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4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YTN(사장 구본홍)의 인사위원회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의 강력한 항의로 무산됐다.

당초 인사위원장인 유종선 총무국장을 포함한 인사위원 7명은 17층 대회의실에서 인사위원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노조원 60여 명의 항의로 결국 5분 만에 회의장을 나갔다.

▲ 25일 오후 4시 YTN 17층 대회의실에서 노조원 60여 명이 인사위원들을 향해 "누가 누굴 징계하냐"며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송선영
당초 회사쪽은 이번 인사위원회 성격에 대해 "포괄적 인사를 논의하는 자리"라고 규정한 것과는 달리, YTN지부는 "일부 노조원들을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윈회"로 규정, 총력 투쟁을 선언한 바 있다.

▲ 인사위원들 책상 위에 놓인 '인사위원회 심의 자료' ⓒ송선영
이날 오후 3시부터 대회의실 앞에서 항의 농성을 벌인 YTN지부는 인사위 회의가 시작되자 회의장 안에서 "후배징계 웬말이냐 구본홍을 징계하라" "누가 누굴 징계하냐 자신부터 징계하라"고 인사위원을 향해 외쳤다.

YTN지부의 항의가 계속되자 유종선 인사위원장은 "이 상태에서 더 이상 회의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고, 결국 인사위원 전원이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이 자리에서 노종면 지부장은 "징계 논의를 하려면 징계 대상자에게 통보를 해야 하는데 사측에서는 이미 1차 기초 명단 파악을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쪽이 인사위원회를 몰래 열 가능성이 많지만, 징계 관련 수순을 밟기 위한 인사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종선 인사위원장 "인사위 다시 열 가능성 말할 수 없어"

이날 인사위원회 무산과 관련해, 유종선 인사위원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다시 인사위원회가 열릴 가능성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인사위원도 " '인사위원회 무산'이라기보다는 회의 자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면서 "이번 인사위원회는 특정 인사에 대한 징계 여부와 징계 대상자를 선정하는 자리가 아닌 포괄적인 인사 정책을 다루려던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 혹은 인사위원회 위원장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려고 하면 인사위원회는 언제든지 열릴 수 있다"며 "다시 인사위원회가 열린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 25일 오후 3시 YTN 대회의실 앞에서 노조원 60여 명이 회사 쪽의 인사위원회 개최에 항의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송선영
YTN지부 "노조원에 대한 어떠한 징계나 인사도 용납하지 않을 것"

YTN지부는 이날 인사위원회 무산 직후 사내게시판에 공지를 띄워 "노조는 낙하산 반대 투쟁과 관련해 노조원에 대한 어떠한 징계나 인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사측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번 주총 저지에 이어 오늘 역시 다시 한번 노조원들의 하나로 단결된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이 같은 힘이라면 구씨와 사측이 어떤 기상천외한 비열한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모두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구본홍 사장이 사장실로 출근해 월급 도장을 찍은 뒤, 한 시간 만인 오전 10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YTN 직원들의 월급은 정상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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