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CoMP, HetNet/eICIC에 이은 LTE-A 기술 특집 시리즈 4편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CoMP나 HetNet등 보다는 덜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만 여전히 LTE-A의 주요 기술로 꼽히는 것들을 모아서 더 짧고 쉽게 핵심만 정리하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먼저 SON과 향상된 MIMO에 대해서 다루겠습니다.

SON: 복잡한 설정을 기지국 스스로

통신 사업자가 통신망을 확장하기 위해 새 기지국을 설치하려면 설치할 위치를 정하기 위해 기존의 커버리지와 그 지역의 트래픽, 설치 비용 등을 계산해야 하고, 또 그 근처 기지국들의 간섭이나 건물 등의 영향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게 끝나면 실제로 설치하는 건 전문 인력이 동원되어야 하고, 그 이후의 최적화도 전문 인력이 해야 하고, 만일 고장이 나면 이걸 고치는 것도 전문 인력이 해야 합니다. 인력이 부족한 건 물론이고 굉장한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소모되겠지요.

자가 구성 네트워크(Self-Organizing Network, SON)는 이러한 비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입된, 기지국의 초기 설치와 유지를 기지국 스스로 할 수 있게 하여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기술입니다. 이름 그대로 ‘스스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한 것이지요. LTE(Rel.8)에서 처음으로 도입되었지만, Rel.9와 LTE-A인 Rel.10에서 계속해서 추가되고 완성되면서 LTE-A 세대의 기술로 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SON은 크게 셋으로 나뉘는데, 자가 설정, 자가 최적화, 그리고 자가 치유가 그것입니다.

자가 설정(Self-configuration)은 기지국을 설치했을 때 복잡한 조작 없이도 스스로 설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플러그 앤 플레이라고 해서, 윈도우에서 USB 메모리를 끼우면 복잡한 드라이버 설치 없이도 알아서 드라이버를 잡고 이동식 디스크를 띄우듯이 기지국의 전원을 연결하면 IP 주소를 할당 받는 등의 동작을 스스로 수행하거나, ‘자동 이웃 관계’라고 해서 이웃한 기지국들을 자동으로 찾아 등록하고 사라진 이웃 기지국은 자동으로 삭제하는 등의 동작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LTE(Rel.8)에서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자가 최적화(Self-Optimization)는 스스로 설치하고 구성하는 정도를 넘어서서 기지국이 신호 출력 세기나 트래픽 등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면 어떤 기지국에 사용자가 너무 몰릴 때 다른 기지국으로 부담을 넘겨줄 수 있고, 핸드오버(다른 기지국으로의 끊김 없는 이동)가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게 되어서 신호가 끊겼을 때 이후엔 방지하도록 신호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간섭이나 전력 소모 등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이 기술은 LTE(Rel.9)에서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또 자가 최적화에 포함되지만 LTE-A 세대의 기술(Rel.10)로, 드라이브 테스트 최소화라는 것이 있습니다. 드라이브 테스트는 차를 타고 다니면서 직접 통신 환경을 측정하여 음영 지역을 찾고, 커버리지 지도를 그리거나 그에 따른 최적화를 계획하고 시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쉽게 예상할 수 있듯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드라이브 테스트 최소화를 활용하면 기지국에 연결된 단말기들이 스스로 통신 환경에 대한 리포트를 하게 함으로써 테스트의 필요를 격감시킵니다.

자가 치유(Self-Healing)는 한 술 더 떠서 기지국에 고장이 나거나 서비스에 장애가 생겼을 때 스스로 감지하고 장애를 복구하는 기능입니다. 여기에는 재부팅을 스스로 시행한다거나, 통신사에게 자동으로 경고를 보내서 더 빨리 대응하도록 하는 시스템 등이 포함됩니다. 또 어떤 한 기지국에 고장이 나고 스스로 복구에 실패했을 때, 다른 기지국이 그것을 감지하고 스스로의 출력 세기를 늘리거나 안테나의 방향을 꺾어 고장난 기지국의 영역을 커버하는 기술도 있습니다. LTE-A인 Rel.10에서 도입되었습니다.

SON을 도입하면 LTE-A의 다른 기술들과도 연계하여 그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HetNet과의 연계가 있습니다. HetNet을 위한 SON은 LTE-A(Rel.11)에서 확장되는데, 스몰셀을 설치할 때 SON을 이용하면 일반인이라도 초기 설치를 아주 간단하게 그저 전원만 꽂으면 할 수 있고, 복잡한 최적화도 전문 인력 없이 스몰셀 스스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활용한 예로, 퀄컴은 스몰셀을 무계획적으로 잔뜩 보급한 다음 트래픽 용량을 크게 증가시키고, 이렇게 늘어난 기지국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자사의 SON 솔루션인 UltraSON을 이용하여 스스로 최적화를 진행해 앞으로 다가올 1000배 트래픽 시대를 대비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향상된 MIMO: 숫자는 멋지지만

다중 입력-다중 출력(Multiple-Input and Multiple-Output, MIMO)는 안테나를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사용하고 각 안테나마다 다른 정보를 송신함으로써 전송 용량을 증대시키는 기술입니다. 즉 LTE/LTE-A에서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과 더불어 최대 전송 속도를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이한 기술입니다. LTE(Rel.8)에서도 MIMO는 사용되고 있었지만, LTE-A(Rel.10)에서는 이 MIMO의 기능이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운링크(하향)에서 단일 유저에 대한 MIMO(SU-MIMO)를 8x8MIMO까지, 즉 송신측과 수신측에 안테나가 각각 8개씩 연결되는 것을 지원합니다. 업링크(상향)에서는 4x4MIMO까지 지원합니다.

