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7.30 재보궐 선거 패배 이유로 ‘휴가철 낮은 투표율’과 함께 전략공천, 야권단일화 잡음을 비롯해 세월호특별법 논의에서 보인 야당의 ‘능력 없음’이 꼽힌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전략홍보본부장)은 31일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집권 초기에 진행된 선거였고 시기가 휴가철이었다는 점을 들며 “야당의 무덤이라고 할 만큼 굉장히 어려운 지형도를 갖고 출발했다”고 말했다.
여야가 공히 이번 선거결과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꼽은 것은 세월호 참사와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다. 박근혜 정부는 참사 초기 구조와 후속조치에 실패했고, 세월호특별법 이슈에서도 국민 대다수가 반발하는 빈껍데기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정부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불리해졌다. 그러나 국면은 달라졌다. 모든 수사기관과 언론이 유병언 전 회장 등 유씨일가에 집중했고, 결국 선거를 앞두고 유 전 회장의 사체가 발견됐다.
야권에서 유일하게 수도권에서 이긴 박광온 당선자(수원 영통)는 3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4대 11로 참패한 이번 선거의 의미를 묻는 사회자 질문에 “제가 보기에는 선거가 선거로만 치러진 것이 아니고 유병언이라는 한 인물이 선거를 다 빨아들인 그런 선거가 없는 선거가 아니었나 하는 첫번째 생각이 든다”며 “그로 인해서 투표율이 굉장히 낮아진 것이 패배의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광온 당선자 이야기는 야당이 유병언 정국을 제대로 돌파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고도 세월호특별법 논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오히려 “유병언이 아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여당, 국가기관이 만든 ‘유병언 선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유병언 프레임’에 갇혔다.
애초 선거 전망을 불리하게 봤던 새누리당도 승리 요인으로 ‘유병언’을 꼽는다. 김재원 원내수석부총무는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유병언 관련 새정치연합의 대응이) 사실은 민심을 상당히 악화시켰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저로선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총무는 “(야당이)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선거에 이기겠다는 그런 모습을 너무 끝까지 보여줬고 그것이 국민들께 많은 비판적인 인식을 자리잡게 하지 않았는가 생각된다”며 “최근에는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는 유병언씨의 그 시신이 뒤바뀌었다, 이것을 공당의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는 이런 사태에 이르면서 결국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 전 회장이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세월호 참사와 인사참극 등으로 여론이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울며 겨자먹기로 ‘박근혜 마케팅’을 포기하고 ‘동작을 강남처럼 만들겠다’는 식의 지역개발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야당은 실력을 보여주기는커녕 유병언 프레임에 갇혔고, 그마저도 잘못된 대응을 해버렸다. 야당의 패착은 이제 세월호특별법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