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8월 22일자 A11면 기사

“언론이 ‘권력을 위한 비판’에 몰두하는 순간, 그것은 언론이 아니라 권력의 홍보전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조선일보는 명심하기 바란다.”

진보신당이 26일 “조선일보의 진보신당과 기륭 노동자 때리기를 규탄한다”며 논평을 냈다.

최근 조선일보는 ‘기륭전자 해고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에 대해 22일 기사 <기륭전자에선 무슨 일이>와 23일 사설 <기륭전자, 1095일 농성 기록 세우고 勞使 함께 망하다>에 이어 26일 기사 <진보신당의 ‘기륭전자 괴롭히기’>등에서 다룬 바 있다.

관련 기사에 대해 진보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조선일보는 22일 기사에서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회사를 거덜 내는 불법 투쟁’으로 매도했다”면서 “사설은 더욱 가관이다. ‘좌파 노동계와 정치권이…어떻게든 기륭전자 사태를 이용해 먹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독심술까지 발휘하는 놀라운 능력을 과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신 대변인은 “오늘(26일)자 기사에서는 진보신당 당원들이 펼치는 정당한 소비자 운동을 ‘업무방해 등의 여지가 있다’, ‘기륭전자 괴롭히기’라고 규정하여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개인과 단체, 정당을 싸잡아 비난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논평에서 진보신당은 “사실관계를 짚어보자”면서 조선일보 기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진보신당은 조선일보가 기륭전자의 2004년 매출과 흑자와 2007년 경영실적을 비교하면서 “노사분규 3년동안 회사가 거덜난 것”이라고 분석한 22일자 보도에 대해 “2005년 이후 기륭전자에서 파업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사측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모두 해고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몇 년간 기륭전자는 중국에 공장을 증축했고, 노동부의 불법파견 개선 명령에 대해서는 더 많은 해고와 도급화라는 꼼수로 일관했다. 만신창이가 된 것은 노동자들이지 결코 사측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진보신당은 “조선일보가 해당 기사와 사설에서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과분한 사측의 제안마저 거부한 것처럼 묘사했다”면서 “지난 6월 사측이 제시한 ‘자회사에 1년 교육 후 정규직 채용’한다는 제안을 노조는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사측은 이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 번복했다”고 반박했다.

▲ 조선일보 8월 23일자 A31면 사설

이어 지난 22일 조선일보의 “지난해 10월 공장의 모든 생산 라인을 아예 중국 상하이로 옮겼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기륭전자 최동렬 회장은 한국에 생산시설이 없어서 복직이 불가능하다고 국회의원들에게 설명했지만 경기도 시흥에 버젓이 기륭 생산시설이 있다는 것도 확인된 바 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진보신당은 이번 기륭전자의 복직투쟁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끝난 문제라는 조선일보의 지적과 관련, “벌금 500만원으로 면피했으니 모든 책임이 면제되었다는 뻔뻔함을 보장해주는 법을 앞세우는 것이 지금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분회장 김소연)은 지난 22일 조선일보 기사 <기륭전자에선 무슨 일이 - 1094일째 천막 농성…그동안 회사는 ‘거덜’>에 대해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요청 및 명예훼손 등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 조선일보 8월 26일자 A12면 기사

현재 파업 1100일을 앞둔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들은 현재 77일째 단식을 이어가며 복직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김소현 분회장은 지난 16일 건강상태가 위급해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지난 22일 다시 농성장으로 돌아와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기륭전자 쪽은 노조에 "26일까지 농성장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집행하겠다"고 공문을 보냈고, 단식중인 조합원은 물론 동조 단식을 벌이는 시위자와 네티즌 등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라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진보신당은 이번 기륭전자 사태에 대해 “결국 이 모든 사태가 노동자들과의 대화와 합의를 거부한 사측이 초래한 일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할 일은 사측이 협상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적 행동을 실행하는 것”이라면서 “진보신당의 ‘윤리적 소비’를 위한 기륭전자 원청업체에 대한 항의 운동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의 존립 근거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 정당이 있어야 할 자리는 단연코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자리여야 한다”면서 “조선일보가 비판의 날을 세워 하는 대상은 막가파 기륭전자 사측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여당과 제1야당”이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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