맨>이 즐기는 프로그램이란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임형택 PD 또한 출연진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도움을 주고, 같이 뛰는 모습이 자주 비친다. 게임을 좀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배려해 주는 것이야 제작진의 기본 덕목이라지만, 실제 그렇게 하기는 힘든 것이 현장 분위기이기에 친절한 배려들이 놀라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두 PD가 뒤에서 푸근하게 배려를 하는 타입이라면, 게임에서 직접 미션을 주고 부딪치는 PD가 멱피디. 멱피디 김주형 PD는 출연자와 팽팽한 신경전을 펼친다. 때로는 약 올리는 역할로, 때로는 어이없는 미션을 주어 당황케 하는 PD이기에 멱살을 부르는 PD인 멱피디가 된 그다.

이처럼 그들은 고정멤버와 친형 친동생처럼 지내는 모습으로 힘들 수 있는 촬영을 부드럽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런닝맨: 1470의 비밀> 편에서도 찾아보면 엉뚱한 출연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작진이 던져 놓은 게임의 룰은 멤버와 게스트가 쉽게 할 수 없는 레벨이어야 했다. 그래야 멤버뿐만 아니라 시청자도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

그래서일까? 송지효와 임슬옹 커플은(게임 내) 놀이기구를 이용한 비행 게임에서 지상의 물건 개수 맞히기에 도전했다. 그러나 지상의 물건으로 나온 게 엽기적이었던 것.

맞혀야 할 개수의 물건으로 장작을 쌓아 놓거나, 테니스공을 쌓아 놓고, 움직이는 강아지 인형을 널어놓은 장면은 소소하나 큰 웃음을 줄 수 있는 엽기적 장치였다.

또 유재석과 이성재의 커플에게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롤러코스터에서 스타 인물샷 찍기를 미션으로 주고, 이광수와 지창욱 커플에게는 곶감 미션을 주어 웃음 분량을 확보했다. 특히, 지창욱이 임한 곶감 먹기 게임은 그가 드라마 <기황후>에서 곶감에 환장한 모습을 연결해 폭소케 했다.

이어 근육이 많아 만세 상태로 팔이 귀에 닿지 않는 김종국을 위해 물풍선을 주는 모습은 작지만 큰 웃음거리였다.

<런닝맨> 제작진은 격이 없어 할 수 있는 미션들을 통해 거리감을 줄이고 있다. 이 거리감은 출연자와 제작진 간의 거리감뿐만 아니라 시청자와의 거리감도 줄이는 효과를 주어 매우 유용한 매력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런닝맨> 멤버가 더 친하게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