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진을 향한 노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박성제)가 지난 5일 부사장과 기조실장 퇴진을 요구한데 이어, 11일부터 일주일간 현 경영진을 평가하는 전체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MBC비상대책위는 이날 특보를 내어 “지난 6개월 동안 경영진은 구성원들과의 의사소통 노력도 전무했으며, 매번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모를 해괴한 결정들을 회사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면서 “현 경영진이 공영방송과 방송독립을 지켜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 지난달 19일 MBC방송센터 본관 1층에서 언론노조 MBC본부가 '방송장악저지 및 PD수첩 사수를 위한 조합원 비상총회'가 열고 있다. ⓒ윤희상
박성제 본부장은 “엄기영 사장이 사원들의 정서를 제대로 못 읽고 있다”면서 “설문조사를 통해 조합원들의 뜻과 투쟁 의지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설문 문항에는 최근 6개월간 신임 경영진의 프로그램 경쟁력, <PD수첩>과 관련한 경영진의 태도, 정부·검찰에 대한 입장, 향후 노조의 투쟁 방향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조는 10일부터 출근과 점심시간에 맞추어 경영센터에서 ‘부사장과 기조실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이같은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은 지난 8월12일 경영진이 <PD수첩> 광우병 보도 관련 ‘사과방송’을 전격 결정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후 MBC 경영진은 <PD수첩> 총책임 CP와 제작자를 교체한 데 이어, 지난 5일 시사교양국장을 전격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시사교양국 소속 PD들은 ‘정권에 굴복한 징계성 인사’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고, 노조는 일련의 사태를 주도한 장본인으로 김세영 부사장과 김종국 기획조정실장을 지목하며 이들의 퇴사를 요구하고 나서 경영진과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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