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대화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 그러나 KBS사원행동과의 대화는 철저히 차단됐다.

9일 저녁 10시로 예정된 ‘국민과의 대화’에 앞서 KBS사원행동 60여명은 촛불을 들고 행사장으로 향했으나 청원경찰에 의해 봉쇄됐다. 지난 촛불시위 과정에서 나타난 전투경찰의 모습이 KBS에선 청원경찰로 투영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청와대로 했던 촛불시위대를 전투경찰이 막아섰듯이 KBS에선 청원경찰이 그 역할을 해냈다.

▲ 8일 밤 9시께 KBS사원행동 60여명이 '대통령과의 대화' 가 진행되는 KBS홀 부근에서 촛불을 들고 '방송장악 저지'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를 벌이고 있다ⓒ윤희상
사원행동은 “국민과 대화하겠다면서 대화를 막는 게 무슨 국민과 대화냐”라고 외쳤으나, 청원경찰에 의해 한쪽으로 내몰렸다. 이에 사원행동은 “방송장악 음모를 중단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맞섰다.

특히 사원행동이 4층 난간에서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했으나, 청원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청원경찰은 대통령 경호 문제를 이유로 현수막을 내걸 수 없다며 제지에 나섰다.

사원행동은 “현수막과 대통령 경호가 어떤 관계가 있느냐”는 항의가 이어졌으나 청원경찰은 끝내 현수막을 빼앗아갔다.

현상윤 사원행동 관계자는 “현수막의 내용은 간단하다. ‘공영방송의 장악 음모를 거부한다’라는 내용”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게 정당하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KBS 본관 앞에서 범국민행동의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으며, 청원 경찰의 삼엄한 경비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민과의 대화’가 진행되는 KBS홀 부근에는 사복차림의 경찰과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원행동은 본관 앞에 모인 촛불 시민들과 함께 인도에 앉아 ‘대통령과의 대화’를 시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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