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여있던 SM 신인 걸그룹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룹명은 레드벨벳(Red Velvet). 강렬하고 매혹적인 컬러 '레드(Red)'와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의 '벨벳(Velvet)'을 매치시킨 데서 볼 수 있듯,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슬기, 아이린, 웬디, 조이 등 4명으로 구성된 레드벨벳은 8월 4일 디지털 싱글 '행복(Happiness)'을 발표한 뒤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증 하나. 레드벨벳은 과연 같은 소속사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에프엑스, 엑소 등 선배 그룹처럼 국내 최정상급 아이돌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

장담할 순 없지만, 적어도 올해 데뷔하는 신인 걸그룹(혹은 아이돌) 중에선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경쟁력이란 멤버들의 외모나 노래, 혹은 춤 실력을 말하는 건 아니다. 바로 포화상태에 다다른 아이돌 시장에서 가장 먼저 선점해야 할 ‘인지도’를 일컫는다.

레드벨벳(Red Velvet)은 정식 데뷔도 하기 전에 SM 소속사란 이유만으로 벌써 그룹명과 멤버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각종 연애매체는 앞 다투어 이들의 데뷔 소식을 전하고 있고,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는 ‘레드벨벳’이란 네 글자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SM이라는 탄탄한 기획사의 홍보플랜은 차질 없이 진행되는 듯 보인다.

1년에 적게는 20개에서 많게는 30~40개의 아이돌 그룹이 부푼 포부를 안고 가요계에 도전장을 던진다. 이들 중 대중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그룹이 과연 얼마나 될까. 노이즈 마케팅으로 주목받거나 혹은 과도한 노출로 이목을 끌지 않는 한 대부분의 팀들이 이름조차 알리지 못한 채 활동을 접고 있는 게 현실이다. 레드벨벳은 이미 데뷔도 하기 전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더불어 그룹명까지 언론과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레드벨벳은 소녀시대와 에프엑스를 이어 SM의 대표 걸그룹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몇 년 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으로 명성을 떨칠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른 신인 걸그룹에 비해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스타를 만드는 것은 누구일까? 대중일까, 언론일까, 기획사의 힘일까. 과거에는 대중의 힘이 매우 컸다.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의 배우가 스타가 되고, 앨범을 많이 판 가수가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언론은 여론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팬이 스타를 만든다는 건 당연한 말이었다.

하지만 레드벨벳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제는 팬만이 스타를 만드는 건 아니다. 기획사의 힘이 크면 클수록, 그리고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 등장할수록, 그들은 반스타가 되어 출발점에 서게 된다. 팬이 모이고 스타가 되는 건 어쩌면 시간문제다.

또 요즘처럼 연예기획사가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지향하며 가수, 배우, 개그맨 등 다양한 장르의 스타를 모으는 시대에서는 기획사의 힘이 더욱 중요해지는 분위기다. 기획사이 힘이 클수록 예능이든 드라마든, 대중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형 기획사에서 자체 드라마를 만들기도 하고, 같은 소속사의 연예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기획사는 스타로 발돋움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조건처럼 보인다.

과연 스타를 만드는 것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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