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업무보고에서 낙하산 저지 배지 착용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였던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과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이번엔 방송에서 맞닥뜨렸다.

11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현한 두 의원은 정부 여당발 방송관련정책 중 최대 논란으로 떠오른 신문방송 겸영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 1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첫 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고흥길 나경원 한나라당 간사와 전병헌 민주당 간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의도통신

문방위 여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새로운 매체의 겸영을 통해서 산업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장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방송은 신문을 소유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신문은 종합편성이라든지 보도부분은 안 되고 있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이 조항을 풀어주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함으로써 여론 독과점의 형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 수준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 마치 무슨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이미 우리 신문들은 현행법상으로도 위성방송이나 위성DMB, SO나 PP와 같은 이른바 뉴미디어 부분에 있어서 겸영을 사실상 허용을 하고 있다”고 반론을 펼쳤다. 전 의원은 신문방송 겸영이 “여론형성과 유통의 기능을 사회적 강자에게 독점시키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또 두 의원은 여론 독과점 논란에 있어서 핵심사항인 신문의 영향력에 대해 뚜렷한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전병헌 의원은 소수 신문이 신문시장의 60~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 방송으로까지 확대돼 “소수의 사유화된 일부 기업들이 여론을 형성하고 유통하는 방송과 신문을 독점하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나 의원은 “여론형성의 영향력이 신문이 방송보다 크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독과점이 안 되는 한에서 신문이 방송을 겸영하는 것을 굳이 막아야 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방통융합이라는 큰 위력을 가지고 있는 매체의 융합은 허용하면서 신방 겸영을 금지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면서 “야당이 그동안 일부 방송에 있어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공세적인 자세를 취했다.

결국 두 의원이 벌인 논란은 “이미 매체환경이 변했는데 신문의 방송 겸영 허용 금지만을 고수하는 것은 사실은 굉장히 차별적인 것”이라는 나 의원의 주장과 “신문의 영향력이 떨어졌으니까 영향력이 큰 방송을 갖다 붙이겠다는 의도”라는 전 의원의 주장으로 정리됐다.

나 의원은 “(현재의 언론)판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 목적인지 묻고 싶다”면서 “이제는 언론판도를 어떻게 바꿔서 누구에게 유리하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시장 변화라든가 산업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된다. 그동안 제대로 된 방송 산업을 키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일반 신문 3개사가 구체적으로 시장점유율이 60~70%가 넘는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며 “이런 여론독과점 상태가 이미 신문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데 여기에다가 방송까지 겸영하게 되면 산업적 측면에서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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