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공항을 이용한 출입국자는 환승객을 제외하고도 2,712만명이나 된다. 금년에는 3,0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인천공항은 해외여행의 관문으로서 자산규모가 7조8,000억원이나 된다. 그런데 지분 49%를 매각하겠다고 한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국가기간시설을 사유화하겠다는 소리다. 그 이유는 세계적 추세라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 인천공항 웹사이트 메인 페이지
지난 7월 포브스가 선정한 2007년 세계 10대 공항에서 인천공항은 홍콩 첵랍콕, 싱가포르 창이에 이어 종합 3위에 올랐다. 이어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독일 뮌헨이 4~5위를 차지했다. 이들 공항은 모두 국영이다. 인천공항은 국제공항협의회 주관 서비스평가에서 2005~2007년 3년 연속 세계1위에 올랐다. 지난해만 해도 500여명의 해외공항 관계자들이 견학을 다녀갔다고 한다.

이런 우량기업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팔려고 나서자 비판여론이 드세지고 있다. 인천공항은 2004~2007년 연속 4년 1,000억~2,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올해는 3,000억원이 전망된다고 한다. 3단계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민영화한다고 나서자 노조는 이익금으로도 충당이 가능하다고 맞선다. 또 운영인력의 87%인 6,000여명이 외부조달인데 무엇을 더 효율화한다는 것이냐고 반문하다.

민영화의 이유로 전문공항운영사와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국내에는 그런 전문기업이 없다. 그 까닭에 호주계 금융재벌 매쿼리가 거론되고 있다. 매쿼리는 영국 히드로공항과 호주 시드니공항의 대주주이다. 더 주목할 대목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의 지분 24.1%와 인천대교의 지분 41%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쿼리가 인수한다면 연계시설에다 공항까지 장악하는 계열독점화가 이뤄진다.

인천공항은 독점적이라 경쟁상대가 없다. 상업적 이윤을 추구하는 사적자본이 인수하면 투자자본 회수를 위해 이용료 인상에 나설 것이 뻔하다. 매쿼리가 인수한 히드로공항과 시드니공항이 다른 국영공항에 비해 이용료가 4~7배가 비싸다는 사실이 그것을 말한다. 또 고액배당을 요구하기 때문에 서비스질도 떨어진다.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히드로공항이 민영화 이후 45위에 103위로 하락했다.

개항 7년이 지나자 인천공항이 동북아의 물류기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소니가 지난 8월 홍콩 물류기지를 옮기기로 인천공항과 합의했다. 지난 7월에는 세계적인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네덜란드 ASML이 싱가포르와 대만에서 운영하던 물류기지를 인천공항으로 이전했다. 국민의 재산인 국제공항을 사적자본에 넘기려고 하니 매쿼리와 대통령 측근과의 연루의혹이 나도는 것이다. 동일인 소유지분 한도가 15%라는 따위로 넘어갈 국민이 아니다.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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