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전 10시 취임한 조대현 KBS 신임 사장 (사진=미디어스)
조대현 신임 KBS 사장이 “KBS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위기를 극복, 이를 통해 KBS가 국민과 시청자들에게 왜 필요한지를 알리겠다”며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8일 오전 10시, 제21대 조대현 신임 KBS 사장 취임식이 열렸다. 조대현 사장은 <국민이 원하는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의 프레젠테이션으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국민이 원하는 공영방송’은 제가 이번 공모 때 냈던 경영 비전에 썼던 제목”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시종일관 KBS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를 되짚고,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회사는 중요합니까’, ‘우리 회사는 고객에게 중요합니까’, ‘우리 회사의 10년 후 모습은 무엇인가요?’, ‘우리 회사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등의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하는 방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후, 조대현 사장은 KBS가 현재 정체성·정당성, 방송, 경영, 조직 부문에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조대현 사장은 “현재 KBS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체성, 정당성 위기”라며 “당신들이 진짜 공영방송인가. 당신들은 수신료를 받는데 그걸 받을 자격이 있느냐 하는 질문을 받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적자 해소 △공정성 시비 탈피 △인사·조직문화 회복 △프로그램 혁신 △공영방송 위상과 역할 회복 등을 임기 내 5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5대 과제 중 ‘공영방송 정체성과 위상 회복’ 가장 강조

적자 해소에 대해서는 위기관리, 비상경영 조직을 만들고 단기적으로 적자를 막고 흑자 기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체질점검을 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각 부서에서 인정받는 중견 사원들을 모아 관련 조직을 만들고, 획기적으로 편성의 틀을 바꿔 보겠다고 설명했다. 상하 관계에서의 지시가 아니라 “함께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정성 시비 탈피 관련해서는 “KBS 뉴스는 항상 신뢰도, 영향력에서 1위였는데도 저런(공정성 시비) 얘기가 있다”며 “우리 구성원뿐 아니라 밖에서까지 인정하는 KBS 저널리즘을 만드는 작업을 외부 전문가 참여를 통해 만들겠다”고 전했다.

조대현 사장은 인사의 권위와 조직문화 회복의 중요성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조대현 사장은 “성과, 실적, 그 부서 구성원들의 평판 등을 가지고 ‘정말 저 사람은 할 만해’라는 평가가 나오는 사람에 인사를 하겠다”면서 “여러분들에 대한 평가는 이미 나와 있으니 인사 청탁하지 말라. 청탁 시 제가 도저히 못 견디겠으면 (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노조와 끊임없이 대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대현 사장은 “우리 조직에 정말 중요한, 경영의 카운트파트는 노동조합”이라며 “노사관계의 성공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비결은 바로 ‘대화’다. 끊임없이 대화해 신뢰를 찾겠다. 저부터 원칙을 지키고 노동조합에게 원칙을 지켜달라고 얘기하겠다. 원칙과 신뢰가 살아 있는 노사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혁신에 대해서는 2015년 1월 1일을 ‘프로그램 대개혁’이 일어나는 D-DAY로 정하고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조대현 사장은 “KBS를 창조적인 기운이 넘치는 회사로 만들겠다”며 “그러기 위해 지상파, 종편, 케이블, 지역사까지 대한민국에서 방송되는 모든 프로그램의 컨텍스트를 놓고 시청자 조사를 하겠다. 그래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우리가 해야 하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 조대현 KBS 사장이 밝힌 5대 경영 비전 (사진=미디어스)

조대현 사장은 이 같은 과제 수행을 통해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KBS가 국민에게 시청자들에게 왜 필요한지 알리겠다. 여러분들과 같이 (KBS가) 정말 필요하다고 느끼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대현 사장은 ‘공영방송 KBS의 위상 회복’만큼이나 ‘함께’, ‘같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톱다운 방식이 아닌 전 직원과 ‘협력’해서 현재 KBS가 봉착한 위기를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KBS이사회에 제출했던 자신의 경영 비전을 사내 게시판에 게시하는 등 경영 정보를 공개하고, 의례적인 월례 회의를 열기보다는 직원들이 같이 참여하는 크고 작은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조대현 사장은 “저는 수많은 성공과 성취를 이룬 여러분들을 믿는다”며 “짧으면 짧고 길면 그런 시간(임기) 정말 제 모든 것을 바쳐, 34년 동안 KBS에서 받은 모든 것을 쏟겠다. 같이 갑시다”라고 취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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