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촛불집회에 참여한 '유모차부대'(http://cafe.daum.net/Umom) 카페 운영자에 대해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에 나서자 야권과 시민사회가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아고라에서는 표적 수사 반대 청원운동이 벌어지는 등 네티즌들의 반발도 거세다.

민주당 등 야권은 "경찰이 죄없는 엄마들까지 잡아들여 공안정국의 볼모로 삼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고, 광우병대책회의는 경찰 수사를 '네티즌탄압'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 지난 2일 발의된, 다음 아고라의 '유모차부대에 대한 표적수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청원.
경찰은 '유모차부대' 카페운영자인 정씨 등 2명에 대해 인터넷 카페를 통해 촛불집회에 유모차를 동원한 여성들의 집회 참여를 주도한 혐의를 적용했으며, 유모씨에게는 촛불집회에서 유모차를 이용해 경찰의 물대포차 진로를 가로막는 등 교통을 방해한 혐의를 내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카페 운영자의 집까지 직접 찾아가 출두해 조사 받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경찰이 국민탄압, 종교탄압에 이어 엄마탄압까지 자행하고 있다. 자식을 걱정하는 죄없는 엄마들까지 잡아들여 공안정국의 볼모로 삼으려 하는 경찰은 대오각성해야 한다"며 경찰 수사를 비판했고,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유모차 부대'에 모호하고 불확실한 개념인 '선동'을 혐의로 적용하는 것은 자의적인 법 집행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부성현 부대변인은 "경찰은 화풀이성 보복수사로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100만이 넘는 시민들을 다 가둬야 수사를 마칠 것"이라고 규탄했다.

광우병대책회의는 2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예고없이 집을 방문하고 출두해 조사받을 것을 요구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고, 불응시 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언급도 사실상의 협박"이라며 경찰 수사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인터넷 상에서도 '유모차부대' 수사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유모차부대에 대한 표적수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청원이 지난 20일 발의돼 진행중이다. 발의 이틀째인 21일 오전 10시 현재 1120명의 인원이 서명에 동참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 지난 6월 광우병 쇠고기 반대집회에서 유모차 행진을 벌이고 있는 시민들 ⓒ윤희상
아고라 토론방에서는 유모차 부대 수사와 집회현장에 아기를 데리고 간 행위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아이디 'Bigman'은 "유모차 때문에 다친 사람 있느냐. 엄마들이 유모차를 반정부투쟁의 무기로 사용 했느냐. 아니면 유모차로 쿠데타를 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디 '해님별'은 "부정직한 정권의 국민 학대다.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돌려달라"고 주장했고, 아이디 'eureca'도 "유모차에 아기를 태워 자신의 의지를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심정을 모르시겠냐. 이 정권 정말 한심하다.역사의 한 페이지를 어떻게 장식할지 기대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아이디 '느끼보이'는 "무모한 엄마들의 행동은 자칫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었다"며 "시위현장에 동행됐던, (유모차타고 있던) 아이들도 엄연한 인격체이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권리가 있는 사람인데 가족이라는 구속에 속박받고 끌려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악즉참'은 "살수차를 유모차로 막은 아줌마들은 법과질서부터 배워야 한다"고 밝혔고, 아이디 '아로미' 역시 "아이를 방패막 삼은 게 잘한건 아니다"라며 경찰 수사에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유모차부대 카페 회원들은 22일 오전 11시 서울지방경찰청 정문 앞에서 광우병대책회의와 함께 경찰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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