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8.8.18 토 23:38
상단여백
HOME 미디어뉴스 인터뷰
"세월호 농성은 논쟁적 이슈, '다큐3일'에는 불가하다"[인터뷰] KBS <다큐3일> 제작중단, 부장과 PD의 엇갈리는 입장
김수정 기자 | 승인 2014.07.21 20:30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농성 중인 유가족들 이야기를 담은 KBS <다큐3일> 방송이 제작중단됐다는 소식이 21일 전해졌다.

오는 24일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세월호 유가족들의 3일을 제작할 예정이었던 홍기호 PD는 21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방송이 제작중단에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반대 이유는 △논쟁의 현장을 다루는 것이 <다큐3일>의 프로그램 특성과 맞지 않고 △세월호 유가족들은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이익 당사자이기 때문에 국회 농성장을 취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지난 12일부터 국회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김규효 기획제작국장은 “국회 농성 상황을 취재, 방송하는 것은 의도와 상관없이 목적성을 띄게 되므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난색을 표했고 책임프로듀서(CP)인 장영주 부장은 “논쟁적 이슈는 ‘적절한 불편부당성’을 가져야 한다”는 BBC의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다큐3일>은 해당 이슈를 다루기 적절치 않다고 반대했다.

특히 장영주 부장은 세월호 유가족은 이익집단으로서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농성하고 있고, 세월호의 경우가 특수하긴 하나 입법기관인 국회에서의 농성은 대의정치를 전면 부정하는 불법 행위이므로 다룰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기호 PD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 따르면, 아이템을 가지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장영주 부장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현재 상황을 시청자들이 왜 알아야 하는가”, “작은 사고로 죽은 사람은 국가로부터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하니 가장 불쌍하다. 세월호 특별법 자체가 오버”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홍기호 PD는 “공영방송 KBS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의무가 있다. <다큐3일>에서 세월호 100일을 맞아 유족들의 3일을 조망하려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데스크의 주장대로라면 갈등과 논쟁의 현장을 취재한 모든 르포는 중립성을 상실한 다큐가 된다. 다큐멘터리가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지 여부는 포맷이 아니라 제작자의 의지와 노력이 결정한다”며 “설혹 여권의 다른 목소리를 담지 못하면 간접적으로 반대 입장을 적시할 수도 있다. 유족의 주장만을 절대적으로 옳은 것으로 단정하지만 않으면 된다. 취재원과 취재자의 입장을 혼동할 만큼 내 직업관이 흐릿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제작중단 지시를 내린 장영주 부장과 제작진인 홍기호 PD가 각각 현격한 입장 차를 보이는 상황이다. <미디어스>는 21~22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양쪽의 입장을 각각 들어 보았다. 

[인터뷰] 장영주 부장·<다큐3일> CP

- 세월호 유가족 국회 농성을 다루려던 <다큐3일> 제작 중단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어제 코비스(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 보셨죠? 거기에 대부분 나와 있다.

- 언론 인터뷰에서 “세월호 관련 아이템을 광화문 농성현장이나 팽목항 현장 등 다른 아이템으로 다루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이라고 답한 것을 봤다. 그런데 홍기호 PD는 세월호 유가족의 3일을 촬영하며, 국회 농성장뿐 아니라 광화문, 팽목항 등 다른 장소로의 이동도 함께 다루겠다는 점을 밝혔다고 한다. 말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국회가 아무리 엉망이어도 기본적으로는 대의기관이기 때문에, 문제는 가족들의 심정은 안타깝지만 국회 내부의 농성은 현행법상으로 불가능하다. 사실은.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는데 거기를 메인으로 우리가 <다큐3일>을 촬영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누구도 말하지 않지만 엄밀하게, 장기적으로 보면 외부인이 들어가서 국회 내부에서 농성을 하는 것은 명백하게 현행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그걸 찍지 말고 광화문이나 안산이나… 유가족들이 팽목항으로 가는 일정이 있다고 들었다. 그러니 그걸(국회 농성장 장면을) 빼고 가자고 했다. 그런데 그걸 (홍기호 PD가) '그렇게는 안 되겠다'고 해서 이렇게 된 것이다.