다중 유저에 대한 MIMO (MU-MIMO)라는 것도 있는데, 역시 LTE-A에서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SU-MIMO와 달리 MU-MIMO는 기지국에서의 송신을 하나가 아닌 여러 단말기가 수신하게 됩니다. 아래의 그림을 참고하시면 이해하시기 쉬울 것입니다. MU-MIMO는 네트워크가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이나 경계 지역에서의 성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만, 최대 전송 속도를 향상시키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SU-MIMO에 한정하기로 합니다.

▲ SU-MIMO (단일 유저 MIMO) vs MU-MIMO (다중 유저 MIMO)

MIMO에서는 사용되는 안테나의 개수가 양쪽 모두 2배 증가하면 그만큼 전송 속도도 2배 증가합니다. 기존 LTE에서는 다운링크에서는 4x4MIMO까지만, 업링크에서는 아예 지원하지 않았었습니다. 예를 들면 캐리어 어그리게이션을 하지 않았을 경우의 최대 대역폭인 20MHz에서 2x2MIMO로는 150Mbps를 낼 수 있습니다. 이게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형태지요. 만약 4x4MIMO였다면 300Mbps였을 것이고 8x8MIMO라면 600Mbps나 됩니다. CA처럼 신나게 속도가 몇 배씩 뻥튀기되지요. 여기에서 만약 100MHz까지 CA를 한다면 3000Mbps (3Gbps)라는 말도 안 되는 속도가 가능합니다. LTE-A의 이론적인 최대 전송 속도지요.

▲ LTE 최대 전송 속도 (http://www.artizanetworks.com/lte_tut_adv_acceleration.html)

그런데 똑같이 최대 전송 속도를 향상시킴에도 불구하고 CA에 비해서 향상된 MIMO는 별로 주목 받지 못합니다. 첫째로는 위에서 언급했듯 기존 LTE에서 이미 2x2MIMO를 거의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LTE-A에서는 다운링크에서 8x8MIMO가 새로 지원된다고 하지만, 사실 아직 4x4MIMO조차도 비현실적입니다. 4개의 안테나를 한 단말기 안에 넣을 공간과 안테나가 많아지면서 늘어나는 전력 소모 등에서 큰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아직은 너무나도 요원합니다. 업링크의 경우 SU-MIMO는 아예 사용되고 있지 않고, 또 업링크의 전송 속도는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러니 LTE-A에서 SU-MIMO의 스펙이 향상되었다고 해도 전혀 사용하지 못할 것들이지요. 그런데 왜 굳이 8x8MIMO까지 스펙에 추가되었을까요.

MIMO가 향상되는 이유: 스펙트럼 효율

IMT-Advanced (‘4G’)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 LTE-Advanced는 다운링크에서 1Gbps의 속도를 달성하는 것이 필요한 동시에 높은 ‘스펙트럼 효율’을 달성해야 했습니다. 스펙트럼 효율은 초당 대역폭당 전송 속도(bit/s/Hz)로 측정되는데, 곧 대역폭이 한정되어 있을 때의 전송 속도를 따지는 것입니다. 대역폭을 계속 넓히면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기야 하겠습니다만, 항상 대역폭은 부족하기 때문에 한정된 대역폭 안에서 최대한의 속도를 내는 것(곧 효율)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CA는 대역폭을 확장시킬 수 있지만 한정된 대역폭 내에서 속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LTE-Advanced에서는 스펙트럼 효율의 추가적인 향상을 위해 8x8MIMO의 도입이 필수적이었습니다. MIMO를 활용해서 전송 속도를 늘리는 것은 추가적인 대역폭을 필요로 하지 않고 또 스펙트럼 효율을 가장 직접적으로 향상시키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같은 대역폭 안에서 전송 속도를 몇 배로 향상시키기 때문이지요. IMT-Advanced의 다운링크 스펙트럼 효율 기준은 기존 LTE도 맞추었지만, 8x8MIMO는 LTE-A 자체적인 목표를 위해 도입된 것이고, 업링크의 경우는 승인을 위해 MIMO 도입이 꼭 필요했습니다.

결국 LTE-A에서의 MIMO 향상은 스펙을 충족시키고 먼 미래를 도모하기 위한 기술이지, 그것이 지금 무언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SU-MIMO에 한정된 이야기이고, MU-MIMO의 경우는 LTE-A에서 여러 신기술들이 도입되어서 성능의 향상을 가져올 수는 있습니다만, 역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LTE-A의 CoMP나 HetNet/eICIC 등을 열심히 홍보하는 통신사도 MIMO의 향상은 별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요.

이번 글에서는 SON과 향상된 MIMO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SON은 기지국들이 네트워크를 스스로 설치하고 최적화하고 문제가 생기면 치유하여 망 관리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었고, LTE-A에서 MIMO는 기존보다 스펙이 더욱 향상되어 더 높은 스펙트럼 효율을 달성하도록 하였습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다음 글에서는 D2D와 릴레이 기지국 등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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