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전 7시 50분께 서울 시립동부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김영오 씨 (사진=연합뉴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함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0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결국 병원으로 후송됐다.

서울 광화문 국민농성장에서 단식 중이던 김영오 씨는 22일 오전 7시 50분께 서울 용두동 시립동부병원으로 후송됐다. 극심한 저혈압과 저혈당으로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이날 오전 “유민아빠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돼 병원으로 후송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완강히 버티고 있다. 그러나 더 기다릴 상황이 못돼 강제로라도 후송하려고 한다. 8시까지 설득해 보고 강제후송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김영오 씨 주치의인 이보라 시립동부병원 내과 과장은 오전 9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혈압이 91까지 떨어져 쇼크 상태 수준이고 혈당 수치는 57 정도”라며 “김영오 씨는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다고 했는데, 구급차에서 산소 포화도를 확인했을 때 이 부분은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이보라 과장은 “유민아빠가 회복하려면 두 달의 복식기간이 필요하지만 언제 입원을 할지 기간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보라 과장은 김영오 씨는 수액, 비타민, 전해질 미량 원소를 맞았고 이날 점심부터 보리차, 미음, 맑은 된장국의 식사로 보식을 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김영오 씨는 거부해 설득이 이루어지고 있다. 김영오 씨는 현재 혈당검사, 간 기능 검사, 신장 검사, 전해질 검사 등을 받았고, 오전 10시 전후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보라 과장은 2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영오 씨의 건강 상태가 더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보라 과장은 “어젯밤부터 전신 근육통과 두통이 심해지면서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한다. 아침에 체크해 보니 혈압이 90~60 정도로 많이 떨어져 있고 저혈당도 심해 매우 상태가 안 좋다”라며 “기존 체중에서 18% 이상 몸무게가 감소하면 생명이 위험한데 현재 17% 이상 감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는 치료를 받더라도 후유증이 많이 남게 된다.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사망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라 과장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의 대화 과정에서 언성을 높였던 것과 20일 박근혜 대통령에 면담 요청을 하러 갈 때 경찰에 막혀 2시간 가까이 실랑이 한 점이 건강이 악화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8.18 합의 이후 김영오 씨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 단식 39일째였던 어제(21일)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처음으로 단식 중이던 천막이 닫혔고, 앉아 있을 근력이 부족해 누워서 방문 인사들을 맞았다. 오후 3시로 예정됐던 청와대 면담 요청도 취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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