- <그것이 알고싶다>, <다큐스페셜>에서도 세월호 아이템이 방송 연기되거나 PD의 성향을 문제 삼아 갑작스레 교체가 이뤄지는 등 고초가 있었다. 방송사에서 세월호 아이템을 다루기 부담스러워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전혀 아니다. 이거는 제가 사실 새 사장이 오기 때문에, 제가 CP인데 곧 그만둬야 한다. 제가 길환영 사장 나가라고 한 당사자다. 그 다음 사장이 앞에 사장 등에 칼 꽂은 사람을 쓰겠나. 당연히 저는 안 한다. 할 수도 없고. 그런데 제 양심상, 세월호 유족들이 아무리 안타깝다 하더라도 국회에서, 사실은 참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법 안에 있지 않은 농성을 <다큐3일>에서 하는 건 굉장히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제가 CP로 있는 프로그램 중에 <추적60분>도 있다. 이 아이템은 <추적60분>에서 다뤄야 할 아이템이지, 이걸 왜 <다큐3일>에서 하느냐는 이야기다. (유가족들이) 국회로 간 이유는 모든 것이 세월호 특별법으로 좁혀진다. 세월호 유족들이 국회로 간 것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빨리 해달라는 이유로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현재 국회에서는 양 당의 의안이 다르고 서로 난리가 나지 않았는가. 법안 빨리 만들어달라고 하는 것을 <다큐3일>에서 방송하는 것은... 국회의 농성이 아닌 쪽으로 하면 당연히 되죠.

- <다큐3일>의 특성 상 논쟁거리를 다루는 게 어렵다는 의미인가.

<다큐3일>은 절대적으로 논쟁적 주제를 잘 다룰 수 있는 포맷이 아니다. 기획의도 자체가 따뜻한 시선으로 그 현장을 보는 거다. 그렇게 되면 세월호 특별법은, 우리가 어디를 따뜻한 시선으로 봐 줄까요. 새누리당을 따뜻하게 볼까요? 아니면 전원을 의사자 지정하자는 민주당 법안을 따뜻하게 볼까요? 아니면 유가족이 낸 법안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줄까요? 가장 큰 문제는 어느 한 안을 잡더라도 이것이 서로 논쟁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대쪽 입장도 담아야 하는데 <다큐3일>이 어떤 입장과 반대된다고 해서 반대쪽 입장 담는 거 봤습니까? 아니죠? <다큐3일>은 기본적으로 어떤 논쟁이 오가는데 그 반대쪽 사람들 찾아가서 인터뷰하고 그런 프로가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국회 농성장은 <다큐3일>보다는 다른 시사 프로그램에 더 적절하고 잘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은,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장면보다는 텅 비어가는 진도나 안산이나 이런 쪽으로 유족들이 가는 모습 이런 쪽으로, 이렇게 구성이 왜 안 되나.

그리고 이 문제가 왜 기자님께서 전화를 해야 하나. 팀 내부의 문제인데. 팀 내부에서 이 아이템을 다룰 건가 말 건가 하고 있는데, 이게 바로 편성규약에 나오는 부당한 간섭이다. KBS 팀 내부의 논의가, 세상에 어떤 팀에서 PD가 아이템 하나를 가지고 들어오면 OK 하는가. 그런 팀은 없다. 다 논쟁의 대상이 된다. 이 아이템은 시청률이 안 나올 것 같다, 이건 의미가 없다 하면서 논쟁을 벌인다. 어떤 때는 PD가 아이템 하나 잡기 위해서 10개 넘게 가지고 와서 왈가왈부한다. 그때마다 다 외부에서 개입할 건가.

홍기호 PD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 제작자율성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외부로 릴리즈해서 팀 내부 문제를 외부로 가져간 것밖에 안 된다. 심지어 <오마이뉴스>는 (이 소식이) 홍기호 기자 이름으로 나왔다. 이게 뭔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죠? 그리고 지금 업무를 못하고 있다. 어제 오늘 계속.

제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시면 홍기호 PD가 이야기한 내용에 대한 그 답변이 있다. 그 답변에 제가 분명히 얘기했다. 국회 농성만 가지고 <다큐3일>은 힘들다. 국회 농성은 위법이다. 그 사람들이 안타까워서 말을 하지는 않지만 국회에 외부인들이 농성하는 걸 (프로그램) 앞에 넣게 되면 엉망이 된다. 세월호는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인정해 줘야 한다고 하지만, 심정상으로는 이해가 가능해도 공식적으로 다루기는 힘들다.

단식 농성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자? <다큐3일>의 기본적인 베이스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다큐3일>은 문제가 심각한 아이템을 잘 안 다룬다. 위에서 (제작에 대해) 얘기한 것 없다. KBS 지금 사장도 없다. 국장과 저(부장)도 나갈 사람이다. 단지 제가 양심적으로 아닌 것 같아서 아니라고 했을 뿐인데 이게 왜 이렇게 시끄럽게 됐는지 저는 이해할 수 없다. 이건 굉장히 일방적인 공격이다. (아이템 논쟁은) 굉장히 일상적인 과정인데...

