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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구성원 '격앙'…"공영방송 침탈 용납 못해"기자·PD협회 등 노조와 별도 조직 구성 움직임…노조 소극적 대응 규탄
정은경 기자 | 승인 2008.08.08 15:32

   
  ▲ 8일 낮 KBS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안을 의결하자, 분노한 KBS 구성원들이 본관 민주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윤희상  
 
KBS 이사회(이사장 유재천)가 끝내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을 가결시키자 KBS 구성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정 사장 해임 결의 과정에서 KBS 노조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KBS 기자협회 등 일부 직능단체들은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대항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사회 직후 민주광장서 항의 집회…"노조와 별도 독립기구 만들자" 제안

이날 이사회가 끝난 직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 모인 KBS 구성원 100여명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3시간 여 동안 경찰과 격한 몸싸움을 벌인 구성원들은 KBS 이사회가 공영방송을 죽이는 비상식적 결정을 내렸다며 격앙했다.

KBS 노조 청주방송총국 지부장을 지낸 심웅섭 PD는 이날 자유발언에서 "기자협회 등 11개 단체가 '공영방송지키기 범사원 대책회의'를 구성해 실행력을 갖춘 조직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KBS 기자협회, PD협회, 경영협회, 조명감독협회 등 직능단체와 KBS 노조 대전지부, 부산지부, 청주지부 등 11개 단체 대표자들은 지난 6일 공영방송 사수 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한 바 있다. 

심 PD는 "지금 노조는 이명박 정권의 KBS 장악에 들러리를 서주려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며 "앞으로 노조 박승규 위원장을 위원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내자"고 말했다. 이에 이 자리에 모인 구성원들은 큰 박수로 답했다.

KBS 김현석 기자협회장도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보겠다"며 "공영방송 수호 투쟁 승리의 그날, 다 같이 웃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다.

   
  ▲ 8일 오후 KBS 본관 민주광장 집회에서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20년 기자 생활을 하는 동안 이런 꼴은 처음 당해본다"며 참담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윤희상  
 

천정배·최문순 의원 참석…"방송사 물리적 침탈, 있을 수 없는 일"

이날 민주광장 집회에는 민주당 언론장악저지운동본부 천정배 의원과 최문순 의원도 참석했다.

천 의원은 "누구에게도 KBS 사장을 해임시킬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며 "이제는 이명박 정권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명박 정권은 지금이라도 방송장악 시도를 중단할 것을 마지막으로 경고한다"고 밝혔다.

MBC 노조위원장 출신인 최문순 의원은 "20년 기자 생활 하는 동안 이런 꼴은 처음 당해본다"며 "너무나 참담하고 비참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언론사를 물리적으로 침탈해 나온 해임 건의는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KBS 양승동 PD협회장은 "우리가 예상했던 시나리오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정권은 KBS를 얕잡아봤다"며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의 자랑스런 공영방송 KBS를 되찾자"고 말했다.

KBS 이도영 경영협회장도 "공권력을 투입하지 않고서는 KBS의 민주화 운동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저들의 판단인 것 같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투쟁하자"고 말했다.

이날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끝낸 KBS 구성원들은 KBS 사내 곳곳을 돌며 '공영방송 사수'를 외쳤다.

노조는 민주광장 집회 참석 안해…14~20일 총파업 찬반투표

 

   
  ▲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표방한 KBS 노조의 펼침막. 그러나 노조 관계자들은 민주광장 집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윤희상  
 

한편, KBS 노조 관계자들은 민주광장 집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KBS 노조는 지난 7일 'KBS 이사회, 정치적 독립부터 선언하라'는 성명에서 "작금의 KBS 혼란과 위기를 초래한 핵심에는 정연주 사장의 책임이 크다"면서도 "이명박 정권의 권력의 힘을 동원해 비정상적 방법으로 공영방송 사장을 내쫓으려 하는 것은 공영방송 KBS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KBS 노조는 그러나 "이사회의 정연주 사장 해임 결의에는 반대하지만 몸으로 행동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이사회가 진행되는 동안 구호나 몸싸움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KBS 노조는 오는 14~20일 '이명박 정권 낙하산 사장 임명 저지 총파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한다고 지난 6일 공지했다.

   
  ▲ KBS 이사회의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안 상정에 항의해 퇴장한 이기욱 이사 등이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희상  
 

정은경 기자  pensidr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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