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이 17일 방송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87년 방송사 최초의 정규 토론프로그램으로 출발한 '심야토론'은 20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됐으며 935개의 토론 주제로 시청자들과 만나왔다. 6.10항쟁과 노동자 대투쟁, 6공화국 출범, 서울올림픽, 문민정부, 금융실명제, IMF, 여야 정권교체와 국민의 정부, 남북정상회담, 한일 월드컵, 참여정부와 대통령탄핵, 북핵사태, 한미FTA 등 우리 사회의 굵직한 사건마다 정책토론회와 국민대토론회 등 공론장 역할을 담당해왔다.

935개의 주제 가운데는 일상 생활에 천착한 주제들도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 '심야토론'의 20년 역사에 우리 사회의 변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셈이다.

중산층 논란, 빈부격차(1987년), 여가문화(1991년), 뉴키즈 소동(1992년), 성희롱-사랑의 회초리(1994년), 패륜충격(1995년), 장묘제도 개선 화장인가 매장인가(1996년), 자동차 1000만대 시대(1997년), 박정희 논쟁, 공자논쟁(1999년), 민방위 이대로 좋은가, 코스닥 열풍, 벤처 열풍(2000년), 자살사이트 충격, 교통위반신고 포상금제(2001년), 친양자제도, 초등학교 한자교육(2002년), 일진회 충격(2005년), 황우석 사태(2005, 2006년), 아동 성폭력, 혼혈인 차별철폐 문제, 급식 대란(2006년), 군복무 가산점 논란(2007년)

▲ 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 ⓒKBS
'심야토론'에 참여해 논쟁을 벌인 출연자와 시민들도 상당한 숫자다. 제작진의 집계에 따르면 기록이 없어 확인하지 못한 방송분을 제외해도 참여 '논객'만 5088명에 이른다. 최다출연자는 경제논객으로 유명한 배병휴씨(경제풍월 대표, 40회)였고, 손봉숙 민주당 의원,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25회로 그 뒤를 이었다.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도 24회를 기록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5차례나 출연했다.

논객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많았다. '심야토론'은 스튜디오에 출연한 시민들의 직접 발언과 전화 연결 등을 꾸준히 시도해 지금까지 방청한 시민이 4만여명, 전화로 의견을 준 시민도 5만여명을 넘어섰다.

'심야토론' 11대 MC로 2004년부터 진행을 맡고 있는 정관용씨는 "토론 프로그램은 쟁점에 대해 다양하게 사고하는 방법, 말하는 방식에 대한 교육이다. 그런 관점에서 '생방송 심야토론'은 상대를 인정하는 다양성을 좀 더 뿌리내리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20년은 더 진행을 맡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야토론' 제작진은 "치열한 토론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그 이해의 바탕 위에 조율이 있었기에 우리 사회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KBS 최장수 토론프로그램, 대한민국 대표 토론프로그램으로서 앞으로도 건전한 토론의 장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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