굉장히 심각한 문제는 PD가 (다음주) 월요일에 취재를 가겠다고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금요일 오전까지 아무 말도 안했다는 것이다. 금요일 점심 먹을 때 팀장이 밥 먹고 만나서 오다가 "홍기호 PD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때 "단식 농성하는 것 인터뷰를 프로그램에서 잘 다룰 수 있겠나"라고 했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프로그램 할 건지 보자, 해서 오후부터 어마어마하게 길게 얘기를 한 것이다. 그런 걸 가지고 사내 게시판에 올리는 것은 팀 내부에서 절대 용납이 안 되는 내용이다. 팀 내부의 의사 진행을 완전히 막고 있는 케이스라서, 제가 이번 일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보고 있다.

[인터뷰] 홍기호 <다큐3일> PD

- 21일부터 24일까지 세월호 유가족들을 촬영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제작중단 지시가 났는데, 완전히 무산된 것인가?

거의 그렇다고 봐야 한다. 그 여지를 두고 오늘(21일) PD협회장과 PD들이 장영주 부장이 만났고 다른 PD들도 장영주 부장을 만났는데 명확히 찍어서 낸다는 답을 안 줬다. 내일(22일)부터라도 내도 된다고 하면, 유족들한테 체면은 구겼지만 촬영은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입장이었지만 안 됐다.

- 세월호 아이템 진행 과정을 간략히 설명해 달라.

지난주 화요일(15일) 처음 농성현장에 가서 유족대표를 만났다. 김형기 수석부위원장, 박주민 변호사 두 분을 만났고, 주로 김형기 부위원장과 얘기를 진행했다. 우리가 <다큐3일> 프로그램인데, 다음주가 세월호 100일이고 현재 유가족 상황을 다양한 관점으로 촬영하고 싶다고 했다. 바로 OK 사인을 주진 않았고 유가족들과 논의해봐야겠다고 했다. 사실 유족들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왜 그런진 아실 테니까. 하루 정도 있다가 취재를 진행하라고 답을 주신 거다.

<다큐3일>은 뉴스처럼 바로 찍어서 바로 나가는 게 아니다. 딱 3일, 72시간만 찍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찍느냐가 중요하다. 이번주 목요일(24일)이 참사 100일이어서, 시의성과 그 의미에 맞게 찍겠다고 (팀장과) 잠정적으로 협의한 상태였다. 나와 팀장은 계속해서 협의를 하고 있었고, 팀장은 그 보고를 지난주 금요일(18일)에 했다. 그때 팀장이 연수 중이었는데, 팀장은 만나서 보고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그때(금요일)에 얘길 했고 아이템에 대한 제동이 걸리리라고 예상 못했던 것 같다. 금요일 점심 때 이야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장이 이의를 제기해, 저, 팀장, 부장 셋이 오후에 2차례 만나 3시간 정도 논의를 했다. CP가 가진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인정한다. 하지만 부장이 반대하는 논거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회사 구성원 차원에서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봐 문제제기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이다.

- 장영주 부장은 △논쟁의 현장을 다루는 것이 <다큐3일>의 프로그램 특성과 맞지 않고 △세월호 유가족들은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이익 당사자이기 때문에 국회 농성장을 취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두 가지 이유로 제작중단 지시를 내렸다는 입장이다.

<다큐3일>이 갈등현장을 많이 찾아가진 않았지만 그동안 밀양 송전탑 갈등, 쌍용차 와락 등을 방송한 적이 있어 전례가 없던 것도 아니다. 일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갈등 현장에 가면 안 된다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또, 유가족들이 이익집단이고, 이익의 한 당사자를 취재하는 것 자체가 공정성을 상실한다는 의견에도 동의할 수 없다. (* 홍기호 PD는 이에 대해 사내 게시판 글에서 "이익집단이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집단’으로 정의된다. 이익집단의 활동은 ‘본질적으로 특정 집단의 이익을 달성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으므로, 공익과의 관계에서 충돌’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여기에 장부장 판단의 심각성이 있는데,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유족들의 주장이 공익과 충돌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리가 어떤 현장을 취재하는 데 있어서 불법이냐 아니냐 여부는 취재의 핵심 포인트는 아니라고 본다. 취재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4.19나 5.18도 당시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불법이었다.

(장영주 부장은) 어떤 취재원을 미화하고 이 주장이 옳다는 방향으로 편집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큐3일 포맷상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우려가 나오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우리는 한쪽을 일방적으로 옳다고 전하는 식으로 하지 않겠다고 이미 얘기했다. 그런데도 안 된다고 했다.

