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임 이사장에 박근혜 정부의 자문을 맡았던 '우익 역사학자'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끝내 선임됐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1일 오전9시 긴급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해 이길영 전 이사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신임 이사장에 이인호 서울대 명예 교수를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정부여당 추천 최성준 위원장과 허원제 부위원장, 이기주 상임위원의 표결강행에 따른 것이다. 야당 추천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은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연합뉴스
이길영 전 이사장이 급작스레 사퇴한 이후 추천 지분이 ‘여권’에 있었기 때문에 친 정부 인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은 컸다. 그러나 이인호 교수는 단순히 친 정부적 인사라는 점을 넘어 그동안 우익적 역사관을 대변해왔던 인사라는 점에서 '최악'이라는 비판이 크다.(▷관련기사 : 박근혜 자문했던 이인호 교수 KBS 이사장에 내정, 왜?)

이인호 교수는 KBS의 단독 보도로 낙마한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을 보고 “감동받았다”, “이를 반민족이라고 하면 제정신이 아니고 마녀사냥이다. 비이성적이고 양심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발언했던바 있다.

KBS새노조, “문창극 인사검증팀 중징계 할 수도…낙하산 이사 반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노조)는 지난 30일 이인호 교수와 관련해 “청와대가 개입해 기획한 낙하산이사”라면서 ‘절대반대’ 입장을 밝혀, 내부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KBS 새노조는 “전광석화처럼 진행되는 이사 선임절차 뒤에는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KBS를 장악하겠다는 박근혜 정권의 기획 하에 퍼즐처럼 짜맞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BS 이사회가 문창극 인사검증팀을 중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코미디가 연출될 수도 있다. 건국대통령 이승만을 칭송하고 식민지지배를 정당화하는 보도와 프로그램이 또다시 KBS전파를 타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야당추천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은 오후2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인호 교수 선임에 대한 비판과 우려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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