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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애…' 해촉 임순혜, "동조해 RT한 게 아냐"[인터뷰] 방통심의위 해촉 임순혜 보도교양특위원
권순택 기자 | 승인 2014.01.27 08:35

“그냥 ‘죽일년’이라고만 하지 마시고…”

‘경축! 비행기 추락 바뀐애 즉사’라고 적힌 손팻말을 찍은 사진을 리트윗(RT)했다가 방통심의위로부터 해촉당한 임순혜 보도교양특별위원의 호소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이하 방통심의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임순혜 보도교양특별위원(이하 위원)의 ‘해촉’을 다수결로 통과시켰다. 이번에도 역시 여권 대 야권, 6대 3 다수결로 처리됐다. 해촉 사유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저주의 말을 리트윗한 것은 국가원수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적시됐다. 해당 문제의 글을 RT한 인사가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심의를 하는 것이 문제인지’에 대한 판단보다도 국가원수에 대한 모욕죄가 앞서 적용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지점이다.

   
▲ 1월 24일 오후2시 서대문 근거 커피숍에서 '바뀐애 즉사' 트윗을 RT했다가 방통심의위로부터 해촉당한 임순혜 보도교양특위원을 만났다 ⓒ미디어스

당사자 임순혜 위원은 24일 <미디어스>와 만난 자리에서 본인의 ‘해촉’에 대해 “사진을 확인하지 않고 RT한 실수에 대해서는 인정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임 위원은 지난 18일 저녁 집으로 돌아가면서 해당 사진이 ‘촛불을 들고 있는 것’으로 간주해서 확인하지 않고 RT했다고 밝혔다. ‘만일 해당 사진을 봤더라면 RT했겠느냐’는 물음에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RT는 동조한다는 뜻 아니다”

임순혜 위원은 “그래서 곧바로 삭제를 했고, 사과도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촉을 의결한 것은 방통심의위의 무리한 처사라고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트위터의 ‘RT’기능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있다. 임순혜 위원은 “RT는 그 의견이 반드시 동조한다는 뜻이 아니다. 저 역시 많은 글에 대해 RT를 해왔지만 단순 정보전달의 의미로 생각해왔다”며 “그런데 해당 RT를 빌미로 보수층에서는 의도적으로 국가원수에게 저주를 퍼부은 것처럼 매도하고 화형식을 진행하는 등 마녀사냥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일례로 박정근 씨의 사례를 언급했다.

박정근 씨는 ‘우리민족기리’ 트위터 계정을 RT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법원(2심)은 “트윗들을 RT했다고 해서 그 트윗에 담긴 입장을 찬양·고무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미 고등법원은 RT에 대한 판단을 내린 셈이지만, 방통심의위는 이를 무시하고 임순혜 위원이 해당 RT에 동조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제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임 위원은 “이번 건은 오히려 언론이 보도를 쓰고 RT하면서 확대시킨 측면이 크다”며 “만일 해당 RT가 정말 문제였다면 관련 기사들을 RT한 언론사 사장들도 사퇴해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임순혜 위원은 방통심의위가 ‘해촉’한 절차 등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임 위원은 “자문기구인 특별위원에 대한 관련 해촉은 법규정에도 없다”며 “실제 나에게 보낸 해촉공문에는 해당 사유도 쓰여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임순혜 위원은 방통심의위 박만 위원장에게 표결에 앞서 소명기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했다. 그렇게 임 위원은 문제의 트윗을 RT한지 불과 5일만에 해촉됐다.

이에 임순혜 위원은 “RT 이후,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집단의 움직임과 해촉까지 전광석화, 일사천리로 해촉이 결정된 것 자체가 심의위 산하 특별위원회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설명했다. 그는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는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에서 문갑식 진행자 등의 하차 원인으로 임 위원으로 지목하고 ‘표절논문’ 의혹 등을 제기해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입바른 소리 때문에 짤린 것으로 판단”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임순혜 위원은 자신이 ‘해촉’된 근본적인 이유는 그동안 정치심의에 대한 “입바른 소리”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중잣대’, ‘정치심의’ 논란이 뜨겁다. 그리고 해당 안건들을 심의하면서 내가 입바른 소리를 하니 껄끄러웠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박창신 신부 인터뷰’ 편이 심의위로부터 ‘주의’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보도교양특위 정부여당 추천 위원들의 논의과정을 보면, 박 신부가 라디오에서 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심의를 진행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라디오 전문을 읽어보라’, ‘조중동만 구독하지 마시고 한겨레와 경향 등도 비교하면서 봐야 균형된 시각이 가능하다’는 등의 조언을 하기도 했다”

임순혜 위원은 이 밖에도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한 RTV <백년전쟁> 심의, △‘종북’ 표현 신중하자던 KBS <미디어인사이드>, △KBS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 심의, △MBC <뉴스데스크> 권재홍 허리우드 보도 등 공정성 논란 심의 안건들에 대해 여권 성향의 특별위원들과 끊임없이 부딪혀왔다.

임순혜 위원은 이 가운데, RTV <백년전쟁> 심의에 대해 “애초 자기 주장을 전달하고자 제작하는 영상이 다큐”라면서 “주장이 당연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 속에서 프레이저 보고서 등 객관적 사실을 가지고 제작했는데 공정성 위반으로 제재하는 것은 잘못됐다. 특히,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히 심의를 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임 위원은 “RTV는 퍼블릭액세스 채널로서 송출의 의무는 있지만 들어온 영상물을 가감(거부)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해촉?…오히려 잘됐다”

이날 인터뷰 과정에서 임순혜 위원은 ‘해촉’에 대해 “오히려 잘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기회에 방통심의위의 6대3 다수결 구도와 불공정 심의 등의 문제를 알릴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또, 해촉 시킨 박만 위원장 등의 자질 등의 문제로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가 나에 대한 ‘해촉’을 의결한 이후, 댓글들이 보면 ‘부당하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 중에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그동안 막말한 사례들을 추적한 글들이 다수이다.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연극과 그것을 보면서 깔깔대며 웃었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현재 멀쩡히 (더 높은 자리에서)의정활동하는 것과 비교해 분노하는 트윗들도 있고,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의 목을 베는 패러디 만화를 올렸던 사례도 거론되고 있다. 이 전 비대위원은 해당 그림을 보지 못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었다”

임순혜 위원은 “이번 해촉 건으로 인해 방통심의위의 6대3 구도의 문제나 그 안에 있는 권혁부·엄광석·박성희 등 방송심의소위원들의 심의 도중 막말 등이 드러나기도 했다”며 “이번 해촉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방통심의위’의 정상화를 위한 활동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순혜 위원은 긑으로 “그냥 ‘죽일년’이라고만 하지 말고 방통심의위의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박만 위원장과 권혁부 부위원장은 KBS 정연주 사장 해임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인물들이다. 그런 인물들이 현재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불공정 심의를 하고 있다. 또, 엄광석 심의위원은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인천지역 주민들에게 음식물을 제공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과연 누가 방통심의위에 더 해가 되는 것인지 따져봐야할 때가 아닌가”(▷관련기사 :KBS 이사 6명 얼굴 공개합니다), (▷관련기사 :박근혜 선거운동 뛴 엄광석 심의위원, ‘유죄’ 확정)

한편, 임순혜 위원은 보도교양특위 ‘해촉’과 관련해 효력정지가처분 등 법률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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