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특집으로 방송됐던 MBC <공부의 신>의 한장면.

MBC가 <쇼바이벌>을 전격 폐지하고 후속작으로 <공부의 신>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쇼바이벌>이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언론에서도 이례적인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MBC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후속 프로그램으로 결정된 <공부의 신>을 살펴봤다.

<공부의 신>은 지난 9월 23일 추석특집으로 편성된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밤 10시 50분~12시 15분이라는 늦은 시간대에 방송했으나 시청률조사 전문회사 TNS의 서울수도권 시청률조사 결과에서 9.5%를 기록했다. 여러모로 높은 기록이다.

특집에서 <공부의 신>은 이윤석, 노홍철이 진행을 맡고, 서울대학교 재학생 강성태 씨와 함께 경신고 2학년 이존석 군의 공부를 돕는다는 줄거리로 꾸며졌다.

강성태 씨 이외에도 소위 '공부의 신'으로 불리는 유명학교 재학생들이 나와 공부 비법을 알려줬다. 여기에 주인공 이존석 군의 누나가 정신지체 장애가 있어 한의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는 사연이 감동을 주면서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 낸것이라 풀이된다.

흔히 TV가 어려운 형편에서도 공부를 잘하는 영웅적 존재의 학생들을 주목한 대신, 진짜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을 찾아가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가르쳐준다는 면에서 거부감없이 몰입하게 만들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관심 가질만한 프로그램이다.

이 같은 반응은 이미 예고된 것이기도 했다. <공부의 신>에 출연한 강성태 씨는 지난해 가을 전국 상위 0.001%안에 드는 우수한 학생들의 공부전략을 담은 '공신닷컴' 사이트를 만들면서 이미 화제를 뿌렸던 인물로, 역시 '공부의 신'이라는 제목의 책까지 펴냈었다.

여기에 비해 <쇼바이벌>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그토록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6~7%에 지나지 않는다. 프로그램의 규모만 봐도 제작비는 <쇼바이벌>이 훨씬 더 많이 들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니 방송사의 선택은 당연한 걸까? 다른 대안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시청률로만 판단하기에는 <쇼바이벌>은 여러모로 억울하다. 다른 음악프로그램들과도 비교해도 재고해 보아야 하고, 편성시간대를 옮기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겠다.

현재의 폐지반대 움직임에 <공부의 신>과 같은 기대작을 놓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방송사가 둘다 보여주는 센스를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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