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미디어스
MBC 경영진이 <PD수첩>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청자 사과' 명령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MBC 경영진의 이번 결정은 정권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서 <PD수첩> 제작진은 물론 그동안 MBC를 응원해온 많은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는 지적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김영호, 이하 언론연대)는 12일 '촛불민심 저버리고 독재권력에 굴복한 MBC 경영진은 각성하라'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MBC 경영진이 그동안 기대와 믿음으로 MBC를 응원해온 국민들과 저널리즘 정신으로 고군분투해온 <PD수첩> 제작진의 뜻을 저버렸다"며 "이들의 반민주적, 반언론적 행위에 깊은 절망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정권과의 싸움에 대한 부담으로 저널리즘 정신 저버려선 안돼"

언론연대는 "MBC 경영진은 방통위의 사과 명령 뒤 30일 안에 재심 청구를 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음에도 통보 당일인 오늘(12일) 서둘러 사과방송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연대는 "경영진은 진실을 밝혀줄 것을 염원한 촛불들을 기억해야 한다. 정권과의 싸움에 대한 부담으로 공영방송의 가치와 저널리즘 정신을 저버린다면 언론사에 부끄러운 이름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앞으로 언론연대는 MBC 노조·시청자와 함께 공영방송을 지키는 싸움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언론연대가 12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촛불민심 저버리고 독재권력에 굴복한 MBC 경영진은 각성하라

MBC 경영진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고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버렸다. 경영진은 오늘(12일)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청자사과 ’결정을 수용해 사과방송을 내보낼 방침이라고 한다. 그동안 기대와 믿음으로 MBC를 응원해온 국민, 저널리즘 정신으로 고군분투해온 <PD수첩> 제작진 그리고 공영방송의 정신을 소중히 생각하는 모든 이들의 뜻을 저버린 MBC 경영진의 반민주적, 반언론적 행위에 깊은 절망을 느낀다.

우리는 이미 <PD수첩>에 대한 방통심의위의 결정은 심의위원들의 정치적 편파성에 의해 이루어진 명백한 표적심의로 규정한 바 있다. 국민의 알권리와 권력 감시라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PD수첩>에 대해 이명박 정권은 치졸한 부당심의와 검찰수사를 동원해 정치적 압박을 가해왔다. 이에 제작진과 MBC노조 그리고 뜻있는 시청자들은 정의와 상식의 이름으로 꿋꿋이 맞서며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지키려 노력했다. 그러나 오늘 MBC 경영진은 사과방송 결정을 수용하며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끝내 굴복하고 말았다. 방통위의 사과 명령 뒤 30일 안에 재심 청구를 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음에도 통보 당일 서둘러 사과방송 결정을 내린 것이다.

MBC 경영진은 정치권력의 억압과 보수언론의 선전선동에 굴하지 말고 진실을 밝혀줄 것을 염원한 촛불들을 기억해야 한다. 정권과의 싸움에 대한 부담으로 공영방송의 가치와 저널리즘 정신을 저버린다면 MBC 경영진은 언론사에 부끄러운 이름으로 기록될 것이다. 독재권력 앞에 진실을 포기하며 현 정권의 방송장악 기도에 부역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경영진의 굴욕 결정에 반발해 사과 방송을 저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MBC 노동조합이 끝까지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지키고 언론인으로서 정도를 걸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우리는 MBC 노조와 더불어 진실과 정의를 사랑하는 언론노동자와 시청자들과 함께 공영방송을 지키는 싸움에 함께할 것이다.

2008년 8월 12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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