편성규약 상 데스크가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 개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안 된다'는 의견을 낼 때는 근거과 논리가 명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다큐3일>을 제작하는 PD로서 말하자면, <다큐3일은> 딱 3일간의 제한된 시간 속에서 대한민국의 다양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현재 세월호 유족 관련된 이슈는 TOP5에 드는 핫 이슈다.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희생당한 200~300명들의 유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국가 시스템이 붕괴된 사례다. 적어도 제 경우에서는 이만큼 오랫동안 애도했던 사건은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측면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하려고 했던 건데…

- 장영주 부장은 국회 농성장이 아닌 광화문 앞이나 팽목항 등을 취재하는 것을 제안했다던데.

국회가 아닌 다른 현장을 촬영하면 인정해줬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리는 발언인데, 당시 얘기했을 때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있는 다른 장소를 촬영하는 것 역시 '해도 된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국회 농성장이 메인 현장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세월호 유족들의 동선에 따라서 안산, 팽목항, 광화문 등 여러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보고했다. 5~6 가족들의 사례를 좇는 방식이니까. 국회 농성장도 물론 담기겠지만, 장소가 딱 거기에 한정돼 있지는 않다고 말했더니 김규효 국장이 "<다큐3일> 본령에 어긋난다, 왜 장소 이동을 하느냐"고 문제제기를 했다. 그걸 보고 장 부장도 (농성장이 아닌 곳의 취재라면 허락해 줬을 것이라는) 의견을 언론 인터뷰에서 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보통 <다큐3일>처럼 공간 이동 없이 농성장만 찍을 생각도 있었다. 그 장소 하나만으로 '이야기할 만한 내용'이 있다는 의미니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지만 만에 하나 국회 농성장만 3박 4일을 찍는다면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준의 결과가 있지 않을까, 라고 했을 때는 '장소'를 문제 삼았는데 나중에 다른 부분도 담겠다고 하니 이제는 '장소 이동'이 문제라는 식이다.

- 다른 방송사에서도 세월호 아이템을 다루려고 할 때 석연찮은 이유로 방송이 연기되거나, 특정 PD의 성향을 문제삼아 교체가 된 사례가 있었다. 세월호 아이템이 방송사에서 금기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장영주 부장은 '나는 윗선의 압력을 받고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계속 말했다. 자신의 판단에 따라 적합하지 않다고 봤다는 것인데, 장영주 부장의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팀장 보고를 받은 즉시 나를 보자고 했으니 시간적으로 봐도 외압을 받고 움직였던 정황은 아니라고 본다. 여하튼 이번 문제에서 가장 강하게 반대한 사람은 부장이다. 부장이 그런 입장을 취하니 국장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다가 최종적으로 '취재하기 적절치 않다'는 얘기를 전해 왔다.

- 유가족들에게 이 상황 전달했나.

오전(21일)에 내부 게시판에 글 올리고 난 다음에 문자를 먼저 보내드려서 간략하게 설명 드렸다. 취재를 못하게 됐다고. (길게 설명하진 않았지만) 아마 아실 거다. 오늘부터 촬영 가기로 했었는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김형기 부위원장에게 문자를 했는데 바로 전화가 왔다. (유가족 측에서 뭐라고 했나) 실망하시죠. 실망하시고 일단은 제가 뭐 면목이 없죠. 사실 처음부터 흔쾌하게 승인하셨던 건 아니지 않나. 지금 현재 기존의 언론, 지상파 방송에 대해서 여러 가지 불신이 있는 상황 속에서 유족들도 어렵게 결정을 내린 건데… 내부 사정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김형기 부위원장이라든지 한 번 취재를 하도록 해 보자고 얘기한 사람들의 처지가 난감해지지 않았을까 짐작하고 있다. 역시 KBS는 믿을 만한 집단이 못 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을까.

- 세월호 농성장 아이템이 무산됐는데, 이번주 방송은 뭘로 나가는지?

원래 이번주와 다음주에 예정된 <다큐3일>은 있다. 이미 편집 단계에 들어가 있다. 그 2개는. 이번 세월호 아이템은 24일 참사 100일째를 맞아 준비하느라 보통 때와 다르게 조금 빨리 추진한 면이 있긴 하다. 보통 방송 나가기 2주 전에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을 2주 정도 잡기 때문에.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수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ㄱㅇㅇ 2014-07-22 14:41:26

    지금 국회 농성이 불법인데 왜 해산시키지 않는지?
    국회가 제역할을 못하니 그럴 염치가 없는 것 아닐까?
    따라서 단순히 불법 현장으로 볼 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국회 농성을 촬영하더라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텐데 지나치게 반대하는 쪽에서 원칙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8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