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전, KBS이사회가 임명제청한 이병순 후보를 KBS 사장으로 임명한 것과 관련해, 방송장악·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은 "이명박 정권의 KBS 낙하산 사장 임명은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범국민행동은 2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26일) 이 나라 '방송독립'의 역사는 정확히 20년 전으로 되돌아갔으며 민주주의 또한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 방송장악·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이 2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 임명 무효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선영
이들은 "이병순씨가 KBS 내부 출신이라고 하여 '낙하산'이 아닌 것이 아니다"라며 "그가 '이명박의 꼭두각시'임은 변할 수 없는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KBS 사장 추천 과정에 절대 개입하지 말아야 하는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장이 밀실에서 협잡하고 그 지시를 받아 KBS 이사회가 움직인 이상, 이병순은 '제2의 김인규' '제3의 김은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영방송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국민·시청자들과 함께 정권의 낙하산을 퇴출시키고, 반민주적 독재정권을 국민 앞에 무릎 꿇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유보 범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사회 안건에 대해 3~4일 정도 기다리다 행동할 줄 알았는데 채 24시간이 지나지도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이런 초법적 행위는 조만간 범국민적 불복종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시민 네티즌 언론인들과 함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불복종 운동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언론노조 관계자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탈을 쓰고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송선영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KBS에 새로운 사장을 임명하면서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편안해 할지 모르나, 어용 사장을 앉히는 그 순간 국민의 분노를 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정연주 전 KBS사장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이) 독재정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병순씨를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KBS 일부 구성원에 대해 "좋아할 일이 아닌 것이 조중동이 KBS에 주장하는 것은 '구조조정' "이라며 "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치열하게 싸워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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